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시장 나온 `몸값 3조` 롯데손보… 신한·하나 각축전
하나, 자회사 실적악화 대안 부상
연말·내년 초 매각 돌입 전망
보험업계, 매각가 과대평가 지적
롯데손해보험이 다음 달부터 새 주인 찾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잠재적 인수 후보군으로 신한·하나·우리금융 등 대형 금융지주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보험권 인수합병(M&A) 시장에선 어떤 금융지주가 품을지 최대 관심사다. 롯데손보의 몸값이 최대 3조원대로 덩치가 커졌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하반기 실적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점 등이 흥행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 작업을 시작했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의 3분기 실적 집계가 끝나는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매각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의 지분 77%를 보유 중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9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금융 계열사인 롯데손보를 매물로 내놨다. 사모펀드(PEF)인 JKL파트너스는 3734억원에 인수한 이후 3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총 73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사모펀드는 통상적으로 특정 기업을 인수한 지 5년이 지난 후 투자금 회수에 나서 차익을 챙긴다. 이에 올해 말이나 내년 초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 매각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IB업계에서는 롯데그룹과 맺은 브랜드 사용 만료기간이 내년 9월로 예정돼 늦어도 상반기에는 롯데손보의 매각을 완료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본다.
시장에서는 롯데손보의 인수 후보군으로 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를 거론하고 있다. 최근 금융지주들은 영업이익 중 이자이익의 비중만 커졌다는 비판에 비이자 부문을 늘리기 위한 방안을 세우고 있다.
이번 롯데손보의 매각전에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KB금융과 '리딩금융'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신한금융은 손해보험 부문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해 신한EZ손해보험으로 사명을 변경해 손보업을 강화했음에도 불구 자본 규모가 작아 추가 인수 필요성이 제기됐다. 특히 신한금융은 상반기 순익이 KB금융보다 3700억원 뒤처졌는데 비은행 계열사 중 보험 부문 격차가 크게 벌어진 영향이 컸다. KB손해보험은 올해 반기 만에 5252억원의 순익을 실현시킨 반면 신한EZ손보는 같은 기간 13억원 당기순손실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나금융도 디지털 보험사를 표방하는 하나손해보험을 자회사를 두고 있지만, 실적 개선을 보이지 않아 고민거리다. 하나손보는 올해 상반기 212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전년 동기(211억원) 대비 실적이 악화했다. 지난해 기준 70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수렁에 빠졌다. 다만 현재 KDB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나금융이 KDB생명 매각가의 10배가 넘는 롯데손보 인수전에 참여할지는 불투명하다. KDB생명의 매각가는 2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금융도 대형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사가 없어 후보군에 거론되고 있다. 다만 우리금융은 현재 증권사를 우선적으로 인수한다는 기조다. 임종룡 우리금융회장도 지난달 "보험사 인수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 교보생명의 인수전 참전도 예상된다. 금융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하는 교보생명은 최근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지분 인수를 검토하는 등 손보사 인수에 적극적이다.
롯데손보 인수전 완주 여부에 적지 않은 인수 가격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롯데손보 매각가로 2조7000억원에서 3조원대 수준으로 본다. JKL파트너스는 이대로라면 2조원 수준의 투자수익을 챙길 수 있다. 다만 보험업계는 자산 규모 7위 수준에 불과한 롯데손보의 매각가가 과대 평가됐다고 본다.
금융당국이 하반기부터 적용하는 IFRS17 계리적 가정의 공통 가이드라인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올해 도입한 IFRS17에 따른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제기되자 이를 방지할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보험사의 미래 수익을 산출하는 데 필요한 해지율과 손해율 등 주요 계리적 가정의 공통 기준을 적용하도록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가 성장세를 보였지만 최대 3조원대의 기업가치는 너무 높게 평가됐다"며 "현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대형 금융지주사들도 이해득실이 다를 수 있는 만큼 실제 인수전에 얼마나 참여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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