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희망 고문’…“앞으로 또 30년”
[KBS 전주] [앵커]
새만금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는 연속 기획보도 순서입니다.
새만금은 공사를 시작한 지 32년이 지났는데요.
아직도 계획한 땅의 3분의 1만 매립한 상태입니다.
지금까지 30년, 또 앞으로 30년을 기다려야 하는 새만금 사업 실태를, 김종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991년 공사를 시작한 지 32년.
2006년 물막이 공사가 끝난 뒤 17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새만금에서는 지금도 매립 공사가 한창입니다.
매립이 끝난 땅은 계획 면적의 3분의 1에 불과합니다.
농생명용지를 제외하면 5분의 1을 조금 넘습니다.
나머지 땅에는 지금도 바닷물이 드나듭니다.
애초 새만금 사업 완공 시기는 2004년.
두 번 공사가 중단되고 네 차례 청사진이 바뀌면서 완공 시기는 2050년으로 늦춰졌습니다.
현 기본계획대로 차질없이 진행하더라도 앞으로 27년이 남았습니다.
게다가 용지 조성은 공공주도로 바뀌었지만 구체적인 사업을 수행할 주체는 여전히 민간자본이어서 계획대로 진행될지, 조성된 땅 위에 무엇이 들어설지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그런데도 윤석열 대통령은 선거 때 임기 안에 새만금을 완공하겠다며 다른 대통령들처럼 애초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지난해 2월 : "30년간 찔끔찔끔 개발해온 것을 제가 대통령으로 임기를 시작하면 임기 내에 새만금 개발이 완료될 수 있도록..."]
32년 동안 이어진 이런 거짓 약속들이 낳은 결과는 뭘까?
1992년부터 30년 동안 전북 인구는 26만 명, 12.7퍼센트 줄었습니다.
충북은 인구가 늘었고 강원 인구 감소율은 1퍼센트대입니다.
전남, 경남이 광역시를 끼고 있는 걸 감안하면 전북 인구 감소율이 사실상 제일 높습니다.
새만금과 인접한 김제, 부안도 인구 감소세가 가파르고, 전북에서 제조업이 가장 강했던 군산 인구도 줄었습니다.
[김종철/전 부안독립신문 편집국장 : "부안 경제는 계속해서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지, 새만금으로 인해서 좋아진다는 지표는 저는 찾아볼 수 없었거든요. 그렇다면 새만금이 정말로 부안군에 도움이 되는 사업인가는 다른 이야기죠."]
2050년 완공 이후 새만금 계획 인구는 27만 명.
지금 당장 사람은 줄어들고 원래 있는 땅은 비어가고 있는데, 30년 뒤를 바라보며 새로 땅을 만들어 사람들을 불러들이겠다는 새만금 사업.
착공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 8명 모두 전북 관련 공약과 정책 제일 앞에 새만금을 내세웠고, 전북 도지사들은 모두 지역발전 핵심 전략으로 새만금을 앞세워 국가 예산을 확보했습니다.
그렇게 보낸 30년 동안 전북 인구는 전국에서 제일 크게 줄었고 전북 경제는 다른 지역보다 더 쪼그라들었습니다.
새만금은 미래의 땅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30년 동안에도 전북의 희망이 새만금뿐이라면 새만금이 완공되기 전 전북은 사라져버릴지도 모릅니다.
KBS 뉴스 김종환입니다.
촬영기자:이주노/그래픽:김종훈·박유정
김종환 기자 (k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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