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기내 방송·사우디 작업복…중동행 비행기에 오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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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수고하시게 될 건설 현장 요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성원과 격려를 보내드립니다."
국립항공박물관은 1970년대 초부터 시작된 우리 기업의 중동 진출을 항공 문화적 측면에서 알아보는 특별전 '중동행 비행기에 오른 사람들'을 19일 선보였다.
1984년 이라크 알 무사이브 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2년간 근무했다는 김창해 씨는 인터뷰 영상에서 "가족의 생계를 위해 중동행 비행기에 올랐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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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이제부터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수고하시게 될 건설 현장 요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성원과 격려를 보내드립니다."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 중동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기내에서는 이런 안내 방송이 나왔다.
당시 중동 특수를 타고 낯선 땅으로 향하는 사람들을 위한 따스한 인사였다.
국립항공박물관은 1970년대 초부터 시작된 우리 기업의 중동 진출을 항공 문화적 측면에서 알아보는 특별전 '중동행 비행기에 오른 사람들'을 19일 선보였다.
1970∼1980년대 중동에서는 건설 붐이 일어나면서 많은 노동력이 필요했다.
그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1973년을 전후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 진출하는 인력이 크게 늘었고, 1980년대에는 해외 진출 인력의 절반 이상이 중동 지역에서 일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시는 중동 진출 이전부터 나라 밖에서 일한 사람들을 소개하며 시작한다.
이어 1970년대 초 발생한 석유 파동 위기를 극복하고자 중동 진출에 도전한 기업과 사람들, 중동으로 가는 하늘길을 개척하는 과정 등을 보여준다.
중동에 취항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각종 문서, 중동 근로자의 여권,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서 입던 근무복, 중동 근로자를 위한 잡지 '밀물' 등 총 72건 109점이 공개된다.
전시에서는 과거 중동행 비행기에 올랐던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1984년 이라크 알 무사이브 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2년간 근무했다는 김창해 씨는 인터뷰 영상에서 "가족의 생계를 위해 중동행 비행기에 올랐다"고 회상했다.
그는 "외국 비행기를 타고 대만, 태국 방콕을 거쳐 19시간 정도 걸려 도착했었다"며 "요즘도 공항 국제선 로비에 앉아 비행기를 보면서 그때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전시품 가운데 당시 항공사에서 사용한 기내 안내방송 지침서는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1985년 대한항공 지침서에는 중동 근로자를 위한 출입국용 안내 방송 원고가 별도로 있어 그 시절 중동 파견 근로자 승객이 얼마나 많았는지 추측해볼 수 있다.
1972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객실 승무원으로 일했다는 배정미 씨는 "출국하는 비행기에서는 우울해하는 분도 있었는데,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안도의 숨을 내쉬는 걸 볼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박물관 관계자는 "1970년대 초부터 1980년대 말까지 이어진 우리 기업의 중동 진출이 항공 산업에 준 영향을 살펴보고 중동행 비행기에 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 항공 문화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2월 3일까지.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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