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대통령 친구" "대법원 바로세울 적임자"…청문회 공방(종합2보)
여, 야당 의혹 적극 반박…"처가, 돈 많은 게 무슨 죄" 방어
(서울=뉴스1) 전민 이밝음 김근욱 김기성 기자 = 여야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이균용 대법원장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충돌했다. 인사청문 첫날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사적 친분과 재산·가족특혜 의혹과 역사관 논란 등을 제기하며 공세를 폈고, 여당은 정치적으로 편향된 사법부를 정상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야당 측 의혹을 반박했다.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된 청문회는 오후 9시30분을 넘겨 종료됐다. 여야는 20일 오전 11시에 청문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여당은 김명수 사법부의 편향성을 주장하며 이 후보자를 옹호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사법부가 정치화돼 중립을 지키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고 했고, 같은 당 김형동 의원은 "이 후보자는 대법원을 바로 세울 수장으로 적임자"라고 말했다.
야당은 과거 이 후보자의 성범죄 감형 판결 등을 거론하며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피해자가 입은 고통, 사회적 정의보다 양형 편차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는 건 소수자·약자를 위하겠다는 후보자의 말과 상치된다"고 지적했다.
여야는 이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두고도 팽팽히 맞붙었다. 최기상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해 "친한 친구의 친한 친구"라고 말한 점에 대해 "지명권자인 대통령으로부터 독립해 재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얼굴 몇 번 본 게 친구인가. 그렇다면 바이든도 제 친구다. 윤 대통령도 제 친구니까"라고 반박했다.
재산 의혹에 대해 서동용 민주당 의원은 "배우자가 매년 1000만원 이상 딸의 해외 계좌로 송금했는데 재산신고에선 빠졌다. 증여세 탈루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회재 의원은 "2000년부터 자녀가 비상장주식을 갖고 있는데 처가의 우회증여다. 가족찬스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처가댁이 돈 많은 게 뭐가 죄인가. 제가 봤을 땐 돈도 없었다"라며 "이 후보자가 의도적으로 욕심 내 재산을 형성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자녀의 재산 취득에 대해선 "생활비 등을 보태주는데 넉넉히 줘서 적립된 것"이라며 "부모님 용돈이 통장에 쌓이면 증여가 되느냐"고 주장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아들이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과 1학년 때 로스쿨생도 하기 어려운 김앤장 인턴을 했다"며 "김앤장은 학부 인턴을 별도 공지하지 않는다. 아빠 찬스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김앤장에선 외국 대학에 재학하는 학생들이 인턴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장동혁 의원도 "김앤장 인턴은 꼭 공고하지 않더라도 본인이 찾아가 수시로 면담해 채용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의혹을 부인하며 서동용 의원이 "아빠찬스가 사실로 밝혀지면 사퇴하겠느냐"고 묻자 "네"라고 답하기도 했다.
야당에서는 사관 논란도 제기했다. 전혜숙 의원은 이 후보자가 대한민국 건국 시점을 묻는 질의에 '1948년 8월15일'이라고 답하자 "헌법을 보면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돼 있다"며 "1948년은 정부수립일이지 건국이 아니다. 이게 바로 홍범도 장군 흉상을 이전한 뉴라이트 건국사관 아니냐"고 물었다.
심상정 의원도 "대한민국에서 1948년 건국론을 주장하는 것은 뉴라이트밖에 없다. 대법원장 후보자가 뉴라이트 커밍아웃이라도 하겠다는 것이냐"며 "일제를 거부하는 대한민국이 있어야 36년의 식민지배가 불법이 되는 것이다. 후보자에게 각종 친일, 숭일 논란이 있는데 쐐기를 꽂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이 후보자가 1987년 처가와 부산 동래구의 땅을 구입한 건 농지법 위반이라는 의혹에 대해 김승남 민주당 의원은 "당시는 부동산 투기 광풍 때였다. 명백한 투기"라고 비판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취득한 지 30년 후 주택이 건설됐다"며 "투기 목적으로 구입했다는 건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야당에서는 이 후보자가 약 10억원의 비상장주식 신고를 누락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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