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구하는 은행권, 외평기금 손대는 정부…금리 상승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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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자금 조달 수요에 정부의 세수 부족 대책이 더해지며 시장금리가 들썩이고 있다.
시장금리가 오른다는 건 기업들이 그만큼 이자를 더 얹어줘야 자금을 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은행들은 자금 쟁탈전이 벌어졌던 '레고랜드 사태' 때 고금리로 유치했던 일부 예금의 만기(1년)가 다가오고, 가계 및 기업대출 수요도 계속 늘자 '돈'을 구하기 위해 1∼2년 만기의 은행채나 양도성예금증서를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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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자금 조달 수요에 정부의 세수 부족 대책이 더해지며 시장금리가 들썩이고 있다. 시장금리가 오른다는 건 기업들이 그만큼 이자를 더 얹어줘야 자금을 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자금조달시장은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 때 돈줄이 막히는 혼란을 겪었던 터라 최근 금리 상승세를 두고 긴장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만기 1년 이내 상품이 거래되는 단기금융시장에서 19일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는 연 3.80%로 올해 1월13일(3.88%) 이후 가장 높았다. 7월6일부터 두 달여 간 3.99%를 유지하던 기업어음(CP) 91일물 금리도 조금씩 올라 이날 4.02%를 기록했다. 2월27일(4.03%) 이후 최고치다. 기업어음 금리의 경우 지난해 말 자금시장 경색 때 5%대까지 뛴 것에 견줘 아직 낮은 수준이나 ‘급전 구하기’가 점차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단기금융상품의 금리 상승은 은행들이 대거 자금 조달에 나선 영향이 크다. 은행들은 자금 쟁탈전이 벌어졌던 ‘레고랜드 사태’ 때 고금리로 유치했던 일부 예금의 만기(1년)가 다가오고, 가계 및 기업대출 수요도 계속 늘자 ‘돈’을 구하기 위해 1∼2년 만기의 은행채나 양도성예금증서를 발행하고 있다. 그러면서 투자 수요 대비 공급이 많아지고, 그나마 있는 수요는 우량채에 쏠리면서 금리가 오르는 모습이다. 은행채 1년물 금리(무보증·AAA·민평 평균)도 지난 15일 4.01%로 올해 1월 초 이후 4%대로 재진입한 상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는 약 19조5502억원이고 4분기(10∼12월)에도 월평균 약 15조원씩 만기가 도래한다. 은행채는 6∼7월 순상환을 기록했으나 지난달 순발행으로 돌아섰고, 이달 들어서도 3조8900억원 순발행됐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지난해 4분기에 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많이 높여 조달했는데, 재유치 과정에서 금리를 올리거나 이탈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비해 은행채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세수 부족 대책도 시장 불안을 키우는 모양새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59조1천억원의 세수 펑크가 예상되자 외국환평형기금의 여윳돈을 활용하기로 했다. 외평기금은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빌린 약 20조원을 조기상환할 예정인데, 원화 여윳돈은 머니마켓펀드(MMF) 등 주로 단기금융상품에 투자돼 있다. 조기상환을 위해 단기금융상품에서 투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4일 보고서에서 “외평기금 활용 시 자금조달시장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내년에 단기물로 발행되는 원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은 단기금융시장에 추가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외평기금 조기 상환은 오래 전부터 계획했기 때문에 절반 정도는 이미 (자금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추후에도 분산해서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권가는 당장 지난해와 같은 자금조달시장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으나 당분간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는 있다고 내다본다. 가계 및 기업대출 증가세와 이에 따른 은행들의 자금 수요 상황이 주된 변수다. 김상만 하나증권 채권파트장은 “은행이 추가로 자금을 더 조달해야할지는 대출 증가세에 달렸는데, 10월 초·중순까지는 증가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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