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MS 등 고객사 거센 요구에 TSMC·삼성 "탄소 줄이자" 사활
TSMC, 10년 앞당기기로
삼성 탄소저감 기술개발 박차
'탄소중립'이 반도체 업계 생존전략으로 떠오르면서 삼성전자와 TSMC 등 반도체 업체들도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다방면으로 재생에너지를 조달하는 동시에 탄소 배출을 줄일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는 지난 15일 전 세계 사업장의 'RE100' 달성 목표를 기존 2050년에서 2040년으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RE100은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캠페인이다.
TSMC는 동시에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달성 목표를 기존 40%에서 60%로 높였다. TSMC는 "우리는 RE100에 가입한 최초의 반도체 회사"라며 "넷제로를 위한 재생에너지를 중요한 사업 전략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TSMC가 RE100 계획을 앞당긴 이날은 공교롭게도 삼성전자가 '신(新)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한 지 1주년이 되는 날이다. 삼성전자는 당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에 TSMC가 내놓은 새로운 구상은 삼성전자 계획보다 10년을 앞선다.
이처럼 TSMC가 계획을 앞당긴 것은 전 세계 고객사의 탄소중립 요구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큰손'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고객들이 반도체 주문 때 재생에너지 이용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30년까지 '스코프3'(공급망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 이상 줄이겠다고 발표했고, 애플도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반도체 업체들은 고객사 요구를 맞추려고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 우선 여러 방법을 사용해 기존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이를 위해 택한 방식은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구매다. 일정량의 전기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했다는 증명서인 REC를 구입하면 기업들은 그만큼 재생에너지 전환율로 인정받는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조달 비율은 31%인데, 미국·유럽·인도·중국·베트남 등 주요 해외 법인 모두 REC를 통해 재생에너지 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TSMC는 재생에너지 발전 업체에서 직접 전력을 구매하는 '전력구매계약(PPA)'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TSMC는 2020년 덴마크 풍력 기업 오스테드와 20년간 1기가와트(GW)에 육박하는 PPA를 맺었다. 단일 규모로 역대 최대다. PPA는 10~20년이란 긴 시간 동안 정해진 가격으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가장 큰 고민은 국내 사업장이다. 국내에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생산이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게다가 용인과 평택 등 국내에 반도체 팹(공장)이 잇따라 완공되면 필요한 전력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2050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약 10GW의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 정부는 액화천연가스 발전소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정 단계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기술 개발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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