[단독] “엄마 가방 담보로” …불법 OTT에 10대 ‘도박 중독’

김화영 2023. 9. 20. 06:4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문제는 이런 불법 OTT와 연계된 도박 사이트에 10대 청소년이 쉽게 노출되고 있단 겁니다.

콘텐츠를 공짜로 보려고 접속했다가 온라인 도박에 중독돼 사채까지 손 댄 경우까지 있습니다.

단독 보도 이어서 김화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온라인 도박에 중독돼 상담 진료 중인 10대 고등학생들.

시작은 공짜 영화를 보려고 접속한 불법 OTT 사이트였습니다.

[A 군/도박 중독 경험 고등학생/음성변조 : "무료로 보려고 하다가 밑에 창이랑 위에 창 같은게 많이 뜨는데, 이벤트, 포인트 같은 거 보고..."]

무심결에 포인트 지급 광고를 클릭했다가 들어간 도박 사이트.

미성년자인데도 이름과 생년월일, 전화번호를 입력하니 바로 가입됐고 그렇게 '도박'을 시작했습니다.

[B 군/도박 중독 경험 고등학생/음성변조 : "반에 한 30명씩 있다고 그러면 그중에 10명은 경험은 있는 거 같아요. 남자애들은 웬만하면 한 번 해보지는 않았나..."]

처음엔 호기심에 용돈 정도를 입금했는데, 들어가는 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C 군/도박 중독 경험 고등학생/음성변조 : "이번 연도만 천만 원 정도 잃었거든요. 원래 아르바이트 비슷하게 해서 돈 모아둔 건데..."]

급기야는 '사채'까지 손을 댔다고 했습니다.

[C 군/도박 중독 경험 고등학생/음성변조 : "'엄마, 부모님 명품이나 금이라도 갖고 와라', 담보를 다 받아요. 거의 한 3일에 (이자율) 100%, 2배씩 뛰어요."]

경찰이 문제의 도박 사이트 계좌를 들여다보니, 하루 만에 입금된 돈이 1억 원.

절반 이상은 5만 원 이하 소액이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만 원, 3만 원, 2만 원 이런 것들은 청소년들일 가능성이 많죠, 아무래도."]

인터넷과 SNS 사용이 많은 청소년들이 온라인 도박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도박 중독으로 진료받는 청소년은 매년 늘고 있습니다.

[C 군/도박 중독 경험 고등학생/음성변조 : "완전히 끊지는 못할 것 같아요. 솔직히 누티비 같은게 없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그걸 보다 보면 끊지는 못할 것 같아요."]

이런 도박 사이트 서버는 대부분 해외에 있는데다 이른바 '대포 계좌'를 쓰는 경우가 많아, 수사나 피해 구제가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조호연/도박없는학교 교장 : "신규 이용자를 유입하려고 하다 보니까 불법 웹툰이 나오는 거고 불법 OTT가 나오는 거예요. 근데 이렇게 새로운 이런 아이템이 나올 때마다 청소년들한테는 제일 먼저 미칩니다."]

방심위가 해마다 4만 개 넘는 도박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고는 있지만, 차단까지 두 달가량이 걸려 우후죽순 생겨나는 도박 사이트를 제때 막기에도 역부족입니다.

KBS 뉴스 김화영입니다.

촬영기자:최하운 정준희/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여현수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김화영 기자 (hwa0@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