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치료 중단 2년새 '3배'… 인천시, 돌봄체계 시급
보건 당국, 이상동기 범죄 우려... 전문가 “통합 관리 필요” 주장
인천지역에서 정신건강복지센터를 다니다가 연락 두절, 병의 증상 악화를 파악할 수 없는 정신질환자가 2년 사이 3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 당국은 이들이 치료 실패로 인한 증상 악화로 이어져 자칫 ‘묻지마 범죄’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이들을 추적해 적극적인 치료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19일 보건 당국에 따르면 정신질환의 예방·치료·재활 등을 돕는 인천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 11곳에 다니고 있는 6천317명 중 현재 나오지 않는 사람(퇴록자)은 총 690명이다.
보건 당국이 이들의 사유를 분석한 결과, 연락두절 및 장기부재가 77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락두절·장기부재 인원수는 지난 2020년 24명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보건 당국은 이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볼 순 없지만, 자칫 치료 실패로 인한 증상 악화로 이어져 ‘이상동기 흉기난동’ 등 우발적 범행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5일 인천 남동구 구월 로데오거리에서 조현병 등 정실질환을 앓던 20대가 한 시민을 둔기로 위협, 응급 입원 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보건 당국은 이들 연락두절·장기부재자에 대한 소재 파악에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보건 당국의 한 관계자는 “센터에서 상담 및 치료를 받는 것은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이들이 정상적인 치료를 받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역 안팎에선 정신질환자에 대한 선제적인 관리 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인천시는 정신건강복지센터 등 재활기관에 등록한 약 6천여명을 제외한 나머지 정신질환자에 대한 실태조차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병원을 다니는 정신질환자들의 본인 동의 없이는 개인정보 열람 및 관리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사회적 낙인감 등 때문에 개인정보 수집 등에 대한 동의를 하지 않는다.
시는 지난해 기준 인천지역 18~79세 중 20만7천168명이 정신장애를 가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중증정신질환자 추정 인구는 2만9천673명(14.3%)에 이른다.
전용호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정신질환자들이 사회적 고립이 많아 연락 두절 상태가 종종 있다”며 “초기 정신질환자들은 적절한 상담 및 약 복용 등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이어 “모두가 범죄자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병원과 연계한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며 “인천시가 국민건강보험 등과 함께 개인정보는 보호하면서도 이들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우선 군·구와 함께 정신질환자를 발굴·관리 할 방안을 찾겠다”며 “노인이나 1인 가구를 중심으로 기초조사 등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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