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럭셔리' 로고 감춘 명품패션 뜬다

김효혜 기자(doubleh@mk.co.kr) 2023. 9. 19. 17: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리·꾸레쥬 등 新명품 인기
고급소재·클래식디자인 특징
'올드머니룩' 트렌드 확산에
매출 신장률 기존 명품의 2배
지난 6일 롯데백화점 본점에 문을 연 '배리' 매장에서 손님들이 옷을 고르고 있다. 롯데백화점

일명 '올드머니룩' 혹은 '조용한 럭셔리'로 불리는 패션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뉴 럭셔리 브랜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드머니룩이란 브랜드 로고를 크게 드러내지 않아 어떤 브랜드의 제품인지 알기는 어려우나 고급스러운 소재와 우아한 핏으로 '올드머니', 즉 대대로 부를 축적해 온 상류층이 추구하는 패션 스타일이다. 이는 신흥부자를 뜻하는 '뉴머니'와 대조되는 개념이다. 주로 블랙, 화이트, 베이지 등 채도가 낮은 색상을 중심으로 최상의 소재로 만든 클래식한 디자인이 핵심이다.

19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입점된 뉴 럭셔리 브랜드들의 매출 신장률은 2021년 110%, 2022년 130%를 기록했으며, 올 1월부터 8월까지 기준으로도 105%가량 신장했다. 이진호 롯데백화점 럭셔리디자이너팀 치프바이어는 "최근 올드머니룩으로 대표되는 패션 트렌드의 영향으로 남들이 잘 알지 못하는 뉴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고객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미, 퓨잡, 듀베티카 등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뉴 럭셔리 브랜드의 매출 신장률이 지방시, 막스마라, 엠포리오아르마니, 베르사체 등 기존 럭셔리 브랜드의 2배가 넘는다"고 덧붙였다.

이는 흔히 올드머니라 불리는 부유층이 일반 대중은 잘 모르는 자신들만의 브랜드들을 찾기 시작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과시형 소비가 줄고 브랜드 로고 중심의 화려한 명품보다는 품질에 집중하면서도 새로운 가치를 지닌 브랜드를 주목하는 이유다. 부자들은 은밀하고 조용한 방식으로 자신들에게 걸맞은 소비를 이어가려 하는 것이다. 이것이 올드머니룩이 '조용한 럭셔리'라고도 불리는 이유다. 뉴머니룩에 대한 대중의 피로감 역시 올드머니룩을 유행하게 했다.

패션업체들과 백화점은 잘 알려지지 않은 뉴 럭셔리를 찾아 수입·입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수입 및 론칭된 대표적인 뉴 럭셔리 브랜드로는 배리, 빠투, 엔오또, 꾸레쥬, 케이트 등이 꼽힌다. 배리는 샤넬이 인수한 니트웨어 전문 브랜드로 2021년 현대백화점 본점에 처음 매장을 열었다. 최근 글로벌 K팝 스타 제니가 배리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캐시미어 카디건을 입으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올 초부터 매장을 확장했다. 지난 6일에는 롯데백화점 본점, 8일에는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 매장을 열었다. LF가 수입하는 프랑스 브랜드 빠투는 LVMH가 인수한 럭셔리 브랜드로 최근 백화점 등에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5월 더현대 서울에 국내 첫 번째 단독 매장을 연 이후 지난달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매장을 잇달아 열었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은 지난 5월 프랑스 럭셔리 패션하우스 꾸레쥬와 국내 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이달 8일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꾸레쥬의 아시아 최초이자 국내 첫 단독 매장을 열었다. 이탈리아 브랜드 엔오또는 국내에는 롯데백화점 잠실점 4층에 지난 1일 1호 매장을 열었다. 코오롱FnC도 올해 말 미국 브랜드 케이트를 국내에 들여올 예정이다.

[김효혜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