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단일시장이라며…" 우크라 발끈하게 한 3개 나라의 결정

김희정 기자 2023. 9. 1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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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3개국이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을 일방적으로 금지하면서 유럽연합(EU) 내에서 빈축을 사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셈 외즈데미르 독일 농무부 장관은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의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 금지 조치가 EU의 무역 정책에 위배된다며 금지 조치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프랑스와 스페인도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을 금지한 3개국이 1970년대부터 집행위가 공동 무역 정책을 감독하도록 한 EU의 핵심 규칙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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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헝가리·슬로바키아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금지,
선거 앞두고 농가 피해 의식해 EU 정책과 '별개 노선'…
우크라이나 3개국 WTO 제소 방침, 집행위는 진퇴양난
[이스탄불=AP/뉴시스] 유엔이 공개한 사진에서 유엔 관계자가 1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출발해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 해협에 정박 중인 벌크 화물선에 실려있는 곡물을 검사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전쟁 중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한 흑해곡물협정을 사실상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는 러시아 본토와 크름반도를 잇는 크름대교가 공격받아 2명이 숨진 뒤 몇 시간 만에 나왔다. 2023.07.18.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3개국이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을 일방적으로 금지하면서 유럽연합(EU) 내에서 빈축을 사고 있다. EU 정책의 과실만 취하고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보다 자국의 이익만 앞세우고 있다는 비판이다.

18일(현지시간) 셈 외즈데미르 독일 농무부 장관은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의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 금지 조치가 EU의 무역 정책에 위배된다며 금지 조치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EU)는 단합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며 "이 문제는 단순한 곡물 운송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유럽위원회는 우크라이나가 주변 EU 국가에 지나치게 많은 양의 곡물을 유입시키지 않는 데 동의하는 조건으로 밀, 옥수수 등 우크라이나산 곡물 4종에 대한 수입금지를 해제했다. 그러나 이후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3국은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의 과잉 공급으로부터 농부들을 보호하겠다며 EU 규정을 어기고 자체적인 수입 제한 조치를 취했다.

폴란드와 슬로바키아는 모두 몇 주 내 선거를 실시한다. 농부들 표를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외즈데미르 장관은 금지 조치를 해제한 EU 집행위원회의 결정은 "올바르다"며 동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와 '파트타임 연대'(part-time solidarity)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프랑스와 스페인도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을 금지한 3개국이 1970년대부터 집행위가 공동 무역 정책을 감독하도록 한 EU의 핵심 규칙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마크 페스노 프랑스 농업부 장관은 "단일시장과 공동시장 원칙에 매우 깊은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스페인의 루이스 플라나스 농무부 장관은 이 조치가 불법적이라면서 "위원회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3개국 제품에 대한 자체 무역 제한 조치로 보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회원국들 간 무역 분쟁으로 인해 EU 집행위는 곤란한 입장에 처했다. 집행위는 지금까지 이들 3개국에 대해 공식적인 법적 조치를 취할지 여부를 밝히지 않고 타협점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폴란드는 올해 초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 금지 조치를 처음 도입했고 추후 집행위가 일시적 공급 급증에 대처하기 위해 EU 전체 조치로 이를 채택하기도 했다. 익명의 외교관은 FT에 다른 EU 회원국들이 "EU 조약과 내부시장을 더 약화시키는 선례를 만들지 않도록 위원회의 대응을 매우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집행위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곡물 수입에 대한 관세를 해제한 바 있다. 또 러시아가 곡물협정에서 탈회하자 다른 EU국가의 항구로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가져오기 위해 철도 및 강 통로를 따라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수백만유로를 투자하기도 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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