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가치株 펀드…국민연금도 돈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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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투자 성과 부진을 이유로 국내 가치주 펀드에 위탁한 자금을 거둬들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기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마저 가치주 펀드를 외면하자 "국내 공모펀드가 설 자리가 사라져 간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가치주 펀드 운용사들은 "올해 투자 성과가 부진한 이유는 테마주 투자에 눈을 돌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단기 성과 때문에 고객에게 약속한 철학과 원칙을 어길 수 없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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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투자성과 기준 미달"
테마주 강세에 가치주 부진
신영 펀드에 맡겨둔 기관 자금
연초 5541억에서 294억으로 급감
KB밸류·한국밸류도 자금 유출
美 인덱스·고배당 ETF로 이동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투자 성과 부진을 이유로 국내 가치주 펀드에 위탁한 자금을 거둬들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기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마저 가치주 펀드를 외면하자 “국내 공모펀드가 설 자리가 사라져 간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가치펀드 명가’ 신영서 돈 빼는 기관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신영자산운용에 맡긴 일임자산은 올해 초(1월 2일) 5541억원에서 지난 15일 294억원으로 94.7% 급감했다. 같은 기간 신영자산운용의 전체 운용자산(AUM)도 4조36억원에서 3조3008억원으로 7000억원 넘게 빠졌다.
기관투자가들이 최근 뭉칫돈을 빼가면서 펀드 자금이 눈에 띄게 줄었다. 보험사들이 지난달 1400억원을 회수한 데 이어 국민연금이 지난 1일 남아있던 자금 3000여억원을 모두 거둬간 것으로 확인됐다. 가치펀드의 명가인 신영자산운용은 한때 국민연금의 자금 위탁 운용 규모가 3조~4조원에 달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위탁 운용사에 대한 성과를 정기적으로 평가한 뒤 내부 기준을 지속적으로 맞추지 못하면 맡긴 자금을 회수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이 자금을 회수한 가장 큰 이유는 벤치마크(BM) 대비 성과가 부진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실제 간판 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 펀드는 올 들어 지난 18일까지 운용 수익률이 14.27%로 BM 대비 2.47%포인트 밑돌았다. 같은 기간 ‘신영 마라톤’ 펀드의 수익률도 11.76%로 BM을 약 5% 밑돌았다. 신영밸류고배당과 신영마라톤은 올 들어 각각 1137억원, 363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수수료 저렴한 ETF로 빠져나가
신영자산운용뿐 아니라 다른 가치주 펀드에서도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지난 18일까지 KB의 간판 가치주 펀드인 ‘KB밸류포커스’와 ‘KB연금가치주’ 펀드 운용자산은 각각 117억원, 67억원 순유출됐다. ‘KB가치배당40’에서도 59억원이 순유출됐다. 이외 ‘KCGI코리아1’(-284억원), ‘한국밸류10년투자’(-263억원), ‘한국투자중소밸류’(-94억원) 등 다른 운용사의 가치주 펀드에서도 올 들어 자금이 일제히 빠져나갔다.
가치주 펀드 운용사들은 “올해 투자 성과가 부진한 이유는 테마주 투자에 눈을 돌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단기 성과 때문에 고객에게 약속한 철학과 원칙을 어길 수 없다”고 항변했다. 신영자산운용 고위 관계자는 “2차전지 유망 종목을 남들보다 일찍 발굴해 투자한 후 적정 가격에 차익을 실현했다”며 “장기 시계열로 보면 가치주 투자 성과가 시장을 앞서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 회사의 가치주 펀드들은 고평가 논란이 있는 2차전지 양극재나 반도체 소부장 테마주를 담지 않고 있다.
가치주 펀드를 대체할 다양한 대안 상품이 나오고 있는 상황도 가치주 펀드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로 분석됐다. 한 증권사 대표는 “안정적인 장기 투자자들이 가치주 펀드 대신 미국 인덱스·고배당 ETF(상장지수펀드) 등에 투자하고 있다”며 “라임 사태 등으로 간접투자 상품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것도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ETF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수수료도 고객에겐 부담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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