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 현실화…홈쇼핑-유료 방송 사업자 간 입장 차 '뚜렷'

임현지 기자 2023. 9. 1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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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CJ이어 현대홈쇼핑도 10월 송출 중단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10월부터 유료 방송 사업자 채널을 통해 볼 수 있는 홈쇼핑 채널이 대폭 줄어든다. 롯데홈쇼핑과 CJ온스타일에 이어 현대홈쇼핑도 유료 방송 사업자 채널에서의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전날 홈페이지와 방송을 통해 "KT스카이라이프와 프로그램 송출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10월20일부터 KT스카이라이프 전권역의 유료방송 서비스에서 라이브 방송이 송출 중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유료방송 서비스 고객 여러분께 양해말씀드리며, 현대홈쇼핑 라이브 방송은 모바일과 인터넷 Hmall을 통해 계속 시청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홈쇼핑 홈페이지

이는 현대홈쇼핑과 KT스카이라이프 간 송출 수수료 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결정이다. 해당 공지는 계약이 종료되는 KT스카이라이프가 아닌 전체 플랫폼을 대상으로 방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지난 7월 중순부터 8월말까지 KT스카이라이프에 송출 중단에 대한 고지 자막을 내보내달라는 협조 요청을 5차례 보냈으나 응답을 받지 못했다"며 "송출 중단에 대한 시청자 고지 의무를 해야 해 부득이하게 전 플랫폼을 통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KT스카이라이프 측은 "현대홈쇼핑이 사익을 위해 타 플랫폼 시청자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현대홈쇼핑은 현재까지 정부 가이드라인에 근거한 송출 수수료 대가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유료방송 플랫폼에 제시한 적이 없다"며 "방송 중단을 전 플랫폼에 본 방송으로 노출시켜 합리적 대가 산정에 따른 협상보다는 정부의 통제를 벗어나 플랫폼을 굴복시키겠다는 압박 방송을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대홈쇼핑과의 협상이 아직 유효하다고 생각한다"며 "당사는 시청자 보호와 중소기업 피해 방지를 위해 정부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며 앞으로도 협상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022년도 TV홈쇼핑 산업 현황',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 수수료 비율. ⓒ한국TV홈쇼핑협회

이 같은 홈쇼핑사와 유료 방송 사업자 간 갈등으로 시청자들은 10월부터 일부 채널에서 홈쇼핑 방송을 볼 수 없게 됐다. 앞서 롯데홈쇼핑도 딜라이브 강남 케이블티브이로 내보내던 방송을 10월1일부터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CJ온스타일도 LG헬로비전과의 협의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10월부터 방송 송출을 중단한다.

지금의 방송 송출 중단 러쉬는 홈쇼핑사 수익 대비 높은 송출 수수료가 요인으로 꼽힌다. 올 상반기 주요 홈쇼핑 업체 4개사(롯데·CJ·GS·현대)의 영업이익 총계는 전년(2115억원) 대비 40%가량 감소한 1269억원이다. 반면, 한국TV홈쇼핑협회가 공개한 7개 TV홈쇼핑 사업자가 지불한 수수료 규모는 지난해 1조9065억원으로, 이는 방송 매출액의 65.7%를 차지한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사업 환경은 악화되고 있다"며 "업계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협상이 진행되는 것은 물론 홈쇼핑사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하에 송출 중단이 결정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역시 유료 방송 사업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협상에 난항을 겪는 이유는 홈쇼핑사 쪽으로 기울어진 정보 비대칭 때문이라는 것.

유료 방송사 관계자는 "방송사업자의 매출과 가입자는 정부에서 통계와 데이터를 검증해 매년 발표하고 있으나, 홈쇼핑 사업자는 정확한 취급고와 모바일 인터넷 등 기타 매출과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한 적이 없기 때문에 합리적 협상이 불가한 것"이라며 "정부는 홈쇼핑의 정확한 매출 데이터를 검증해 매년 반복되는 송출 수수료 분쟁을 종결시켜야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대가 검증 협의체 협의 절차. ⓒ과기정통부

한편, 관련 정부 기관인 과기부는 양측의 협의를 위해 지난 3월 '홈쇼핑 방송 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수수료 적정성을 검토하고 사용 계약과 관련한 갈등 해결을 돕는 기구인 '대가 검증 협의체'를 개정한 것이 골자다.

다만, 대가 검증 협의체는 법적인 강제성이 없는 권고 사항이다. 이에 현재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홈쇼핑사 중 대가 검증 협의체를 거친 곳은 없다. 앞서 NS홈쇼핑과 LG유플러스가 업계 최초로 대가검증 협의체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이해관계자 명단을 꾸리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오는 22일 이후로 협의를 미뤄둔 상태다.

NS홈쇼핑 관계자는 "대가 검증 협의체를 위한 이해관계자를 선정하는데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해 제출 기일을 연기했다"며 "과기부가 중재하는 안에 따라 원만한 합의에 무게를 두고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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