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김건모·넬 리메이크한 쏠 "'귀로'같은 앨범 만들고 싶었죠"[인터뷰]

허지영 기자 2023. 9. 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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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쏠 / 사진=아메바컬쳐
[서울경제]

싱어송라이터 쏠(SOLE)이 리메이크 앨범 ‘어 러브 슈프림(A Love Supreme)’을 발매하고 5개월 만에 컴백했다. 타이틀곡은 두 곡으로, 나미의 곡 ‘가까이 하고 싶은 그대’와 김건모의 곡 ‘아름다운 이별’이다. 이 밖에도 김반장과 윈디시티의 곡 ‘러브 슈프림(Love Supreme)’, 패닉의 ‘기다리다’, 넬의 ‘마음을 잃다’ 등 5곡이 앨범에 수록됐다.

쏠은 지난 2017년 첫 싱글 ‘라이드(RIDE)’를 발매하며 데뷔한 싱어송라이터다. 몽환적인 음색으로 R&B 감성을 부드럽게 표현하는 가수다. 아메바컬처와 3년 전 전속계약을 맺은 후 지난해 정규 앨범 ‘이매진 클럽(Imagine club)’과 ‘곁에 있어줘’, ‘왜’, ‘마이셀프(MYSELF)’, ‘선물’, ‘니드 유(Need you)’ 등 숱한 곡을 발매했다. 이 과정에서 개코, 원슈타인, 성시경 등 유수의 선배 가수와도 호흡을 맞췄다. 아울러 지난 3월에는 MBC ‘놀면 뭐하니?’에서 결성된 그룹 WSG워너비 멤버로 활동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어 러브 슈프림’ 발매를 맞아 서울경제스타와 만난 쏠은 앨범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아래는 쏠과의 인터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싱어송라이터 쏠 / 사진=아메바컬쳐

Q. 리메이크 앨범을 발매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처음 아이디어를 주신 분은 아메바컬쳐 고경민 대표님이세요. 제가 커버 영상을 유튜브에 많이 올리는 걸 보고 지난해쯤 제안해 주셨죠. 사실 대표님이 이 앨범을 작업하는 동안에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의 스페셜 땡스 투에도 대표님 이름을 썼어요. 만들면서 정말 힘들 때도 많았지만, 대표님의 마지막 디렉션이었기 때문에 끝까지 해냈어요. 아마 대표님이 이 앨범을 보신다면 수고했다고 말씀해 주실 거 같아요. 저를 늘 격려해 주시는 분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제가 고생한 걸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분이거든요.

Q. ‘가까이 하고 싶은 그대’, ‘아름다운 이별’ 두 곡을 타이틀곡으로 선정하게 된 이유는요?

‘아름다운 이별’은 제가 보컬 연습을 하던 시절에 정말 많이 연습했던 곡이었어요. 당시 보컬 연습생들 사이에서도 난이도가 꽤 있는 곡으로 꼽혔죠. 보컬 학원을 다닌 친구라면 모두가 한번씩은 불러봤을 거예요. 그래서 그런지, 지금의 저에게도 어려운 곡이라는 인식이 있어요 고민이 됐지만, 대중이 알만한 유명한 곡 하나 정도는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 마지막으로 트랙리스트로 선정한 노래예요. ‘가까이 하고 싶은 그대’는 이번 앨범 밴드 연주에 참여한 베이시스트 오빠가 추천해 줬어요. 저도 마음에 쏙 들어서 선정하게 됐죠.

싱어송라이터 쏠 / 사진=아메바컬쳐

Q. 인기 많은 원곡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사실 ‘아름다운 이별’은 조금 아쉬워요. 원곡은 엄청 절절한데, 저는 아직 그런 절절한 사랑을 해 보지 않아서 그런지 그 느낌이 안 나더라고요. 다이나믹 듀오 오빠들도 ‘솔이랑 슬픈 게 안 어울린다’고 말씀하셨고요. 그래서 너무 슬픈 느낌보다는 편곡으로 드럼도 넣어보고 하면서 조금 더 가벼운 이별로 표현하고자 했어요. 이런 어려움이 있었지만 타이틀곡으로 한 이유는, 역시 대표님 영향이 커요. 이 곡이 타이틀곡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거든요.

Q. 수록곡도 직접 엄선한 건가요? 특별히 애착 가는 곡이 있다면요?

네. 주로 제가 어렸을 때 즐겨 들은 곡이에요. 넬 선배님의 ‘마음을 잃다’도 제가 정말 많이 들었던 노래고, 1번 트랙인 ‘러브 슈프림’, 패닉의 ‘기다리다’도 그랬죠. 특히 ‘러브 슈프림’에는 원곡을 만들 때 참여했던 기타 연주자와 퍼커션 분이 같이 참여해 주셨어요. 원년 멤버와 같이 리메이크 곡을 만든다는 게 신기했죠. 이 곡은 또 작업이 술술 쉽게 된 곡이에요. 밴드 친구들과 거의 놀면서 작업하다시피 즐겁게 만들었죠. 제일 좋아하는 곡이라 1번 트랙에 넣고, 앨범 타이틀명으로도 정하게 됐어요.

싱어송라이터 쏠 / 사진=아메바컬쳐

Q. 넬은 리메이크 승인을 잘 해주지 않는 밴드로 알려져 있기도 한데요. 원곡자에게 승인받는 과정이 어렵진 않았나요?

넬 선배님과는 페스티벌에서 한 번 인사만 드린 정도의 친분이에요. 사실 저도 그렇게 들었어요. 넬 선배님이 리메이크 승인을 잘 안 받아주신다고... 그런데 이번에 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게다가 넬 선배님들이 불러주셔서 감사하다고까지 전해주셨거든요. 다섯 곡 모두 원작자 분들이 승인을 잘 해주셨어요. 이 곡을 모두 승인 받았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큰 의미를 갖는 것 같아요.

Q. 본인 곡을 쓰고 부르는 게 아니다 보니 새로운 고충도 있었을 듯한데요.

맞아요. 여태까지 제 곡을 만들 때는 제가 가사를 쓰고 부르는 거니까 물 흐르듯 완성됐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녹음하면서 처음으로 ‘발음’에 대해 고민하게 됐어요. 예를 들어 ‘마음’이라는 단어 하나도 ‘맘’이라고 발음할 수 있는 거고, ‘마음-’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목소리, 창법보다도 이 가사를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에 대해 많이 고민한 것 같아요.

싱어송라이터 쏠 / 사진=아메바컬쳐

Q. 음악적으로 새로운 시도도 해봤을 것 같은데요. 또 새롭게 깨달은 게 있다면요?

완전 밴드 음악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색소폰도 있고, 드럼도 있죠. 저는 이 앨범을 하면서 아무래도 R&B 장르를 제가 정말 좋아한다고 새삼 깨달았는데요. 이 앨범에는 제가 좋아하는 장르와는 상관없이 발라드, 시티팝, 록 등 다양한 장르가 섞여 있어요. 이 트랙리스트만 봐도 많은 도전을 했다는 게 느껴져요. 또, 곡을 선정하고 만들면서 ‘나 어렸을 때 이렇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많이 들었구나’라는 깨달음도 얻었죠. 요즘에는 좋아하는 곡만 듣는데 말이죠, 하하.

Q. 함께 작업해준 동료들에게도 고마움을 크게 느낀다고요.

이 앨범을 만들 때 같이 했던 친구들, ‘소울 딜리버리’ 밴드 친구들과 따마에게 정말 고마워요. 혼자 했다면 절대 못했을 일이에요. 그래서 이번 앨범 사진 커버도 이 밴드 친구들과 함께 찍었어요. 회사에서 ‘혼자 찍어도 모자란 판에 뭘 같이 찍냐’고 반대했지만 제가 꼭 같이 찍어야 한다고 했어요. 모두와 함께 만들었다는 그 과정을 사진에 담고 싶었거든요. 이번 인터뷰에서 꼭 하고 싶은 말이었어요, 이게.

Q. 앨범 작업을 하면서 지난 3월에는 MBC ‘놀면 뭐하니?’에서 WSG워너비로도 활약했어요.

사실 그 프로그램을 통해 많이 바뀌었어요. 저는 예전에 저에게 주는 ‘목소리가 좋다’는 칭찬을 정말, 진짜, 예의상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게 보컬을 배울 때 단점을 찾는 위주의 스파르타식으로 교육을 받아서, 제 노래를 들으면서 늘 모자란 점을 찾는 습관이 있어서 그래요. 그런데 ‘놀면 뭐하니?’를 통해 ‘진짜 좋나?’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자신감을 딱 얻은 거죠. 또 음악적으로도 대중이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대중이 날 좋게 봐주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더욱 깊게 생각하게 됐어요. 시야가 넓어진 기분이에요.

Q. 백예린, 조이, 백호 등 요새 아티스트들이 리메이크 앨범을 숱하게 내고 있어요. 쏠만의 강점이 있다면요?

저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내가 그저 쉬운 선택을 한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죠. 그렇지만 어쨌든 제가 편곡하는 거고, 제가 좋아하는 트랙으로 앨범을 꾸렸기 때문에 저를 온전히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Q. 원곡자들에게 듣고 싶은 평이 있나요?

그분들은 몇십 년을 노래해왔으니 아마 곡 하나에 딱 박힌 특정한 이미지, 느낌이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제 곡을 들으시면서 ‘이게 무슨 노래지?’라고 생각할 만큼 제 곡이 새롭게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지 상관 없어요. 음, 그래도 사실 편곡을 많이 한 느낌은 아니어서 막 나쁜 의미로 새롭게 느껴지진 않을 것 같아요, 하하.

Q. 쏠의 리메이크 앨범이 어떤 앨범으로 각인되길 바라나요?

저는 리메이크 앨범 하면 딱 떠오르는 대표격이 나얼 선배님의 ‘귀로’예요. 저는 어렸을 때 ‘귀로’가 나얼 선배님의 곡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원곡이 따로 있어서 깜짝 놀란 기억이 있어요. 저도 이런 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편곡에 더 열심히 참여한 것도 있어요. 싱글이 아닌 다섯 곡으로 앨범을 낸 것도 이런 생각 덕이에요. 저는 이 앨범이 사람들에게 ‘선물’ 같은 앨범이 되길 바라요. 노래를 들으면 기분이 좋고, 설레길 바라거든요. 엄청 열심히 포장한 선물이니 많이 들어 주세요. 하하.

Q. 올해가 3개월 밖에 남지 않았는데요.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세요.

남은 3개월 동안에는 콘서트를 하고 싶은데, 못할 것 같아요, 하하. 하지만 내년 초, 중반쯤에는 꼭 하고 싶어요. 남은 3개월 동안은 다음 앨범 작업을 하며 지내지 않을까 싶어요. 정규 앨범은 내년 후반 쯤이 될 거 같긴 한데, 아직 확정된 건 아녜요. 제가 한 번도 콘셉추얼한 앨범을 내본 적이 없어서 그런 쪽으로도 구상하고 있고요. 1990~20002년대 R&B 음악으로 채워보고 싶기도 해요.

허지영 기자 he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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