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3200원 커피 시키고, 7시간 자리 차지…‘전기도둑’ 쫓으려 콘센트 막는 카페 사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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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
카페 내 콘센트는 막혀 있고, 인터넷 사용을 위한 와이파이도 연결되지 않았다.
아르바이트생 임모(26)씨는 "처음에는 콘센트를 덮개로 막아뒀지만, 덮개를 빼서 사용하는 손님들도 있어 아예 인터넷 연결을 할 수 없도록 와이파이를 끊는 것으로 카페 방침을 변경했다"고 했다.
장시간 자리를 지키는 손님들 때문에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카페 콘센트 사용을 금지할 예정인데 추천 문구를 부탁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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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작년보다 28만원 더 나왔다” 울상
“공사로 사용 금지”…‘콘센트 사용금지’ 문구 공유
“공중 의식 교육·인식 부족, 이용 문화 개선해야”
19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 카페 내 콘센트는 막혀 있고, 인터넷 사용을 위한 와이파이도 연결되지 않았다. 아르바이트생 임모(26)씨는 “처음에는 콘센트를 덮개로 막아뒀지만, 덮개를 빼서 사용하는 손님들도 있어 아예 인터넷 연결을 할 수 없도록 와이파이를 끊는 것으로 카페 방침을 변경했다”고 했다.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내놓은 ‘고육책’이다. 2000~3000원짜리 커피 한 잔을 시킨 뒤 장시간 자리를 차지하는 손님들을 막겠다는 취지다. 매장 내 이용 시간을 적은 안내문을 붙이는 한편, 장시간 매장에 머물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는 콘센트까지 아예 막아버린 것이다.
이날 과제 작성을 위해 노트북을 들고 카페를 찾았다는 대학생 이정민(22)씨는 음료를 시킨 뒤 와이파이 연결이 되지 않아 당황했다. 카페 내 와이파이가 없어 그는 스마트폰 무선 데이터를 활용했다. 이씨는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는 걸 알았더라면, 애초에 주문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음료만 마시고 다른 카페로 가서 리포트를 작성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최근 전기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에 소규모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카페에서 몇 시간이고 자리를 차지하는 이른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들 때문에 더욱 마음을 졸이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커피 가맹점을 운영하는 A씨는 카공족을 내쫓기 위해 매장 내 콘센트 위에 덮개를 씌운 뒤 접착제로 막았다. 3200원 아메리카노 한 잔 비용을 지불하고 다인용 좌석에서 노트북부터 휴대전화, 무선 이어폰까지 충전하면서 7시간 정도 자리를 차지하는 손님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A씨는 “대화를 나누러 온 손님들에게 눈치 주면서 공부할 거면 차라리 월정액을 내는 독서실을 사용했으면 좋겠다”며 “전기요금도 오른 마당에 카공족으로 손님 회전율이 떨어져 매출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신수동 한 제과점은 아예 이용 시간을 2시간으로 못 박았다. 테이블 3개를 놓을 정도로 가게가 협소한 데 4500원 음료를 시켜놓고 한나절 동안 자리를 차지하면 매출에 큰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제과점 가게 점주 B씨는 “근처에 학교가 많아서 시험 기간 공부를 위해 가게를 찾는 학생들이 많은데. 그럴 때마다 손님이라 내쫓지도 못하고 난감했다”며 “큰 프랜차이즈 가게면 몰라도, 작은 가게는 회전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게 운영시간과 에어컨 온도 설정은 같은데, 지난달 전기 요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만 원 더 나왔다”라고 말했다. 아예 멀티탭까지 가져와 카페에서 몇 시간이고 충전하는 이용자들도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장시간 자리를 지키는 손님들 때문에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카페 콘센트 사용을 금지할 예정인데 추천 문구를 부탁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심지어 콘센트 사용 금지를 대체할 문구도 공유하고 있다. “장마철 전기 누수가 발생해 콘센트를 막아뒀다”, “미관상 덮개를 씌워뒀다”, “접지 공사로 감전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일시적으로 덮어뒀다” 등이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카페 문화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자리 잡은 지 얼마 되지 않다 보니, 도서관을 이용하던 소비자들이 카페에 자리를 맡아두고 식사하러 간다거나 개인 프린터를 가져와 카페에서 사용하는 등 기상천외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손님이나 점주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카페를 이용할 수 있는 문화에 대한 인식 개선이 우선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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