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자'에서 '대코치'로, 김문호 동원과기대 코치를 만나다![부산야구실록]

박세종 기자 2023. 9. 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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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야구부 입부
16시즌의 활약은 감독의 믿음 덕분
동원과기대 선수 3명 프로구단 지명


한 주를 ‘코치’와 ‘선수’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야구인이 있다. 전 롯데 자이언츠 선수이자, 현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코치, 현 최강 몬스터즈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김문호 코치다. 김 코치는 2006년 2차 3라운드 전체 17번의 순번으로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아 프로야구 선수의 길을 들어섰다. 2020년 한화 이글스에서의 1년을 마지막으로 선수에서 은퇴한 김 코치는 현재 동원과학기술대학교(이하 동원과기대)의 코치로 후진 양성에 힘을 쓰고 있다. 또 2022년 방영을 시작한 화제의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의 일원으로서 매주 야구팬들을 만나고 있다.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코치이자 최강 몬스터즈의 선수로 맹활약 중인 김문호 코치. 김태훈 PD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 코치는 현역 선수라고 해도 될 만큼 훌륭한 몸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눈에 봐도 그가 얼마나 동원과기대 코치직과 최강 몬스터즈의 선수 생활에 진심인지 알 수 있을 정도다. 다시 새롭게 시작된 부산야구실록 두 번째 시즌의 첫 주인공으로 김문호 코치를 섭외한 이유는 가장 핫한 야구인 중의 한 명이면서 롯데 자이언츠, 신인 드래프트, 최강야구 등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야구인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김문호 코치와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부산야구실록]

야구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김문호 코치]

저는 고향이 제주도입니다. 그 당시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에 야구부가 있었어요. 3학년 당시 담임 선생님께서 저를 보시더니 “쟤는 야구를 해야될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 땐 제가 키가 좀 컸거든요. 키가 큰 덕분에 담임 선생님께서 저에게 야구를 권유를 해주셨고 저도 때마침 운동을 하고 싶기도 했고요. 부모님께 바로 말씀을 드렸더니 처음에는 엄청 반대를 하셨어요. 제가 누나 두 명에 막내거든요. 운동선수를 할 거라고 생각을 못하셨나봐요. 계속해서 부모님을 졸랐고 이후에 다행스럽게도 허락을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웃음) 처음에는 초등학교 때까지만 하는 걸로 협의를 봤었습니다.

김문호 코치는 덕수정보고(현 덕수고) 아마추어 시절 그야말로 전국구 스타 중 한 명이었다. 전국대회에 나서는 덕수정보고의 중심타선에는 늘 김문호라는 선수가 중심을 든든하게 잡고 있었고 타석에 나갈 때마다 팀의 기대에 부응하는 타자였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시절 그에게 ‘천재타자’라는 별명은 낯설지 않은, 오히려 익숙한 별명 중 하나였다. 그런 그가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제주도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김 코치에게 부산은 낯설 수밖에 없는 도시였을 것이다. 지명 당시 어떤 기분이었는지 김 코치에게 물었다.

[부산야구실록]

코치님은 롯데 자이언츠 입단 전까지 부산과는 인연이없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았을 당시 어떤 기분이었나요?

[김문호 코치]

솔직히 처음에는 당황했어요. 아무래도 중고등학교를 서울 쪽에서 나오다 보니 이왕이면 서울 팀에서 야구를 했으면 했거든요. 부산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고 나서 내가 지인도 없는데 잘해낼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죠. 그 당시에 강민호 형이 제주도 출신인 걸 빼면 친인척도 없고 아무것도 몰랐던 상태라서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지명 직후 제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롯데 팬분들로부터 일촌 신청이 엄청나게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롯데 팬들의 열기를 실감했죠.(웃음) ‘롯데에 가면 정말 재밌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롯데 자이언츠 선수 시절 홈런을 치고 3루 베이스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김문호 코치. 국제신문 DB


[부산야구실록]

2015년 3할 타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까지 롯데의 외야진에는 김주찬, 전준우, 손아섭 선수 등 정말 훌륭한 선수들이 많았잖아요. 그런 상황들이 부담스럽지는 않았나요?

[김문호 코치]

프로에 온 이상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거거든요. 매년 아무리 기량이 뛰어나더라도 하루아침에 뒤바뀔 수 있는게 포지션 경쟁이잖아요. 담담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제가 실력이 부족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제가 더 노력하지 않으면 저자리는 평생 내 자리가 아니라는 거를 좀 일찍 인지했어요. 입단 당시에 사실 프로무대를 조금은 쉽게 생각하지 않았나 싶어요. 그런데 막상 와보니 날고 기는 선수들이 다 모인 곳이었어요. 그런 사실을 간과했던 것들이 너무 아쉬워요,

고교 천재타자의 명성에 걸맞지않은 활약의 연속이었다. 김 코치의 데뷔 초 롯데 자이언츠의 외야진에는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가득했다. 그 중 한 자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김문호라는 선수는 ‘주전’ 보다는 ‘백업’이 어울리는 선수였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2015년 93경기에 출전에 3할6리 88안타의 성적을 거두며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2016년 시즌 초반 4할 타율에 도전하는 등 폭발적인 타격감을 선보이며 당시 롯데 타선의 중심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조원우 당시 롯데 감독 역시 꾸준하게 김 코치를 기용하며 굳건한 믿음을 보여주었다. 시즌이 갈수록 페이스가 떨어지긴 했지만 김 코치는 3할2푼5리 171안타라는 커리어하이 성적을 기록하며 조원우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시즌을 만들어냈다. 김 코치는 커리어하이 성적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을 ‘믿음’이라고 답했다.

[부산야구실록]

2016년 드디어 고교 시절의 명성을 되찾는 활약을 펼쳤습니다. 커리어하이를 기록했잖아요. 시즌 초반에는 4할 타율에도 도전하는 등 3할2푼5리의 타율에 172안타를 기록하며 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저 역시 당시 직관을 하며 시종일관 날카로운 타구를 날려내던 코치님이 아직까지 기억에 많이 남아있습니다.(웃음) 당시 비결이 무엇이었나요.

[김문호 코치]

감독님께서 믿고 기용해주셨던 게 제일 컸습니다. 솔직히 실력이 비슷비슷하다고 하면 감독님께서 계속해서 기용해주시는 그런 부분들이 선수한테는 정말 큰 활력소가 되거든요. 어느 하루의 성적이 좋지 못하면 ‘내일 시합 못나가면 어떡하지’ 같은 걱정을 할 수 밖에 없는데 그런 고민을 덜 수 있는 게 선수한테는 너무나 소중한 기회거든요. 초반에 좋은 타격감으로 안타를 많이 쳤던 것도 컸겠지만 당시 기회를 계속해서 주셨던 감독님께 정말 감사하죠.

[부산야구실록]

김문호라는 선수의 가장 유명한 별명은 ‘대타자’입니다. 이 ‘대타자’라는 별명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문호 코치]

너무 감사한 별명이죠. 지금도 현역에서 열심히 활약해주고 있는 절친한 친구 정훈 선수가 지어준 과분한 별명입니다. 정훈 선수에게 너무 고맙습니다. 그래도 저한테는 과분한 별명인 것 같아요.(웃음)

[부산야구실록]

본인의 프로생활을 한 단어로 정리해볼 수 있다면 어떤 단어를 선택할 수 있을까요.

[김문호 코치]

‘파란만장’으로 선택하겠습니다. 2군에서 힘든 생활도 해보고 1군에서 짧았지만 스포츠 뉴스도 장식해보고 인터뷰도 해보고. 그런 모든 값진 경험을 해봤던 것 같습니다. 굉장히 파란만장했죠.

14시즌 동안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활약한 김문호 코치. 국제신문 DB


김 코치와 인터뷰를 나누던 본 기자는 갑자기 질문이 하나 떠올랐다. 올 시즌 초반 뜨거운 활약을 보여주던 롯데 자이언츠의 현 행보에 대해 김 코치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사실 롯데 자이언츠는 시즌 초반 성적을 냈다가 시즌 중반 추락하고, 시즌 막바지 성적을 다시 내면서 기대감을 갖게 하는 등 매년 비슷한 패턴을 보여주는 팀이기 때문이다. 14시즌을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보냈던 만큼 현 롯데 자이언츠의 상황에 대한 김 코치의 시선이 궁금했다.

[부산야구실록]

올 시즌의 롯데 자이언츠 행보,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김문호 코치]

저는 선수에서 이제는 ‘팬의 입장’으로 돌아간 거잖아요. 롯데 자이언츠의 팬으로서 ‘올해는 정말 다르겠다’싶었습니다. 연승을 하던 시즌 초반 롯데 자이언츠가 정말 대단했잖아요. 야구는 흐름이라는게 정말 중요한 스포츠거든요. 그래서 올해는 가을야구를 하겠구나 싶었는데... 그래도 저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게 있습니다. 어린 선수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잖아요. 팀의 미래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신구조화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줄 수 있는 좋은 리더가 지금도 팀에 있지만, 앞으로 더욱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인터뷰가 진행된 날은 KBO 신인 드래프트가 열리기 하루 전날이었다. 프로 구단의 지명을 꿈꾸고 있는 선수들의 지도자인 김 코치에게 관련 질문을 안 할 수가 없었다.

[부산야구실록]

오늘 인터뷰 날짜를 기준으로 내일 신인드래프트가 있습니다. 동원과기대 선수들도 지명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을 텐데요. 어떻게 바라보고 계시나요.

[김문호 코치]

제가 작년에 드래프트를 1라운드부터 끝까지 지켜봤습니다. 제가 지명됐을 당시도 안 그랬거든요.(웃음) 이게 어떻게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제가 아들이 두 명인데 물론 운동을 시킬지 안 시킬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이제 부모의 입장이 된 것 같아요. 선수들의 부모님께서 가장 절실하시겠지만 저 또한 마찬가지로 ‘코치 김문호’로서의 평가를 받는 자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굉장히 간절합니다. 제자들이 꼭 프로무대에 갔으면 좋겠어요.

창단 3년차 만에 프로 구단 지명자 3명을 배출해낸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야구부. 국제신문 DB


인터뷰 당일 김 코치는 제자들의 프로 구단 지명을 그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그런 김 코치의 간절함이 통한 걸까.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야구부 소속이자 김문호 코치의 제자인 ‘손용준(LG 트윈스 3라운드 지명)’, ‘김주훈(키움 히어로즈 5라운드 지명)’, ‘김민재(기아 타이거즈 8라운드 지명)’가 그 주인공이다.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야구부는 9월 14일에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무려 3명의 지명자를 배출해냈다. 대부분의 구단들이 고교 선수를 선호하는 흐름, 동원과학기술대학교가 창단한 지 얼마 안 된 팀임을 고려해보면 ‘3명’이라는 결과는 매우 훌륭한 성과임이 틀림없다. 아직 U-리그 왕중왕전이 끝나지 않았지만 코치 김문호의 이번 시즌은 성공적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코치 김문호의 더 많은 이야기, 선수 김문호의 ‘최강야구’ 이야기는 부산야구실록 김문호 코치 2편에서 이어진다. 더욱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위의 영상 또는 유튜브 채널 ‘비디토리’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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