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라운지] 한국은 줄이는데 … 은행점포 늘리는 美·日
미국과 일본 대형 은행들이 최근 기존 영업점 축소 계획을 뒤집고 오프라인 지점 운영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비용 효율화를 내세워 영업점을 폐쇄하는 국내 은행들과 대비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본 3대 은행인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현재 운영 중인 400개 영업점 가운데 250개를 2025년까지 '스토어'로 전환한다. 영업점을 줄이는 대신 유동인구가 많은 쇼핑몰 같은 대형 상업시설로 위치를 옮기고 공간을 축소하기로 한 것이다. 스토어는 미국처럼 주말(토·일요일)에도 문을 열고, 영업 마감시간은 기존 오후 3시에서 오후 9시까지로 늘릴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바현에서 스토어를 운영한 결과 이전보다 고객이 4배로 늘었고, 전체 고객 중 45%가 40대 이하"라며 "지점당 운영 비용을 평균 1억엔 절약했다"고 전했다.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UFJ은행도 점포 폐쇄 계획을 사실상 철회하기로 했다.
일본 시중은행이 점포 전략 수정에 나선 건 고금리 시대엔 소매금융 시장이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초저금리 시대에 영업점은 수신 수요가 적어 비용이 들어가는 골칫거리였지만, 고금리 시대엔 새로운 고객 접점과 수신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거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대형 은행들도 점포를 늘리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향후 2~3년 동안 매년 점포 120~130개를 신설할 계획이다. JP모건체이스 점포는 2013년 5630개에 달했지만 9년 연속 줄인 결과 작년에 4787개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소폭 증가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2026년까지 미국 4개 주에 신규 점포를 개설한다. 지난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뱅크런(대규모 인출 상태)을 지켜보면서 고객 예금을 잡아두려면 친절한 은행원이 상주하며 전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포 역할이 중요하다고 깨달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디지털뱅킹 강화와 병행하는 점도 특징이다. 입출금이나 송금처럼 간단한 업무는 스마트폰으로 해결하고, 대출이나 자산관리 같은 복잡한 업무는 점포에서 처리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반면 한국 시중은행들은 영업점을 폐쇄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국내 은행 점포(지점·출장소 합산)는 5771개로 1년 새 211개가 사라졌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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