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의 ‘위키트리’, 선정·혐오 보도 수두룩

문광호 기자 2023. 9. 19. 21: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망 연예인 2차 가해·성차별 기사 등 민언련서 19차례 지적
김 후보가 부회장 맡아…‘김건희 여사 패션 미화’에 구설수도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창업하고 현재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온라인 뉴스 사이트 ‘위키트리’가 2019년 이후로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으로부터 2차 가해, 선정적 보도, 어뷰징(클릭 수를 늘리기 위한 중복·반복기사 전송), 검증 없는 받아쓰기, 김건희 여사 패션 미화 등으로 총 19차례 지적을 받았던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위키트리는 2019년 7월부터 민언련의 모니터링 대상이 됐다.

경향신문이 이날 민언련 홈페이지에 공개된 ‘모니터링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위키트리는 2019년 7월18일부터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돼 현재까지 총 19건의 지적을 받았다. 민언련 모니터링 보고서는 2013년 9월부터 홈페이지에 게재를 시작했다.

특히 민언련은 가수 겸 배우 최진리씨(설리)의 사망과 관련, 2019년 10월21일 보고서에서 “위키트리는 고인의 사망 이후 나흘 동안 총 73개의 기사를 게재했다”면서 “고인과 관련 있는 연예인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소식을 실시간으로 업로드하며 고인의 죽음을 끊임없이 기사화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위키트리가 최씨의 사망과 관련한 음모론을 소개했다가 기사를 내렸다는 사실도 밝혀뒀다.

민언련은 2021년 11월23일자 보고서에서는 위키트리가 선정적인 단어로 제목을 지어 사건을 자극적으로 소비하려는 태도를 지적했고, 2022년 8월29일자 보고서에서는 “추행이라고 범죄사실을 명확하게 적시하지 않고 호기심을 자극하도록 범죄 상황을 묘사한 기사가 많았다”고 짚었다.

성차별적인 표현을 사용하거나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등의 기사도 비판 대상이 됐다. 민언련은 2020년 5월14일자 ‘이태원 클럽 보도, 언론은 혐오의 온상인가’라는 보고서에서 위키트리가 혐오를 조장하는 제목을 기사에 쓰고 동선까지 공개한 사실을 지적했다. 2019년 12월23일자 보고서에서는 위키트리가 가해자의 입장문 속 용어인 ‘접대부’라는 비하적 표현을 제목에 쓰고,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서 나왔던 억측을 종합해 기사를 써냈다”고 적었다.

김건희 여사의 패션에만 집중한 기사에 대해서도 지적이 있었다. 민언련은 2022년 4월8일 보고서에서 위키트리의 ‘하루 만에 품절된 김건희 여사가 신은 슬리퍼, 이 가격이라고 합니다’ 보도, 2022년 5월4일자 보고서에서 위키트리의 ‘김건희 여사가 스님 만날 때 입은 치마, 가격 알려지자 난리 났다’ 보도를 거론하며 “이런 기사들이 김건희씨를 미화하고 찬양하는 것 외에 어떤 공익적 가치가 있는지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미희 민언련 사무처장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언론사 고위 임직원은 저널리즘 측면에서 공적 책임도 지고 있는데 (김 후보자가) 당시 위키트리의 문제성 보도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보이지 않았다는 점은 매우 유감”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언론을 향해서 가짜뉴스를 운운하는데 그 주장에 따르면 위키트리는 폐간을 했어도 몇 번을 했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소셜뉴스(위키트리 운영사)는 굉장히 작은 회사임에도 중앙언론사에서 20년 이상 경력이 있는 기자들을 스카우트해 옴부즈맨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팩트체크와 개인의 명예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라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위키트리 운영에 대한 김 후보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