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관광지 찾아 '쫄쫄' 옛말…부산 온 외국인 “현지인처럼 즐긴다”

이유진 기자 2023. 9. 1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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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부산 맛집으로 유명해 SNS를 보고 가족과 함께 왔습니다."

부산 관광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전통적 관광지에 떼 지어 다니기보다는 블로그나 SNS로 현지 맛집 등 직접 가보고 싶은 곳을 찾아 체험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훨씬 많다"며 "여행사들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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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깃집 앞 직장인과 섞여 대기
"SNS 보고 방문" "현지 맛집 선호"
인생네컷·교복체험 MZ문화 즐기기
아이돌 모델 화장품 K뷰티 관심도

“대만에서 부산 맛집으로 유명해 SNS를 보고 가족과 함께 왔습니다.”

지난 18일 오후 7시께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뒷골목 A고깃집 앞에서 만난 대만인 관광객 앰버 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중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기계에 어렵지 않게 대기 번호를 등록했다. 인근 B쪽갈빗집 앞에도 퇴근 후 저녁을 먹으러 온 직장인 사이에 외국인 관광객이 틈틈이 끼여 줄을 섰다. A고깃집과 B쪽갈빗집은 부산시민에게도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다. 음식점이 즐비한 이 골목에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관광객이 오갔다. 그중에도 대만·일본인 관광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난 18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롯데백화점 뒷골목 A고깃집 앞에 외국인 관광객이 줄을 서 있다. 이유진 기자


이날 B쪽갈빗집에서 식사하던 시민 김모(28) 씨는 “부산 사람이 오는 맛집으로 알고 왔는데, 손님 3분의 1가량이 외국인이라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이 식당 직원은 “코로나19 전에도 외국인 손님이 있긴 했지만, 올해 들어 눈에 띄게 늘었다”며 “특히 대만인 관광객에게 ‘현지인 맛집’으로 소문 난 것 같다”고 전했다.

오사카에서 온 일본인 관광객 11명을 데리고 A고깃집을 찾은 한국인 가이드는 “부산 현지 맛집에 가고 싶어 하는 관광객이 많아 이곳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19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한국인처럼 여행하려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서면 골목 맛집 앞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길게 줄 서서 대기하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됐다. MZ세대가 즐기는 ‘인생네컷’ 찍기나 놀이동산 교복 체험도 인기다. 유명 관광지를 쫓아다니는 것에서 벗어나 한국인처럼 현지 문화를 즐기고 체험하려는 수요가 확산하는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은 틱톡 인스타그램 등 SNS로 국내 유행 콘텐츠를 접한다.

같은 날 롯데호텔부산 인근 올리브영에는 15분간 외국인 관광객 7명이 다녀갔다. 이들은 케이팝(K-POP) 아이돌 광고 사진이 붙은 진열대에서 화장품을 구경했다. 바로 옆 이삭토스트 가게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이 토스트를 맛보기 위해 줄을 섰다. 손에는 국내 한 스파 브랜드 쇼핑백이 들려 있었다.

19일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에 입점한 교복 대여소에서 대만인 관광객이 교복을 입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 제공


해운대 부산엑스더스카이 전망대에 마련된 인생네컷 부스도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빈다. 부산엑스더스카이 측은 “사진 프레임을 엑스더스카이나 아기상어 캐릭터로 꾸밀 수 있어 외국인 관광객이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 스파랜드의 ‘라면 다방’은 이용객 절반 이상이 외국인일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는다. 즉석 라면 기계로 직접 봉지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어서다. 일반 라면부터 비빔면 볶음면까지 종류가 20개 이상으로 다양하고, 10가지가 넘는 토핑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센텀 스파랜드 관계자는 “외국인 2, 3명이 각자 다른 라면을 사는 사례가 많다”며 “라면 한 그릇이라도 현지인처럼 먹는 것을 재미있어한다”고 했다.

교복을 입고 놀이공원에 가는 외국인 관광객도 는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에 입점한 교복 대여소 이용객 중 외국인 비율은 지난 5월 7%에서 이달 25%까지 3배 이상 증가했다. 테마파크 밖에도 교복 대여소가 여러 곳이 있어 실제 외국인 이용객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 관광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전통적 관광지에 떼 지어 다니기보다는 블로그나 SNS로 현지 맛집 등 직접 가보고 싶은 곳을 찾아 체험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훨씬 많다”며 “여행사들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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