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가 진행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드림아카데미’가 특별한 이유
[스포츠서울 | 원성윤기자] 하이브가 진행하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 1차 미션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의 문법을 깨는 드림아카데미만의 독창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적인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면 TV 방송에서 진행됐을 법한 내용이었지만 드림아카데미는 전세계인들이 쓰는 유튜브, 틱톡, 위버스 등 SNS 채널을 통해 오디션 장면을 공개하는 등 차별화되는 요소들은 전개 방식과 진행 규모 등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BTS)으로 대표되는 K-팝 열풍의 근원지인 하이브와 지난 40여년 간 미국 팝 시장을 호령해온 게펜 레코드의 협업 사실 만으로도 엔터 업계의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게펜 레코드는 엘튼 존, 이글스, 닐 영, 에어로스미스, 너바나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적인 가수(그룹)부터 올리비아 로드리고, 영블러드 등 글로벌 스타들의 앨범들을 잇따라 발매한 팝의 명가(名家)다.
앞서 양사는 2021년 합작사인 HxG를 설립했고 1년 동안 한국, 미국, 일본, 호주, 영국 등 세계 각국을 돌며 지역별 오디션을 진행했다. 여기에는 무려 12만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오디션 프로그램 역사상 전례가 없던 규모다.
HxG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지원자들이 몰려 지역예선 시간을 늘리거나 일정을 추가해야했다”며 “팝의 본고장인 미국은 물론 인도, 중동, 라틴 아메리카 등 팝 열기가 이제 불붙기 시작한 지역 팬들의 관심까지 불러 모으며, 오디션 시청의 재미를 더하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일반 오디션의 틀에 박힌 에피소드 공개 방식과 특정 TV 채널을 통한 프로그램 송출에서 과감히 탈피했다. 하나의 긴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형태가 아닌 미션 공개, 참가자 본인 소개, 미션 수행 등 주제별로 짧게 숏폼 형태의 콘텐츠를 구성했다.
콘텐츠 소비자들이 개인의 취향과 선호에 따라 접하는 순서와 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다소 생소한 방식이지만 이는 K-팝의 주 소비층인 MZ 세대의 콘텐츠 소비 방식을 고려했다. 프로그램 타깃 시청층이 글로벌 전역에 포진해 있는 만큼, 송출 지역 및 시간 등에 제약이 있는 방송사를 통한 중계 보다는 소셜 채널을 통해 적시적소에 콘텐츠를 공개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드림아카데미’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비롯해 위버스, 인스타그램, X(구 트위터), 틱톡, 페이스북 등의 소셜 채널을 통해 주제별 오디션 콘텐츠를 수시로 선보이고 있다.
팬들의 몰입도를 높이기위해 소셜 기반 참여와 소통도 강화했다. 위버스의 오디션 커뮤니티를 통해 응원하는 참가자에 직접 투표하고, 유튜브 채널의 개인 미션 수행 영상에 ‘좋아요’를 누르며 참가자들의 합격자 선발 과정에 직접 참여토록한 것이다. 오디션 참가자들이 팬들과 소셜채널로 직접 소통하도록 장려한 것도 주목할 포인트다.
하이브 관계자는 “최종 데뷔조가 아닌 오디션 참가자들이 직접 SNS를 운영하는 것은 과거엔 금기시됐던 일”이라며 “참가자들이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면서 팬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유대 관계를 형성하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디션 진행과정에서 불필요한 스토리 요소를 배제한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여기에는 참가자 개개인의 역량이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오디션 환경을 조성하려는 포석이 깔려있다.
실제 ‘드림아카데미’는 유명 MC가 회차를 소개하고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기존 오디션의 틀에서 벗어나 현장의 스크린 화면과 소셜 채널로 MC의 역할을 대체했다. 또 오디션 참가자 개개인의 역경 또는 휴먼 스토리를 끼워넣어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거나 참가자 간의 과도한 경쟁과 마찰, 감정적 대립에 집중하는 대신 참가자의 재능과 퍼포먼스 소화력 그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앞서 20인의 참가자들은 하이브와 게펜 레코드의 오랜 육성 노하우가 담긴 프로그램과 세계 최고 수준의 보컬-댄스 전문가들의 지도 하에 1년 가까이 사전 트레이닝을 수행했다. 그 결과 오디션 참가자들이 긴장감 속에 아마추어적 실수를 저지르고 평가자가 이를 꼬집어 혹평하는 장면은 찾기 어렵다. 당장 데뷔가 가능한 수준으로 충분한 자질을 갖춘 참가자들이 오디션에서 마음껏 자신의 기량을 뽐내고, ‘준비된 아티스트’로서 글로벌 팬덤을 형성하는데 주안점을 둔 것이다.
하이브 관계자는 “하이브가 K-팝 세계화를 모색하며 시도한 첫 프로젝트인 만큼, 글로벌 전역에 통용될 수 있는 새로운 오디션 문법을 시도할 필요가 있었다”며 “시청자들이 뛰어난 퍼포먼스를 선보인 참가자 20인의 활약에 환호하고, 쉽사리 예견할 수 없는 투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프로그램에 한층 더 몰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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