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갈등에 위신선 또 제동···주민들 분통 [집슐랭]
기재부, GS컨소·서울시 제시한
준공까지 원가상승 반영안 보류
"정부 지원금액 더 늘어날 우려"
서부선 경전철도 심의 통과못해
위례신도시의 핵심 교통망인 위례신사선의 착공이 또 다시 밀리게 됐다. 사업시행자인 GS건설 컨소시엄과 서울시는 자잿값 급등 상황을 고려해 공사비를 준공시점에 최종 확정하기로 했는데 이에 대해 재정 당국이 제동을 건 것이다. 계획이 발표된 지 15년이 지나도록 삽조차 뜨지 못하면서 위례신도시 주민들은 허탈해하고 있다.
19일 기획재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완섭 2차관 주재로 열린 제4회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에서 서울시의 위례신사선 실시협약안에 대해 총사업비 산정 방식을 개선한 뒤 재상정해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심의위가 문제를 삼은 것은 총 사업비 산정 방식이었다. 위례신사선 준공 시점까지 총사업비가 확정되지 않는데다 총사업비에 반영하는 자잿값 상승분의 산정 기간이 길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총사업비에 물가 상승분을 반영하는 방식을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이 사업은 수익형 민간투자사업-위험분담형(BTO-rs)으로 추진되며 총 사업비의 50%를 건설보조금으로 지원한다. 이 때문에 총사업비가 달라질 경우 정부의 건설보조금도 달라지게 된다.
앞서 4월 서울시는 GS건설 컨소시엄과 실시협약을 맺었다. 당시 총 사업비는 1조 1597억 원으로, 이 중 공사비는 9232억 원이다. 다만 양 측은 '건설기간 중 물가 변동률을 현저하게 상회하거나 하회하는 공사비 등의 변동', '불가항력 사유로 총사업비가 증감되는 경우' 등에 해당하면 공사비 증액을 할 수 있도록 열어뒀다.
이에 대해 심의위는 이 경우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금액이 계속해서 변동할 수 있으며 이용자들의 사용료까지 인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계약서를 작성할 때 사업비가 정확히 나와야 하는데 서울시의 안은 준공이 끝나야 알 수 있게 돼 있다”며 “특히 서울시의 안은 사업을 제안하기 훨씬 이전인 민자적격성 조사 시점 당시부터 자잿값이 오른 것을 다 보전해 달라는 건데 이는 제안가를 뒤집은 것이어서 심의위에서 불가 판정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가락시장역(3, 8호선)~학여울역(3호선)~삼성역(2호선)~봉은사역(9호선)~청담역(7호선)~신사역(3호선)'을 잇는 총 14.8㎞의 경전철이다. 국토교통부는 2008년 위례신도시 지역의 교통불편을 해소하겠다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위례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당초 노선에 포함됐던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이 무산되며 노선이 수정되고 기존 사업주간사인 삼성물산이 철수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서울시는 2019년 7월에야 민간투자사업 제3자 제안공고를 내고 이듬해 1월 GS건설 컨소시엄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며, 지난해 8월 GS건설 컨소시엄과 가협약을 맺었다. 시는 올해 실시협약 행정예고에 이어 재정계획심의위원회에서 실시협약안도 수정가결하며 속도를 냈다.
기재부는 서울시와 GS건설 컨소시엄이 협상을 통해 새로운 안을 갖고 오는 대로 다음달 열리는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에서 다시 이를 살펴볼 계획이다. 문제는 양측이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의 안은 최초 총사업비 산정 기준 시점인 2015년 12월부터 준공 시점까지 자잿값 인상분을 모두 반영하는 내용인데 반해 기재부는 GS건설 컨소시엄의 제안 이전 시점부터의 인상분을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자잿값 인상이 과거부터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설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기재부가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를 언급하며 총사업비 반영에 대한 기준과 적용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청한 만큼, PIMAC의 중재를 통한 실시협약안이 다음 심의에서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위례신도시 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계획이 발표된 시점으로부터 15년, 입주시점으로부터 10년이 지나도록 착공 시점조차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례신도시 관계자는 “가구당 평균 1400만 원의 교통분담금을 내고 입주했음에도 정작 위례신사선을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기재부는 지난해 위례신도시 주민들을 만날 때만 하더라도 총사업비 증액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하더니 뒤늦게 말을 바꿨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가 추진하는 서부선도 이날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서부선은 새절역부터 서울대입구역을 잇는 15.6km의 경전철로, 두산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다. 기재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는 서부선에 대해서도 총사업비 확정 등을 요구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세종=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교통사고 내고 주유소 불지른 남성, 마약에 취해 있었다
- ‘택배 주소가 불일치 합니다’…추석 앞두고 ‘스미싱 문자’ 기승
- '명품 사랑' 김여정, 1000만원 디오르백 드는데 현송월은 중국산?
- '대통령 뜻으로 의심 받기 딱 좋아'…한동훈 '잡범' 발언 비판 나선 이준석
- “일본인 다 씹어버려…돌멩이로 찍어버린다”…日 여성 유튜버 봉변 무슨일?
- 덜 익힌 생선 먹었을 뿐인데 '사지 절단'…40대 여성에게 무슨 일이?
- 100세 넘은 여성 성폭행 3시간 만에 사망…달아난 범인의 충격적 정체
- '봉준호의 페르소나' 변희봉 빈소 가장 먼저 찾은 봉준호·송강호 말없이…
- 광고비 2배 늘려 전지현 앞세우고 '1등'이라더니…충격적 적자에 결국 희망퇴직 단행
- 3시간 공부하다 밥 먹고 돌아온 ‘카공족'에 재주문 요청하자 '이런 카페 처음' 버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