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째 유니폼도 안녕..‘5시즌 6팀’ 저니맨 렌프로, 다음 행선지는?[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저니맨이 또 하나의 유니폼을 벗게 됐다.
신시내티 레즈는 9월 19일(한국시간) 무려 7건의 선수 이동을 단행했다. 외야수 해리슨 베이더를 부상자 명단에 올렸고 우완 그라함 애시크래프트를 60일 짜리 부상자 명단으로 이동시켜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했으며 우완 카슨 스파이어를 마이너리그 옵션을 사용해 트리플A로 보냈다. 우완 코너 필립스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었고 외야수 스튜어트 페어차일드, 좌완 알렉스 영을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시켰다.
애시크래프트는 원래 빅리그 로스터에 없던 선수. 3명이 빅리그에 합류한 만큼 한 명이 더 자리를 내놓아야 했다. 바로 외야수 헌터 렌프로였다. 신시내티는 렌프로를 DFA(Designatd for assignment, 지명할당)해 메이저리그 로스터 한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2일부터 시작된 렌프로의 신시내티 생활은 단 18일만에 끝났다.
변명의 여지는 없었다. 렌프로는 신시내티 유니폼을 입고 나선 14경기에서 .128/.227/.205 1홈런 4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OPS가 0.432에 불과한 타자가 자리를 지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었다. 신시내티의 선택은 합리적이었고 렌프로는 그렇게 자리를 잃었다.
약 3년만에 경험한 통산 2번째 DFA였다. 성적에 변명의 여지는 없지만 렌프로 입장에서는 다소 가혹한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
1992년생 외야수 렌프로는 상당한 기대주였다. 고교신인으로 참가한 201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31라운드 지명을 받은 뒤 대학 진학을 선택한 렌프로는 3년 뒤 다시 참가한 드래프트에서 1라운더로 올라섰다.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로부터 전체 13순위 지명을 받았고 'TOP 100' 유망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기대를 모았다.
마이너리그를 무난하게 졸업한 렌프로는 2016년 빅리그 무대를 경험했고 2017년부터 본격적인 빅리거가 됐다. 루키시즌 122경기에서 .231/.284/.467 26홈런 58타점을 기록하며 정교함과 선구안이 다소 아쉽지만 장타력은 인정받은 렌프로는 2018시즌 한 단계 성장했다. 2018년 117경기에서 .248/.302/.504 26홈런 68타점을 기록하며 리그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생산성을 보였고 2019년에는 140경기에서 .216/.289/.489 33홈런 64타점을 기록해 데뷔 첫 30홈런 고지도 밟았다.
렌프로는 2017-2019시즌 3년 동안 샌디에이고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쏘아올린 타자였다. 3년간 기록한 85홈런은 메이저리그 전체로도 개리 산체스, 무키 베츠와 함께 공동 30위의 기록이었다. 하지만 2019시즌을 끝으로 렌프로의 커리어는 크게 변화했다.
매니 마차도를 영입하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데뷔하며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샌디에이고는 2019시즌 종료 후 팀 최고의 거포인 렌프로를 트레이드했다. 제이크 크로넨워스와 토미 팸을 받고 렌프로를 탬파베이 레이스로 보냈다. 저니맨 생활의 시작이었다.
렌프로는 새 팀에서 치른 단축시즌 42경기 .156/.252/.393 8홈런 22타점으로 부진했고 시즌 종료 후 DFA 끝에 탬파베이에서 방출됐다. 그런 렌프로에게 '드래프트 최초 지명팀'이었던 보스턴이 손을 내밀었다. 310만 달러의 낮은 연봉을 받고 보스턴에 입단한 렌프로는 2021시즌 144경기에 출전해 .259/.315/.501 31홈런 96타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고 보스턴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까지 오르는데 기여했다.
하지만 보스턴도 렌프로와 인연을 서둘러 정리했다. 베츠를 LA 다저스로 트레이드한 장본인인 체임 블룸 CBO가 이해하기 어려운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 보스턴은 2021년 12월 렌프로를 사실상 '퇴물'로 전락해버린 옛 식구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와 맞바꿔(2:2 트레이드) 밀워키 브루어스로 보냈다. 1시즌만에 팀을 또 옮긴 렌프로는 2022시즌 밀워키에서 125경기에 출전했고 .255/.315/.492 29홈런 72타점을 기록하며 제 역할을 다했다.
그러나 밀워키 역시 렌프로를 오래 보유하지 않았다. 2022년 11월, 밀워키는 세 명의 유망주를 받고 렌프로를 LA 에인절스로 트레이드했다. 2년 연속 새 팀에서도 성적을 유지했던 렌프로지만 이번에는 버티지 못했다. 렌프로는 에인절스에서 126경기 .242/.302/.434 19홈런 56타점의 다소 아쉬운 성적을 썼고 에인절스는 8월말 포스트시즌 도전을 포기하며 렌프로를 포함한 베테랑 선수들을 일제히 웨이버 공시했다. 그리고 신시내티가 그를 클레임하며 렌프로는 통산 6번째 팀 유니폼을 입었지만 성적은 더 떨어졌고 입단한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DFA 수모를 겪게 됐다.
렌프로는 빅리그 8시즌 통산 841경기에 출전했고 .239/.300/.478 177홈런 454타점을 기록했다. 엄청난 성적은 아니지만 장타력 만큼은 확실한 선수였다. 렌프로가 2017-2023시즌 기록한 173홈런은 해당기간 메이저리그 최다 22위의 기록. 오타니 쇼헤이(171HR), 앤서니 리조(161HR), 닉 카스테야노스(161HR), 마커스 세미엔(160HR), 알렉스 브레그먼(155HR) 등보다 더 많은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보낸 선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팀의 장기적인 계획의 일부가 되지 못했다. '친정' 샌디에이고는 팀 장기계획을 세우는 단계에서 렌프로를 트레이드했고 한 푼이 아쉬운 스몰마켓 탬파베이는 짧은 단축시즌의 부진 후 렌프로를 방출했다. 보스턴은 '옛 추억'만 남은 선수를 다시 품기 위해 렌프로를 쉽게 포기했고 밀워키 역시 렌프로를 트레이드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에인절스는 '잔여연봉 떠넘기기'를 위한 웨이버 공시를 단행했고 신시내티도 단 14경기만에 그를 전력에서 제외했다.
충분히 가치있는 활약을 해 온 선수지만 구단들은 그를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부진할 때는 기다려주는 법이 없었고 잘할 때면 트레이드 카드로 쓸 궁리에 바빴다. 그렇게 렌프로는 5시즌 동안 6개 유니폼을 입은 '저니맨'이 됐다.
이제 렌프로는 다시 새로운 유니폼을 입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과연 렌프로의 7번째 팀은 어디가 될지, 7번째 팀에서 렌프로는 어떤 대우를 받고 얼마나 머물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헌터 렌프로)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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