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이창양 산업장관 “K-원전, 오랜 끈 美소송 이겨 큰 보람”

김형욱 2023. 9. 1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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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임기 마지막 날인 19일 국 법원에서 진행 중이던 한국형 원전 수출 관련 소송에서 이긴 데 대해 큰 보람을 느낀다는 소감을 전했다.

북미 원전기업인 웨스팅하우스(WH)는 지난해 10월 미국 정부의 승인 없는 한국형 원전의 수출을 막아달라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걸었는데, 미 법원이 18일(현지시간) 미 정부가 아닌 민간기업 WH는 소송을 제기할 자격 자체가 없다며 이를 각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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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3개월여 임기 마치고 19일 이임식
"체코·폴란드 수출 전선 우위 가질 것"
에너지 요금·美 IRA 등 임기 중 소회도
카이스트 교수로 복귀…"페이스북 열 것"
후임 방문규 장관 후보자 20일 취임식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임기 마지막 날인 19일 국 법원에서 진행 중이던 한국형 원전 수출 관련 소송에서 이긴 데 대해 큰 보람을 느낀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번 이임식 때 선물을 많이 받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장관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5월 초대 산업부 장관으로 취임해 1년3개월여의 임기를 마치고 이날 퇴임했다.

왼쪽부터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표트르 보즈니 제팍(ZE PAK) 사장,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야체크 사신 폴란드 부총리 겸 국유재산부 장관, 지그문트 솔로쉬 제팍 회장, 보이치에흐 동브로프스키 폴란드전력공사(PGE) 사장이 지난해 10월31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폴란드 퐁트누프 지역 민간 원자력발전소 개발계획 수립 협력의향서(LOI) 및 양해각서(MOU)를 맺은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한수원)
때마침 같은 날 미국 법원에서 낭보가 전해졌다. 북미 원전기업인 웨스팅하우스(WH)는 지난해 10월 미국 정부의 승인 없는 한국형 원전의 수출을 막아달라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걸었는데, 미 법원이 18일(현지시간) 미 정부가 아닌 민간기업 WH는 소송을 제기할 자격 자체가 없다며 이를 각하한 것이다. WH는 1970년대 한국형 원전 개발 초기 원천기술을 제공한 걸 빌미로 한국이 해외 원전 수주전에 나서 WH와 경쟁할 때마다 한국형 원전의 원천기술에 대한 지적재산권(IP)이 자신에 있다며 발목을 잡고 있다. 우리는 초기와 달리 WH와 별개의 독자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며 이에 반발하고 있으나 아직 명쾌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장관은 이임식에서 이를 언급하며 “오래 끌어온 소송인데 보람을 느낀다”며 “체코·폴란드 수출 전선에서 상당히 우위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추진하기 시작한 폴란드 민간 원전사업과 내년 중 사업자가 확정되는 체코 원전사업의 성공을 기원하기도 했다. 이 장관은 “지난해 취임하자마자 처음 간 출장이 체코·폴란드”라며 “그때 직원들이 고생한 결과 현재 폴란드 수출이 진행되고 있고 체코에서도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3번째)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의 임기 내내 산업부는 물론 우리 경제 전체를 어렵게 한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정권 교체 과정에서의 전 정부 인상 확정분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임기 중 전기요금이 약 40% 올랐고, 그럼에도 국내 전력 수급을 도맡은 공기업 한국전력공사(한전)의 누적 적자가 45조원을 웃돌기도 했다.

이 장관은 “현안 중 현안이었던 에너지 요금은 정책적 이해가 엇갈리고 많은 국민의 이해관계가 있는 만큼 정도를 가는 게 맞는다고 봤고 그 결과 요금을 40%가량 올렸다”며 “한전이 아직 적자에서 못 벗어났지만 만약 요금을 올리지 않았다면 기업 존속 자체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2~3개월 전력 당국을 긴장케 한 올여름 사상 최대 전력수요를 안정적으로 관리한 데 대한 감사의 의미로 이날 전력수급을 맡은 공공기관 전력거래소 전남 나주 본사에 커피차를 보내기도 했다.

그의 임기 중 미·중 무역갈등과 그에 따른 공급망 위기도 심화했다. 특히 그의 취임 초기 미국 정부가 반도체과학법(Chips Acrt)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위한 법안을 차례로 통과시키며 미·중 양쪽이 모두 중요한 한국 기업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이 장관은 “우리에게 상당히 위협적이었으나 IRA는 위기가 아닌 기회로 바뀌었고 반도체법과 수출통제도 점점 개선되는 중”이라고 자평했다.

이 장관은 퇴임 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로서 일상으로 복귀한다. 그는 이임식을 찾은 산업부 직원들에게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합류 때 닫았던 페이스북을 어제 다시 열었으니 친구 신청 많이 해달라”며 “잡다한 일상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동안 고마웠다”며 “(카이스트에 방문하면) 맛있는 커피를 내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장관의 후임인 방문규 산업부 장관 후보자는 20일 윤석열 대통령의 임명안 재가와 함께 취임할 예정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4월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첨단산업·청정에너지 파트너십 행사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김형욱 (n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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