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국제업무지구에 '친환경 LEED' 적용…국내 첫 지역단위 시도
"용산국제업무지구,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공간 될 것"
(뉴욕=뉴스1) 권혜정 기자 = 서울시가 초대형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용산국제업무단지'에 LEED(친환경 평가인증체계)를 도입한다. 그동안 개별 건물 단위로 LEED를 도입한 것과 달리 국내 최초로 지역단위 전체에 LEED를 도입해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지속가능한 도시'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6일부터 북미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 단지'(WTC Campus)를 시찰하고 USGBC(미국그린빌딩협회)와 '서울시 친환경 도시개발 인증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오 시장은 "기후위기로 인해 저탄소 건축물을 짓는 것이 시대적 화두가 된 상황에서 LEED를 구역, 지역 단위로 확장하는 첫 시도가 서울에서 이뤄지게 됐다"며 "신도시급으로 조성되는 용산국제업무지구에 (LEED를 도입해)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에너지를 절약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유려한 디자인을 구현해낸다면 세계적으로 굉장히 주목받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이 지역 단위로 LEED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일자리, 주거, 여가, 문화 등 '직주혼합'을 구현하는 초대형 복합개발 사업으로, 서울시는 지난해 7월 관련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다. 부지 면적은 약 50만㎡로 여의도 공원의 2배에 달한다.
이날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USGBC는 LEED를 개발·운영하는 세계적인 평가인증 기관이다. 국내 건물 단위 인증에도 널리 적용되는 LEED BD+C(Building+Construction) 뿐만 아니라 지역단위 인증을 위한 LEED ND(Neighborhood Development) 체계 등을 구축했다.
그동안 서울시는 G-SEED(녹색건축인증) ZEB(제로에너지빌딩 인증) 등 국내 평가 인증제도를 활용해 건물 단위 중심으로 이를 적용해왔다. 그러나 블럭이나 지역 차원의 종합적인 친환경 계획 수립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가 없어 이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시는 이번 MOU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공인된 LEED를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지역개발 수준의 넓은 범위에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캐나다, 인도, 브라질 등에서 기존 LEED 인증제도를 국내 실정에 맞게 변형해 'LEED CANADA', 'LEED INDIA', 'LEED BRAZIL' 등으로 사용하고 있으나 도시 단위 인증체계의 개발은 서울이 처음이다.
이날 세계무역센터 단지 내에서 LEED 골드(GOLD) 인증을 받은 WTC 프리덤타워, 9·11 메모리얼, 오큘러스 등을 차례로 살핀 오 시장은 이들 건물의 친환경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유려한 외관에 '뷰티풀'(beautiful) '원더풀'(wonderful) 등을 연신 외쳤다.
세계무역센터 단지는 업무, 상업, 환승센터, 전시관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2025년까지 온실가스 35% 감축, 2050년까지 온실가스 80% 감축을 목표로 한다. 대부분의 건물이 LEED 골드 이상을 획득했다.
특히 세계무역센터 단지는 인접한 대중교통 역과 긴밀한 환승체계를 구축해 도심 내 보행·대중교통 연계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대중교통 허브(Transportation Hub-Oculus) 조성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한 원활한 단지 내 접근을 지원하는 한편 상업시설 복합개발로 단지 전체의 편의기능을 함께 제공한다.
오 시장은 "건축의 (디자인 측면도) 굉장이 인상 깊다"며 "최첨단 공법이나 디자인이 잘 어우러져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감동이 밀려온다. '이러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감탄했다.
그는 특히 철도역과 지하철역이 만나는 장소에 교통 허브와 쇼핑몰을 함께 조성한 오큘러스에 대해 "흰색 배경에 기둥 하나 없는 넓은 공간으로 상당한 개방감과 공간감이 동시에 느껴진다"며 "용산국제업무지구 지하에도 이런 공간을 만들어 콘서트, 버스킹, 플래시몹 등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오 시장은 맨해튼 동측 이스트강변으로부터 저지대 지형의 도시를 보호하기 위해 조성 중인 대규모 차수시설 '빅 유'(BIG-U)도 시찰했다.
'빅 유'는 사회기반시설과 지속가능성을 두고 새로운 도시개념을 도입한다는 콘셉트로 홍수로부터 도시를 보호할 뿐 아니라 공공의 영역을 넓힌다는 목표로 구역별 단계적 계획으로 조성되고 있다.
2026년까지 이스트강변의 주변공원 보호 둔덕(2.4~2.7m)을 조성해 홍수로부터 주거지역을 보호하는 한편 새 보도교를 조성해 고립된 공원을 연결해 여가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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