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뭐예油”... 수원 만석공원 의문의 기름

김건주 기자 2023. 9. 2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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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9일 ‘기름 냄새’ 민원 접수...아직까지 유입량·원인 ‘오리무중’
잉어·물닭 등 야생생물 피해 우려...市 “현장 확인... 추가 조치 예정”

 

수원특례시 장안구 만석공원 내 일왕저수지(만석거)에 원인을 알 수 없는 기름이 흘러든지 50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곳곳에 기름이 남은 것은 물론 관계당국은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19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시는 폭우가 내린 지난 7월29일 일왕저수지에서 기름 냄새가 난다는 민원을 접수한 뒤 관계자들이 현장에 나가 기름 유입을 확인했다. 당시 현장에는 흘러든 기름이 수면을 덮어 악취를 풍겼고, 물고기들은 폐사해 물 위로 떠올라 있었다. 사람 키보다 높게 자라 만석거를 꾸미고 있던 연꽃 줄기는 검은 기름 범벅이 됐다.

시는 소방당국, 한국환경공단, 해병대전우회 등과 함께 긴급 방제에 나서 오일펜스를 설치했다. 또 지난달 4~11일 일주일간 흡착포로 기름을 제거하는 한편 드론으로 유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긴급 방제 작업을 마친 시가 해당 기름을 분석한 결과 유입된 기름은 ‘광유류’인 것으로 파악됐다. 광유류는 석유·타르 등을 정제해 얻은 휘발유, 등유, 경유 등을 말한다.

그러나 정작 유입 원인은 파악하지 못했다.

수원특례시 만석공원 내 일왕저수지(만석거)에 원인 미상의 기름이 유출된 지 50여일이 지났으나 여전히 저수지 곳곳에 기름이 남아 있어 동식물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사진은 19일 수면에 떠 있는 기름띠와 그 위로 숨을 쉬는 잉어 한 마리. 홍기웅기자

시는 최초 유입 지점을 확인하기 위해 우수관을 조사했지만, 파장동 소하천까지 기름띠가 이어진 것만 확인했을 뿐 해당 기름이 어디에서 왔는지는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조사를 종료했다. 게다가 기름이 들어온 우수관이 인근 송죽동, 파장동 등 여러 지역과 연결돼 있다는 이유로 유입량 역시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실상 방제에도 실패하면서 수원시의 향토유적인 만석거가 오염에 고스란히 노출돼 주민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름 유입 이후 52일째인 이날 오후에도 저수지 둑과 우수관 인근에는 눈으로도 쉽게 기름띠를 볼 수 있었다. 물고기들은 기름띠 사이로 헤엄을 치거나 수면 위로 올라오기도 했다. 현재 일왕저수지에는 오리, 잉어·붕어, 물닭을 비롯해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맹꽁이까지 서식하고 있다.

만석공원에서 만난 40대 A씨는 “가족들과 함께 산책하러 나오는 공원인데 아직까지 기름이 보인다”며 “물고기나 오리 같은 생물들도 사는 곳인데, 기름을 먹고 죽지 않을까 싶고 보기도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과거 같은 일이 여러 번 있었다면 역학조사로 원인지를 파악할 수 있었겠지만, 이번에는 확인이 어려웠다”며 “처음 현장을 확인한 시간도 어두운 저녁이라 저수지로 유입된 양을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일시적으로 누군가 하수도에 버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현장을 확인해 추가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건주 기자 gun@kyeonggi.com
김종연 PD whddusdod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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