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1만 년 걸릴 문제를 200초에…양자컴퓨터가 가져올 미래는?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양자 기술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세계의 물리법칙을 이용하는 기술입니다.
최근 컴퓨터와 통신 등 첨단 산업에 적용되면서 미래 사회를 완전히 바꿔놓을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이효종 과학커뮤니케이터에게 조금 더 들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12대 국가전략기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죠.
'미래형 컴퓨터'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양자컴퓨터가 어떤 건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효종 과학커뮤니케이터
이젠 다소 익숙하죠?
기존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방식의 연산 처리 장치를 담은 양자컴퓨터는 2019년 겨울 구글 AI 컨텀팀으로부터 자연과학분야의 권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논문을 통해서 그 유명세가 세상에 알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세상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로 알려졌던 IBM사의 서밋으로 약 1만 년 정도를 소요해야만 계산할 수 있는 문제를 2019년 논문에서 구글의 양자컴퓨터는 200초 안에 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양자컴퓨터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일어났죠.
2023년인 오늘날 기준으로 수많은 양자기술 기업들이 소위 양자 알고리즘이라고 하는 것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데요.
이것은 양자컴퓨터의 희망적인 소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1만 년이 걸릴 문제를 200초 만에 풀었다 정말 대단한데 그렇다면 양자컴퓨터가 이렇게 빨리 계산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뭘까요?
이효종 과학커뮤니케이터
사실 여기에는 두 가지의 트릭이 숨어 있는데요.
하나는 여기에 해당하는 문제가 기존 컴퓨터가 풀기 힘든 문제라는 것이고요.
다른 하나는 양자컴퓨터의 연산 처리 방식을 활용하면 이 문제를 획기적으로 빠르게 풀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이 문제의 함정입니다.
양자컴퓨터의 연산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저희는 큐빗이라고 하는 개념을 알아야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컴퓨터가 연산, 즉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의 가장 기본은 전류를 '흘릴지 말지'라고 하는 두 가지의 요소로 만들어집니다.
이것이 고전 컴퓨터이죠.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전류를 '흘릴지 말지'가 무엇을 의미하는 겁니까?
이효종 과학커뮤니케이터
스위치 역할을 담당하는 소자가 컴퓨터 안에 있어서 그 전류를 흘리는 것을 1, 그리고 전류를 흘리지 않는 것을 0이라고 하는 두 가지의 정보로 처리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이것으로 만들어진 정보를 우리가 이진수라고 하는 의미에서 'Binary digit'라고 부르는데 이것을 줄여서 비트('Bit')라고 부릅니다.
비트는 우리가 흔히 들어본 개념이죠.
비트의 수식이나 문자, 영상 정보와 같은 다양한 정보들을 전류 정보에 대응하는 명령이나 문자로 그리고 구현해서 이것을 연산하고 처리하는 장치가 컴퓨터가 계산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서현아 앵커
그러니까 기존 컴퓨터의 정보 단위인 비트는 0과 1의 구분된 값 중에 한 번에 하나만 나타낼 수 있다는 의미네요?
이효종 과학커뮤니케이터
그렇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0과 1의 정보에 대응하는 여러 가지 이진수들을 활용해서 다양한 정보를 연산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의 가장 중요한 머리 그러니까 CPU의 기본이 되는 원리가 되는 것입니다.
CPU의 성능은 그래서 그 스위치 소자의 핵심인 반도체를 얼마나 이 같은 부피 안에 많이 적재하는가, 쓰는가에 달려 있고 때문에 반도체 사이즈를 줄여서 같은 부피 안에 점점 더 반도체를 조밀하게 넣으면 넣을수록 반도체가 성능이 좋아지는 즉 CPU의 성능이 좋아지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우리가 무어의 법칙이나 황의 법칙과 같은 반도체의 성능을 나타내는 법칙이 결국에는 이 얼마큼 집적을 많이 하는가 즉 같은 부피 안에 얼마큼 많이 반도체를 담아내는가에 있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0과 1로 구분됐던 디지털의 세계, 그렇다면 양자컴퓨터는 어떻게 다른 걸까요?
이효종 과학커뮤니케이터
양자컴퓨터는 연산 방법의 기본 원리부터가 다른 완전히 새로운 컴퓨터를 말하는데요.
말 그대로 양자 컴퓨터는 반도체 소자로 이루어지는 비트라고 하는 정보 대신에 인공 원자로 만들어진 큐빗이라고 하는 것을 연산에 사용합니다.
큐빗은 퀀텀 비트('Quantum bit')를 줄인 말인데요.
양자역학의 대표 원리 중에 하나죠.
중첩 원리를 이용해서 연산을 하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큐빗은 인공원자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의 상태를 이용합니다.
인공원자가 가지고 있는 상태에 각각 에너지 상태를 0과 1에 대응하도록 만들어서 정보를 연산하는 방식인 것인데요.
스위치를 끄고 키는 것이 분명히 나뉘는 비트와 달리 양자컴퓨터의 큐빗은 0과 1의 정보가 중첩된 상태, 양자 중첩된 상태를 만듭니다.
그래서 그걸 만들어둔 뒤 여기에다가 정보를 마이크로파 형태로 입출력해서 연산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현실 세계와는 다르게 양자컴퓨터에서는 물질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가 중첩된 상태로 존재할 수도 있겠다는 말씀일까요?
이효종 과학커뮤니케이터
양자컴퓨터의 큐빗이 가지고 있는 정보 처리의 연산 방법이 양자역학의 중첩 원리를 사용해서 0과 1의 정보를 각각 나눠서 사용하는 기존 컴퓨터와는 달리 0과 1의 정보를 한 번에 확률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라고 하는 개념인 것인데요.
이 때문에 이상적인 상태라면 큐빗 하나당 두 가지의 에너지 상태를 동시에 처리할 수가 있습니다.
0과 1의 정보를 동시에 처리할 수가 있는데요.
근데 이 큐빗이 2개가 되면 4개의 상태 그러니까 1과 0, 0과 1, 1, 1, 00 이런 식으로 4가지 상태를 처리할 수 있게 되고요.
큐빗이 3개가 되면 이제 계속 2배로 올라갑니다.
8개의 상태를 처리할 수 있고 큐빗이 만약에 10개가 되면 2에 10제곱 그러니까 약 124개의 에너지 상태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연산 장치가 되는 것이죠.
그러나 아직까지는 기존의 컴퓨터와는 두뇌가 다른 방식이기 때문에 큐빗을 활용해서 풀 수 있는 문제는 양자 알고리즘이라는 새로운 알고리즘이 필요하기 때문에 문제가 많지 않고 큐빗 자체를 기술적으로 상용화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연구소나 기업에서 연구 그리고 좀 더 학술적인 연구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어쨌든 굉장히 혁신적인 기술인데 이와 관련해서 양자 네트워크 기술도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건 어떤 개념입니까?
이효종 과학커뮤니케이터
각각의 양자컴퓨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서 여러 양자컴퓨터들이 가지고 있는 큐빗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것을 우리가 양자 네트워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양자컴퓨터는 큐빗의 에너지 상태에 대응하는 전자기파를 사용해서 이 정보를 입력하고 출력하고 있는데요.
이 영역의 전자기파는 마이크로파 형태의 에너지 영역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자컴퓨터가 처리하고 만드는 마이크로파를 만약에 안정적으로 다른 양자컴퓨터까지 보내고, 이것을 다시 그 컴퓨터 안에 큐빗으로 잘 정보를 넣어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이제 양자컴퓨터를 네트워킹으로 연결하는 그런 시스템이 되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런데 양자컴퓨터의 문제 중 하나가 노이즈라고 불리는 오류의 가능성이라고요?
이효종 과학커뮤니케이터
네, 맞습니다.
큐빗이 구현하고 있는 중첩 상태라고 하는 것이 사실은 아주 극도로 민감한 상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끼리의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과정 그 자체만으로도 큐빗의 노이즈가 발생해서 오류가 나타날 수 있는 것입니다.
사실 자신의 형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오류가 나타나는데, 정보를 교환하면 당연히 그런 현상이 나타나겠죠
그래서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마이크로파를 빛으로 변환해서 전송하는 광통신 기법 등 다양한 연구가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중인데요.
이 때문에 이제 공학자들은 큐빗의 양자 상태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이들 간의 안정적인 정보 교환, 즉 양자 네트워킹이 가능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으로서 이 네트워크를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다양한 큐빗들을 더 큰 스케일로 활용할 수 있겠죠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이런 양자컴퓨터가 우리 현실에서 상용화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이효종 과학커뮤니케이터
현재 몇 안 되는 큐빗을 활용함에도 불구하고, 예를 들면 몇 십 또는 몇 백 쪽의 트랜지스터를 사용하는 오늘날의 슈퍼컴퓨터보다도 연산 결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우리가 '양자 우위'라고 하는데요.
소위 양자 우위를 잘하고 있는 계산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쇼어의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연산하는 소수를 찾는 계산이 대표적인 우위를 점하는 연산 방법인데요.
오늘날의 암호 체계는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서 키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키를 만드는 핵심 원리가 자릿수가 높은 소수의 곱셈을 활용해서 만드는데요.
기존 컴퓨터로 그 소수라고 합니다.
소수점이 아니라 소수라고 하죠.
프라임 넘버라고 하는데요.
이 소수를 찾는 수학적 계산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연산을 해야만 하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는데요.
이 쇼어 알고리즘을 활용한 양자컴퓨터의 큐빗을 활용하면 이것을 비교적 상당히 빠른 시간 안에 소수를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양자컴퓨터의 도래는 기존의 보안 기술인 RSA 보안 기술을 사실상 종결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정말 현대 보안 체계까지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건데 양자 기술이 바꿔놓을 미래사회의 모습은 어떨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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