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전역' 바람 담았나, '일병' 조영욱 대포알 골 쐈다[스한 스틸컷]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조기 전역의 기회를 잡은 군인의 간절함은 그 무엇보다 강한 것일까.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 공격수이자 '일병' 조영욱은 첫 경기에서 많은 바람이 담긴 듯한 '대포알 골'을 터뜨리며 한국에 좋은 출발을 선사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19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8시30분 중국 진화스포츠센터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 쿠웨이트전에서 9-0으로 크게 이겼다.

한국은 이 승리로 승점 3점을 챙기며 1-1 무승부로 승점 1점에 그친 태국과 바레인을 제치고 E조 1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이른 시간부터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갔다. 전반 3분 한국 미드필더 정우영이 공격수 조영욱과 원터치패스를 주고받으며 상대 페널티 박스 안 왼쪽으로 침투했다. 공이 정우영의 몸을 맞고 불규칙하게 튀었지만 정우영이 오른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한국에 1-0 리드를 안겼다.

한국은 늦지 않게 추가골을 터뜨리며 격차를 벌렸다. 전반 19분 백승호가 후방에서 찔러준 로빙 패스를 엄원상이 상대 수비라인을 부수고 박스 안에서 잡았다. 엄원상의 왼발 슈팅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이어 골대를 맞고 나왔지만 이 공이 정우영의 머리 맞은 것을 조영욱이 잡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한국의 두 번째 골을 신고했다.

한국은 세트피스에서도 득점을 뽑아내며 세 골 차로 격차를 벌렸다. 전반 44분 쿠웨이트 박스 앞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백승호가 오른발 슈팅으로 가져갔고,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을 넘으며 한국에 3-0 리드를 안겼다. 전반 45분에 정우영이 추가득점을 올려 4-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한국의 득점포는 멈추지 않았다. 후반 3분 정우영의 해트트릭, 후반 7분 엄원상의 골, 후반 29분 조영욱의 멀티골, 후반 35분 박재용, 후반 추가시간 6분 안재준의 골로 9-0 대승을 거뒀다.

이날 대표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조영욱은 한국 선발 11명 중 유일하게 군인 신분이었다. 올해 1월 K리그2 김천 상무에 입단한 조영욱은 2024년 7월 제대 예정인 '일병'이었다.

하지만 조영욱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동료들과 함께 금메달을 따낸다면 병역 혜택을 받아 조기 전역이 가능하다. 이미 군생활을 경험하고 있는 조영욱에게 조기 전역은 금메달의 영광만큼이나 달콤한 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조영욱은 이날 쿠웨이트전에서 대포알 슈팅을 쏘며 팀의 두 번째 득점을 신고했다. 물론 조영욱의 장점 중 하나가 슈팅이기에 강력한 대포알 슛이 나온 것은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조영욱의 군인 신분과 득점 후 경례가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에게 간절함을 더욱 전했다. 조영욱은 후반 29분 멀티골도 신고해 팀의 대승에 기여했다.

'일병' 조영욱의 조기 전역 바람이 득점에서 묻어나는 듯했던 쿠웨이트전이다.

-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