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고 신났나?…눈치 없는 'MZ조폭' 대화방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진 2002년생 폭력 조직원들 모습. /사진=뉴시스(충남경찰청 제공)

이른바 'MZ 조폭' 집단이 검찰에 송치된 가운데 이들이 조폭에 분노한 검사를 조롱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 대상은 지난 6월 이들 조폭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분노하는 모습으로 화제가 된 현직 강력부 검사다.

18일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전국 21개 폭력조직에서 2002년생 조직원들이 '전국구 깡패가 되려면 인맥이 넓어야 한다'는 목적으로 이른바 '전국회'라는 MZ 조폭 집단을 결성, 지속 회합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들은 전국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면서 회원 중 1명을 '회장'으로 추대하고 지난해 말부터 매달 정기 회동을 열어 친목 도모와 더불어 세를 확장했다고 알려졌다. 동시에 선배 조직원으로부터 배운 범죄 수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MZ 조폭 관련 뉴스 보도가 나온 것을 갈무리한 뒤 대화방에 올려 조롱했다고 전해졌다.

이들은 MZ 조폭들이 단합하는 모습에 분노를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던 신준호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 부장검사의 영상을 대화방에 올리고 조롱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JTBC 보도화면 갈무리

19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MZ 조폭들이 단합하는 모습에 분노를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던 신준호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 부장검사의 영상을 대화방에 올리고 "부장검사 X 화났다는데 이 타이밍에 모이면 우리 다 X 되는 거냐"라고 비꼬았다.

이들이 지목한 영상은 지난 6월30일 검찰의 수노아파 하얏트호텔 난동사건 수사 결과 발표 자리에서 촬영된 것이다. 검찰은 이 조직원들이 한 술집에서 친목 모임 당시 웃통을 벗고 문신한 몸을 드러내며 "전국 파이팅! 전국 파이팅!"이라고 구호를 외치는 장면을 공개했다.

당시 MZ 조폭의 회식 장면을 보며 신준호 부장검사가 화를 억누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퍼지며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사진=SBS 보도화면 갈무리

당시 이 장면을 보던 신준호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장은 중간에 고개를 돌리거나 두 눈을 질끈 감았다. 파르르 떨리는 입술을 힘껏 다물기도 하고 화를 참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신 부장검사가 화를 억누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퍼지며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이들 조직원은 또 '얘네 오늘부로 아예 조직 자체가 박살 났다는데?'라는 글이 적힌 자신들 사진을 보고서는 "검사 X들이 저 사진 가져갔다" "뭐가 박살 났다는 거야. 죽여버리려니까"라고 했다. 보도된 자신들 모습을 보고는 "포털사이트에 엄청 뿌려졌네"라며 낄낄댔다.

경찰은 '전국회' 회원 38명 중 34명을 검거했고, 이미 다른 범행으로 구속된 2명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을 추적하고 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