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클리닉] 키 또래보다 작은 아이 유전 탓인가?... 맞춤성장치료로 숨은 키 찾아요

이순용 2023. 9. 20.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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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힘찬종합병원 바른성장클리닉, 정밀검사와 진단 통해 맞춤형 치료 시행
"건강상태 점검해 잘 자랄 수 있는 신체환경 만들어줘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포털사이트에 ‘키 성장’을 검색하면 각종 성장보조제 광고가 첫 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있다. 자녀의 키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저신장의 70 ~80%는 특별한 질병은 없지만 유전적 요인이나 체질적 문제인 경우다. 또 골격계나 염색체 이상, 성장호르몬 결핍 등 내분비 질환, 또래보다 빨리 찾아온 사춘기도 키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원인은 이렇게 다양한데 정확한 진단 없이 성장보조제에만 의존하거나 무작정 성장치료를 받다가는 효과는커녕 아이에게 신체적·정신적으로 부담을 줄 수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

◇잘못된 정보와 편견이 키 성장 저해

자녀의 키 성장에는 관심이 높지만 잘못된 정보와 편견으로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효과를 못 보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으로는 부모의 키가 작으면 자녀의 키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 비록 유전적 요인이 60~70%를 차지할 정도로 크긴 하지만 후천적 요인도 30~40%인 만큼 지레 포기할 필요는 없다.

인천힘찬종합병원 바른성장클리닉 박혜영 원장(내분비내과 전문의)은 “부모의 유전적 환경 외에도 성장판과 성장호르몬을 정밀하게 분석해 성장 가능성을 확인해 식습관, 생활습관, 후천적 질환의 유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잠재적인 성장인자는 키워주고, 위험인자는 바로잡아줌으로써 숨은 키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흔히 부모들이 성장판 자극에 도움이 된다고 운동을 무리하게 시키는 경우가 있다. 물론 농구나 줄넘기 등은 뼈를 강화하고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킨다. 그렇다고 고강도로 매일 하는 것은 피하고, 적당한 강도로 격일로 하는 것이 좋다.

박혜영 원장은 “운동을 하면 근육은 미세하게 손상·회복을 반복하며 커지고 강해지지만, 손상이 회복될 시간을 주지 않으면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 또 운동할 때 분비된 성장호르몬이 성장판의 연골세포가 분화돼 증식할 수 있게 도와줄 시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인별 맞춤형 치료 필요

같은 성별·연령에서 100명 중 3번째 미만이면 저신장, 또래보다 10cm 이상 작거나 3~10세 어린이가 1년간 4cm이상 자라지 않는다면 성장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일단 성장장애가 의심되면 꾸준한 검진으로 아이의 급성장기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성장치료를 위해서는 먼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른성장클리닉에서는 방사선 검사와 혈액검사를 바탕으로 뼈 나이와 성장 가능성 여부, 영양 상태, 호르몬 결핍 및 성장판 손상 여부, 수면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치료의 방향을 결정한다.

특정 질환이 성장을 지연하고 있다면 우선 원인 질환 치료 후 성장치료를 받길 권한다. 건강상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식·생활습관, 성장환경 등을 분석해 잠재적 성장인자는 키우고 위험인자는 바로잡는 교정치료를 시행한다. 키 성장에 필수인 영양, 숙면, 운동 등의 개선을 돕고, 6개월 뒤 다시 성장 정도를 파악해 맞춤 치료를 진행한다.

저신장의 원인이 성장호르몬 결핍증이나 자궁 내 성장지연으로 인한 부당경량아, 만성신부전이나 터너증후군, 유전자·염색체 이상 등이라면 성장호르몬 주사치료가 필요하다. 개인별 차이는 있지만 보통 주사치료 첫해는 8~12cm 정도로 가장 많이 자라고 이듬해부터는 첫해 절반 수준으로 반감된다. 만약 이른 사춘기가 성장장애의 원인이라면 체내 호르몬 변화를 유발하는 요인을 개선하거나 성호르몬 억제제로 사춘기 발달을 정상범위로 맞춰 키가 더 오랜 기간 자랄 수 있게 해준다.

키 성장을 위해서는 보다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바른성장클리닉은 뼈 성장뿐 아니라 근력강화와 자세교정도 동시에 진행한다. 키를 크게 하는 것 못지않게 바른 자세로 자랄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형외과, 신경외과, 영상의학과, 재활의학과 등과의 협진을 통해 키 성장에 필요한 여러 요인을 살펴 솔루션을 제공한다. 성장을 저해하는 관절,척추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전문의가 치료하고, 재활의학과에서 성장체조와 자세교정 등을 시행해 골격의 정렬을 바로잡고, 근육의 힘을 골고루 키워 ‘숨은 키’를 찾아준다.

한편 뼈 나이로 봤을 때 이미 성장치료 시기를 놓친 경우도 있다. 이때는 정서적 교감으로 아이의 심리적 위축을 막고, 혈액검사를 통해 추가로 성장이 가능한 지표를 찾아 ‘남은 키’를 키울 방법을 모색한다.

◇치료 시 신체·정신적 스트레스 확인 필수

바른성장클리닉은 성장치료 시 부모의 의욕보다는 아이가 신체적·정신적으로 치료과정을 얼마나 잘 따라와 줄 수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성장호르몬 주사는 2~3년간 매일 맞아야 하는데 이때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가 크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박혜영 원장은 “성장호르몬 주사치료는 부모가 간절히 원하더라도 아이의 충분한 동의가 필요하다. 아이에게 성장호르몬 치료가 어떤 치료이고, 치료를 한 후에는 어떤 점이 좋아지는지 충분히 설명하여 아이가 이해하고 동의를 한 후에 치료를 해야 육체적, 정신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치료를 잘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성장치료를 받더라도 숙면, 운동, 영양섭취는 매우 중요하다. 수면시간보다 숙면을 취할 때 성장호르몬이 잘 나오기 때문에 잠자기 전 격렬한 운동이나 과식은 피하고, TV 시청이나 스마트폰 이용을 삼가야 한다. 운동은 격일로 체력에 맞게 빨리 걷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이나 줄넘기, 농구, 배구 등 뼈를 강화시키고 성장판을 자극하는 운동을 추천한다. 칼슘이 풍부한 유제품과 비타민D를 잘 챙기고, 근육과 뼈의 성장을 돕고, 성장호르몬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이 함유된 단백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인천힘찬종합병원 바른성장클리닉 박혜영 원장(내분비내과 전문의)이 내원한 환아의 저성장의 원인 파악을 위해 진료하고 있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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