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손님에게 ‘표백제 물’…일본 고급 식당 “직원 실수”

이윤정 기자 2023. 9. 19.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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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이송, 급성 식중독 진단
피해자 “일부러 한 것” 주장

일본의 한 고급 식당에서 직원이 제공한 락스(표백제) 섞인 물을 먹은 한국인이 병원에 입원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식당 측은 “직원의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피해자 측은 “한국인인 것을 알고 일부러 그런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9일 JTBC와 일본 매체 플래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한국인 A씨는 남편과 함께 일본 도쿄 긴자 지역의 유명 백화점인 ‘긴자 미쓰코시’에 입점해 있는 고급 식당 ‘덴이치’를 찾았다. 덴이치는 일본 각지에 29개의 지점을 둔 튀김 전문 식당으로 점심 코스 요리 가격이 1만엔(약 8만9000원)이 넘는 고급 식당이다.

A씨는 음식을 주문한 뒤 목이 말라 직원에게 얼음 없는 물을 달라고 요청했다. 직원은 물 한 잔과 우롱차 두 잔을 가져다줬다. A씨는 물을 마시다 물에서 자극적인 냄새가 난다는 것을 알아챘다. 목까지 아파진 A씨는 점장과 직원에게 “이 물이 이상하다”고 외쳤지만 점장과 직원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한다.

오히려 이들이 말없이 컵을 가져가려 해 다시 빼앗았다고 A씨는 전했다. 이후 목 통증이 심해진 A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급성 식중독 진단을 받았다. 병원 응급 의사는 “표백제에 포함되는 차아염소산나트륨의 오음에 의한 급성 중독”이라며 “부식성 식도염이나 식도 천공의 위험이 있어, 집중 치료 후 경과 관찰을 위해 3~5일 입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식당 쪽은 이 사건에 대해 “직원의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식당은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에도 정상영업을 하다가 결국 지역 보건소로부터 나흘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뒤에야 지난 8일부터 영업을 잠시 멈췄다. 덴이치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식중독에 걸린 고객과 가족에게 큰 고통과 불편함을 끼쳐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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