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요즘 장례식장, 와인 마시며 고인 보내요
소주와 맥주 일색이었던 장례식장에 와인이 등장했다. 코로나로 조문 시간이 줄어들면서 과음이 적어졌고, 젊은 층이 와인을 즐기는 세태를 반영한 결과다.
세브란스장례식장은 지난 4월부터 신촌, 강남, 용인, 원주 네곳의 장례식장에서 빈소에 와인을 비치하기 시작했다고 19일 밝혔다. 조문객들은 소주·맥주처럼 와인을 꺼내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일반적인 750mL 대용량 와인이 아닌 250mL 저용량 와인이 주로 비치된다. 소주·맥주와 똑같이 장례 기간 소비된 병 수만큼 상주가 값을 지불하면 된다고 한다.
세브란스장례식장이 와인을 내놓기 시작한 건 코로나 때문이다.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던 2022년 정부에서 ‘조문객에게 식사보다는 답례품을 제공하라’고 권고했는데, 당시 답례품으로 와인을 내놓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한다. 작년 10월부터 용인세브란스장례식장에서 시범적으로 와인을 답례품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조문객들의 반응이 좋자, 올해에는 빈소에서도 와인을 식음용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코로나로 인해 바뀐 조문 문화도 빈소 내 와인 비치에 영향을 끼쳤다. 과거엔 음주를 곁들이며 오랜 시간 빈소를 지키는 것이 조문의 미덕이었지만, 코로나를 거치면서는 짧은 조문이 권장되다 보니 과음이 사라졌다. 용인세브란스장례식장 관계자는 “조문 문화가 변화하며 수익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고민이 있었다”며 “답례품으로도 반응이 좋았던 와인을 빈소에서도 가볍게 한 잔 나누는 것이 수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시행하게 됐다”고 했다.
신촌세브란스장례식장 관계자는 “소주·맥주처럼 폭발적인 수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드시는 분이 꽤 있다”면서도 “와인이 가격대가 있다 보니 아직은 일반실보다는 특실을 중심으로 수요가 더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용인세브란스장례식장 관계자도 “장례식장에서 와인을 보니 신선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아직 부정적 반응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세브란스장례식장은 매출 추이를 보고 추가적인 전략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세브란스장례식장 관계자는 “아직은 분기별 매출액이 2000만~3000만원 수준”이라면서도 “향후 매출 상승세가 보인다면 와인에 맞는 장례식장 안주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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