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신탁 회피·김건희 친분설...김행 여가장관 후보 청문회 쟁점

홍인택 2023. 9. 20.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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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창업한 인터넷 매체 '위키트리'를 둘러싼 의혹들이 인사청문회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 시절 백지신탁 통고를 받고 남편 소유 회사 주식을 매각한 상대가 시누이였고 남편은 공식 직함 없이 연봉 수천만 원을 받았지만, 김 후보자는 주식 백지신탁 이후 본인과 무관한 회사가 됐다고 해명해 논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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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대변인 때 백지신탁 결정받고 시누이에 매각
"직책 없다"는 남편은 감사 호칭+수억 급여
코바나컨텐츠와 위키트리 전시회 공동주관
김 후보자 "가짜뉴스 심각...도어스테핑 중단"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때까지 어떤 의혹 보도도 중지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창업한 인터넷 매체 '위키트리'를 둘러싼 의혹들이 인사청문회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 시절 백지신탁 통고를 받고 남편 소유 회사 주식을 매각한 상대가 시누이였고 남편은 공식 직함 없이 연봉 수천만 원을 받았지만, 김 후보자는 주식 백지신탁 이후 본인과 무관한 회사가 됐다고 해명해 논란이다.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이 장관 발탁 배경이 됐다는 의심도 제기되고 있다. 김 후보자는 19일 "가짜뉴스가 도가 지나치다"며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 중지를 선언했다.

김 후보자는 2013년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된 후 본인과 남편이 가진 소셜뉴스(위키트리 운영사) 주식 전량(5억9,736만 원 상당)을 매각했다. 당시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 심사에서 해당 주식과 청와대 대변인직 사이에 직무관련성이 있다는 결론이 내려진 데 따른 조치다. 그런데 김 후보자 남편이 가진 3억8,500만 원어치 주식을 사들인 이는 김 후보자의 시누이였다. 김 후보자는 본인 보유 주식은 공동창업자에게 매각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2019년 소셜뉴스 주식을 다시 사들였고,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자료에서 남편과 함께 102억2,270만 원 상당의 소셜뉴스 주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 확인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시누이는 공직자윤리법상 주식을 백지신탁해야 하는 이해관계자가 아니지만, 가까운 가족에게 보유 주식을 판매한 건 주식백지신탁 제도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여당 내부에서도 "회사 주식을 '파킹'(맡김)해 놓은 것이다. 명백한 통정매매이자 공직자윤리법 위반"(김웅 의원)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 후보자는 이날 "시누이가 돈 날릴 것을 감수하고 (주식을) 떠안은 것"이라며 주식 매각 경위를 적극 해명했다. 당시 회사가 수년째 적자를 내 자본잠식 상태였고 인수하겠다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주식 재매입에 대해서는 창업자로서 어려워진 회사를 살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자식을 어쩔 수 없이 입양 보냈다가 수년 후에 상처 입고 파양된 자식을 다시 맡아 키운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주식을 매각한 이후 "위키트리가 저와 무관한 회사가 됐다"고 해명한 점을 두고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있다. 김 후보자가 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을 지내던 2015년 언론에 보도된 부고 기사에는 남편 직위가 소셜뉴스 지배회사인 소셜홀딩스 감사로 적혔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배우자는 단 하루도 회사 감사를 맡은 적이 없다. 아무런 직책이 없었기에 편의상 감사님으로 불렸던 기억은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청문자료에 포함된 5년치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엔 김 후보자 남편이 소셜홀딩스에서 총 3억8,100만 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나와 있다.

김건희 여사와 친분설이 나온 배경에도 위키트리가 있다. 위키트리는 2013년 이후 수차례 김 여사가 설립한 코바나컨텐츠와 전시회를 공동 주관했고, 김 후보자가 회사에 복귀한 이후인 2019년 6월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된 '야수파 걸작선'에도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김 후보자는 "지연, 학연이 겹치는 곳이 전혀 없다"며 친분설을 부인했지만, 2019년 2월 페이스북에 김 여사가 올린 글에 김 후보자가 "가슴이 설렙니다"라는 댓글을 달고 김 여사가 이 댓글에 '좋아요'를 누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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