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태양광 증가 힘입어…올여름 전력수요 피크 무사히 넘겼다

김형욱 2023. 9. 1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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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 시점 원전 비중 22.0%→23.4% 늘어,
탄소배출 없는 새 기저 전원 역할 '톡톡'
태양광 발전비중도 2.5배 늘며 기여도↑
경직성 전원 증가 속 봄·가을 과잉공급 해소 과제도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올여름 최대 전력수요(피크)가 8월 초 한때 역대 여름 최대치까지 치솟았으나 원자력발전(원전)과 태양광발전량 증가에 힘입어 수급 차질 없이 무사히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두 에너지원의 약진에 힘입어 수요 피크 시점에도 탄소 배출량이 많은 석탄·가스(LNG) 발전량을 줄이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여름 기준 역대 최대 전력수요가 발생했던 지난 8월7일 오후 5시의 에너지원별 발전량과 그 비중을 분석한 결과, 원전과 태양광 발전량 및 비중은 전년대비 많이 늘어난 반면 석탄과 가스 화력발전량은 줄었다고 19일 밝혔다.

원전은 지난해 여름 최대 전력수요(2022년 7월7일 오후 5시) 시점에서 전국 20기 가동에서 21기 가동으로 늘어나며 기저 전원(電原)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여름 피크 시점에서의 원전 발전량은 20.5GW에서 21.9GW로 1.4GW 늘었고.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2.0%에서 23.4%로 1.4%포인트 늘었다.

태양광의 역할도 컸다. 지난해만 해도 여름 피크 시점의 발전량이 1.0GW에 그쳤으나 올여름에는 2.5GW로 2.5배 늘었다. 비중 역시 1.1%에서 2.7%로 늘었다.

태양광 발전 설비는 전력 당국의 공식 집계에 잡히지 않는 자가수요도 많아서, 태양광의 실질적인 여름철 전력 수급 기여는 이보다 훨씬 크리라 추산된다. 전력 당국은 올여름 공식 전력수요 피크를 8월7일 오후 5시의 93.6GW로 보고 있지만, 실제론 같은 날 오후 3시 수요가 100.8GW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계하고 있다. 당국 입장에선 전력 계통 운영 때 약 7GW에 이르는 태양광 설비 중심의 자가발전 설비가 전력 수요를 줄이는 효과로 이어져 계통 운영 부담을 낮춰준 셈이다.

원전과 태양광의 활약 덕분에 여름 전력수요 피크 때도 탄소 배출량이 많은 석탄·가스 화력발전량은 전년대비 줄었다. 석탄은 30.8GW(비중 33.1%)에서 29.7GW(31.7%)로, 가스는 35.4GW(38.0%)에서 35.0GW(37.3%)로 각각 줄었다.

당국은 올여름 전력수요 피크에 대비해 전력계통 내 공급능력(국내 발전량)을 104.3GW로 지난해(99.7GW)보다 4.6GW 늘렸다. 에너지원별로 원전(20.5→22.2GW)과 석탄(30.3→31.0GW), 가스(38.0→40.0GW), 기타(태양광 등, 5.9→6.8GW)였다. 공급능력이 전년대비 줄어든 건 수력과 양수발전(5.0→4.3GW)뿐이다. 이는 여름 기준 역대 최대 전력수요 피크 시점에도 10.7GW의 예비력을 확보하는 안정적인 전력계통 운영으로 이어졌다.

(사진=게티이미지)
전력 당국에 과제도 남겼다. 태양광 발전설비의 급증은 여름 전력수요 피크 시점에서의 공급 증가에 기여했지만, 공급량을 조절할 수 없는 경직성 전원의 특성상 전력 수요가 급감하는 봄·가을철 전력 과잉공급 우려도 함께 낳고 있다. 특히 당국이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경직성 전원인 원전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유연성 전원인 석탄·가스화력발전을 줄이고 있어, 실시간 수급 관리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보급 정책을 수급 관리가 상대적으로 쉬운 대형 풍력발전단지 조성 위주로 전환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확대에 발맞춘 새로운 전력시장 거래 제도를 도입하는 등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호현 산업부 전력정책관은 “안정적 전력수급 관리를 위해선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예측 가능성 확보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며 “올 연말부터 제주에서 시범 운영하는 재생에너지 입찰제도의 전국 확대를 추진하고 통합관제 시스템 구축하는 등 여러 수단을 강구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각 발전원의 특성을 고려해 더 합리적 전원 믹스를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형욱 (n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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