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인삼의 부활 …"온라인거래소 구축해 글로벌 도약을"

정혁훈 전문기자(moneyjung@mk.co.kr) 2023. 9. 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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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대한민국 인삼콘퍼런스
주먹구구식 유통체계부터 혁신
금산을 세계 인삼수도 선포 후
첨단 도매물류시장으로 바꿔야
19일 aT센터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인삼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하완 농협홍삼 대표이사, 민승규 세종대 석좌교수, 신호식 트릿지 대표, 장승준 매일경제신문 부회장,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박범인 금산군수, 반상배 한국인삼협회 회장, 허철호 KGC인삼공사 사장, 양태진 서울대 식물생산과학부 교수. 한주형 기자

'고려인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약용 작물이자 세계 최고의 인삼이라는 것이다. 1500년의 유구한 역사도 자랑한다.

그러나 고려인삼이 처한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소비가 줄면서 10년 새 인삼과 관련한 모든 지표가 나빠졌다. 2012년엔 750g짜리 4년근 인삼의 평균 도매가격이 3만2906원이었다. 그러나 작년엔 평균 2만8972원으로 12%나 떨어졌다. 물가 오름세를 감안하면 농민들이 느끼는 가격 하락폭은 상상 이상이다.

반대로 생산원가는 올라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자 인삼 재배를 포기하는 농가도 늘어나고 있다. 재배 농가는 10년 새 2만3795가구에서 1만8236가구로 23% 줄었다. 경작지 면적은 10년 새 9% 줄어 1만4734㏊가 됐고, 연간 생산량은 15% 감소한 2만2020t이 됐다. 판매가 부진해지자 KGC인삼공사와 농협중앙회, 전국 11개 인삼농협 등 시중 인삼 가공업체들이 보유한 재고 물량만 최소 1조5000억~2조원어치가 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한국 인삼 산업이 붕괴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최고로 평가받았던 고려인삼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매일경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금산군 후원으로 19일 오후 aT센터에서 '인삼 강국 코리아'를 주제로 개최한 '대한민국 인삼콘퍼런스'에서 고려인삼 부활을 위한 10대 어젠다를 제시했다.

먼저 인삼 유통 시장을 바로잡을 것을 제안했다. 현재 도매 시장 기능을 하는 금산 인삼수삼센터를 첨단 도매물류 시장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수삼센터는 상인들이 모여 만든 위탁거래 시장으로 거래 기준과 가격이 제각각이고 무자료 거래가 성행한다. 가격 결정 과정도 불투명하고 결정된 가격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는 인삼 산업이 제대로 성장해 나갈 수 없다. 도매와 물류 기능이 집적된 첨단 시장으로의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을 세계 인삼 거래의 메카로 육성하자는 방안도 제시됐다. 인삼 종주국이 되려면 유통 시장을 잡지 않고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인삼 거래의 중심지를 지금의 홍콩에서 한국으로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프라인 시장을 새로 육성하는 게 어려운 만큼 글로벌 온라인 인삼 거래소를 한국에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기존 온라인 거래소를 뛰어넘는 메타버스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민간 디지털 플랫폼업체와 연계하는 방안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인삼이 몸의 열을 올린다는 승열 작용이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는지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프로젝트를 가동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인삼 연구력을 결집해 세계인삼연구소(가칭)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인삼은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데 오랜 기간이 필요한 만큼 장기적인 연구개발(R&D) 지원 프로그램 도입도 필수다. 특히 신품종 개발·보급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양태진 서울대 식물생산과학부 교수는 "그동안 한국에서 개발한 인삼 품종이 34개에 달함에도 실제 보급은 10%에 그칠 정도로 부진했다"며 "고려인삼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좋은 품종 개발과 보급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혁훈 농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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