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1위국도 고작 15년… “전기차 배터리 핵심 ‘니켈’ 고갈 우려”

인도네시아 소로와코에 있는 니켈 채굴장. /로이터 연합뉴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인 니켈의 인도네시아 매장량이 15년 치에 불과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니켈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나라다.

19일(현지시각) 자카르타포스트 등에 따르면 아리핀 타스리프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의 높은 연간 소비량을 봤을 때 인도네시아의 니켈은 15년 후 고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지 니켈 광석 매장량이 총 223억t인데, 이 중 53억t은 검증된 물량이지만 나머지 170t은 추정량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이는 광석 기준 수치이며 통상 광석에서 추출하는 니켈 금속은 1.5%에서 3% 수준에 불과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양은 훨씬 적다는 의미다.

실제로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니켈 금속 기준 인도네시아 내 매장량을 2100만t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160만t의 니켈 금속을 생산했는데, USGS의 추정대로라면 13년 뒤에는 현지 니켈이 모두 소모될 수 있다. 아리핀 장관은 이런 상황에서 니켈 탐사와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시설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현지 당국이 집중하고 있는 하류 산업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광물 정·제련 산업을 육성하겠다며 2020년부터 니켈 원광 수출을 막고 정·제련소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제련 능력은 크게 늘었지만 현지 니켈 광물만으로는 수요를 다 채우지 못해 필리핀 수입에 의지하는 실정이다.

공공정책 연구소인 디인도네시안인스티튜트(TII) 소속 푸투 루스타 아디자야 연구원은 “실제로 얼마나 많은 제련소가 필요한지 정확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과도하게 건설될 경우 과잉 채굴로 인해 니켈이 빠르게 소진되고 과잉 공급으로 가격도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