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토착왜구', '공산전체주의 세력' 운운하는 정치 끝내자"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 '새로운선택'이 창당발기인대회를 열었다. 금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 모두 극성 지지층만을 보고 있다고 비판하며 대화와 토론으로 해법을 찾아가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진중권 광운대 교수도 발기인대회에 손님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금 전 의원은 19일 서울 영등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새로운선택 창당발기인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뒤 한 인사말에서 "진보든 보수든, 어렵고 힘든 시민들의 삶에는 관심이 없고 극성 지지층만을 바라보며 이념을 둘러싼 다툼에만 몰두한다"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에 날을 세웠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통합의 정치를 얘기했다.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도 받들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렇지만 막상 집권하고 나자 적폐청산이라는 명목으로 정치적 복수에 모든 힘을 쏟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실을 무시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한 번도 검증된 적이 없는 '소득주도성장', 내 집 마련에 힘쓰는 서민마저 투기꾼으로 몰아붙인 부동산정책. 이런 무모하고 고집스러운 모습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친일기득권세력', '토착왜구'로 몰려야 했다"며 "문재인 정권이 5년간 가장 힘주어 강조한 것은 '검찰개혁'이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과연 무엇이 개혁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무슨 도움이 되었는지 허망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새롭게 들어선 윤석열 정부는 한술 더 뜬다. 선거 때 윤 대통령은, 노동시장을 개혁하겠다, 연금을 개혁하겠다, 교육을 개혁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청년들을 위한 정치를 부르짖으며 30대 장관, 40대 정치지도자의 등장을 예고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정권을 잡은 이후 정부의 모습은 전혀 다르다"고 비판했다. 이어 "생각이 다른 사람들은 이번에는 ‘반국가 세력’으로 불린다. 용산의 뜻에 따르지 않으면 여당의 중진 정치인들마저 경고장을 받는다. 대통령은 '공산 전체주의 세력의 선동과 공작' 운운하면서 국민들 사이의 적대감을 극대화시킨다"며 "지금 대한민국의 문제가 ‘공산 전체주의’ 때문일까. 평범한 시민들이 겪는 어려움이 ‘반국가 세력’ 때문일까. 그런 세력들을 몰아내면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라고 말했다.
'새로운선택'의 방향성에 대해 금 전 의원은 "새로운 정당을 만든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물어봤다. '신당은 어떤 이념적 정체성을 갖고 있나', '어떤 인물로 승부할 것인가' 혹은 '어디와 합칠 것인가'라며 "그런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답하겠다. 저희가 드릴 수 있는 답은 '정치의 복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화와 토론을 통해 보다 나은 해법을 찾아가는 정치, 국민이 서로 힘을 모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내는 정치, 그럼으로써 대한민국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정치, 그것이 '새로운선택'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가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의 예시로 그는 "둘이 합쳐 매달 350만 원을 버는 커플"을 든 뒤 "어떻게 하면 이 커플이 안정된 생활을 누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가질 생각이 들게 하려면 어떤 정책, 어떤 제도, 어떤 법을 도입해야 할까. 저희가 여전히 관심을 갖는 것, 그리고 정치가 진짜 해야 할 일은 이런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합리적인 사람들이 모여서 새로운 정당을 만들고, 다음 총선에서 30석 정도를 차지하면 우리 정치가 어떻게 바뀔까?' 이런 질문을 던지면 거의 예외 없이 대한민국이 확 바뀔 것이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다"며 "이제 발기인 대회까지 왔다. 앞으로 당원을 모아 창당을 완료하고 내년 총선에 성과를 올리는 어려운 일들이 남아있다. 함께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대회 뒤 기자들과 만나 내년 총선 목표에 대해 "선거법이 합리적으로 바뀐다면 모를까 전체 의석수의 10퍼센트에 해당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30석"이라며 "그것이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창당발기인대회에는 김 전 위원장, 진 교수를 비롯 정의당 류호정 의원과 조성주 전 정책위의장,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김 전 위원장의 축사도 눈길을 끌었다. 김 전 위원장은 "양당이 (정쟁) 이슈만 매일 같이 하고 있으면서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겠다는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니까 국민이 정치를 불신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까지는 선택(대안)이 없으니까 국민이 두 당에 어쩔 수 없이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어 "오늘날 민주사회에 있어서 정당이라고 하는 것은 집권을 목표로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국민을 상대로 어떻게 표를 극대화해 집권에 이를 것인가 하는 투철한 생각이 없을 것 같으면 정당을 할 필요가 없다"며 "이 정당이 정상적으로 집권세력으로 변화하려면 대단한 창의력과 절대적인 용기가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제 몇 달만 지나면 국회의원 총선을 한다. 오늘 발족하는 이 정당이 국민들이 갈망하는 바가 뭐라고 하는 것을 제대로 제시하고 거기에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준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절대로 기죽지들 마시고 더 많은 용기를 내시고 더 많은 창의력을 발휘해 이 정당이 꼭 내년 총선에서 성공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집권세력으로 탄생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했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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