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 절반 "가치株보다 성장株 … 2차전지 더 담겠다"
"향후 주식투자 비중 확대" 64%
'2차전지 거품 논란' 뜨겁지만
36%는 "성장성에 맞게 올랐다"
가장 유망한 시장은 美 압도적
베트남·인도 장기투자도 많아
국내 슈퍼리치 10명 중 6명은 올해 말이나 내년에 주식투자 비중을 늘릴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주요국 증시가 박스권 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초과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주식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슈퍼리치들은 가치주·배당주보다 주가 상승 여력이 큰 성장주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들어 기업가치(밸류에이션)가 크게 오른 전기차·2차전지(배터리) 업종 투자 매력이 가장 높다고도 봤다.
19일 매일경제가 삼성증권과 함께 자산 규모 100억원 이상 슈퍼리치 1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3.9%가 연말이나 내년에 국내외 주식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또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고액 자산가 중에서는 성장주 투자를 선호한다는 의견이 50.7%로 과반을 넘었다. 가치주·배당주 선호 의견이 각각 26.1%, 15.9%로 그 뒤를 이었다. 테마주 투자가 효율적이란 소수 의견(7.2%)도 있었다.
김성봉 삼성증권 SNI·법인전략담당 이사는 "불안했던 거시적 상황이 진정되는 분위기 속에서 신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수익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액 자산가 A씨는 "인플레이션으로 돈의 가치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당연히 시장 대비 초과 수익률을 노려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 여력이 큰 성장주에 투자하려는 이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슈퍼리치 10명 중 6명은 주식·펀드 등 금융상품 투자를 통해 "자산 증식에 성공했다"고 답했다.
코스피가 14%가량 오른 상황에서 올 한 해 세후 실질 기대수익률로 이에 부합하는 10~15%를 전망한 슈퍼리치들이 29.6%로 가장 많았다. 5~10%와 3~5%를 기대한다는 응답은 각각 16.7%였다.
향후 가장 유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투자 업종으로 슈퍼리치들은 전기차·2차전지(43.5%)를 가장 많이 꼽았다. 올해 포스코홀딩스·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밸류체인(가치사슬) 관련주 주가가 급등하며 기업가치 부담이 발생했지만 성장성에 알맞게 주가가 올랐다는 의견이 36.1%로 적지 않았다.
일선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에 따르면 슈퍼리치들은 2차전지 종목 중 포스코홀딩스·에코프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슈퍼리치들의 뭉칫돈이 2차전지 종목에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올해 급격한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기차·2차전지 외에는 반도체 투자 매력이 높다고 답한 슈퍼리치들이 26.1%로 많았다.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하반기 살아나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도 재차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반도체 업황은 국제 경기의 선행지표로 손꼽히는데, 향후 경기 침체보다는 경착륙에 따라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선이 많다는 뜻이다. 한 PB는 "2차전지를 제외한 슈퍼리치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반도체주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이수페타시스가 포착된다"며 "슈퍼리치들은 미국 증시 종목 중에서는 테슬라·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 밖에 바이오(10.1%) 경기소비재·유통(7.2%) 신재생에너지(7.2%) 업종을 유망하게 보는 시선도 있다.
연말 코스피가 현재보다 상승해 2600~2800에서 마감할 것이란 슈퍼리치 의견이 44.4%로 나타났다. 현재보다 하락한 2400~2600에 머물 것이란 의견도 34.3%로 적지 않았다. 2800 위로 오를 것이란 전망도 8.3% 나왔다.
향후 가장 유망한 투자 시장으로는 미국 증시(57.4%)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과 높은 배당성향으로 주주환원율이 높은 미국 증시의 매력도를 높게 평가했다는 분석이다. 베트남·인도 등 고성장이 기대되는 신흥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중국 시장 투자 매력도는 대부분이 낮다고 평가했다.
고액 자산가 B씨는 "2000년대 초반 빠르게 성장한 중국 증시가 급격하게 상승한 사례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며 "다소 리스크가 있을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뛰어난 수익률을 기대하고 신흥국 지수 상품을 분할 매수 중"이라고 말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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