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그로내거 “북한이 훔친 코인을 현금화하는 곳은 러시아 거래소”
러시아와 협력해 현금화 통로 확보
규제 강한 한국거래소 쓰진 않을 것”
블록체인은 금융의 도구로 진화 중
가상자산과 실물자산 연계 강화로
결국 99%가 블록체인화 될 것
19일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 호텔에서 매일경제와 만난 마이클 그로내거 체이널리시스 창립자 겸 대표는 “북한이 가상자산과 관련한 공격을 하는 이유는 파괴가 아닌 수익화”라면서 “북한은 돈을 벌기위해서라면 국가를 가리지 않고 공격 대상도 가상자산거래소, 탈중앙화금융 등 무엇이라도 공격한다”고 말했다.
체이널리시스는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기업이다. 전세계 70개국 이상의 정부기관, 거래소, 금융기관 등에 데이터, 소프트웨어, 리서치 등을 제공한다.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올해 북한이 훔친 가상자산은 총 3790억원으로 지난해 기록한 2조1860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다만 여전히 올해 전체 해킹 자금 중 29.7%가 북한이 훔친 자산이다. 북한의 누적 해킹 자금은 4조7700억원에 달한다.
그로내거 대표는 “최근 전세계 사법당국이 북한을 추적하고 있어 해킹의 규모는 줄어들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북한은 큰 금액을 훔치고 있고, 자금조달 경로를 우회하려고 시도하고 있어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 한국 거래소를 이용하진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 거래소는 규제가 적용되어 자금세탁방지(AML), 테러자금조달방지(CFT)가 작동하고 있기때문에 북한의 자금이 언제든 동결될 수 있다”면서 “북한이 한국거래소를 이용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한국의 가상자산시장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얘기는 아니다. 체이널리시스는 지난 2월 국가정보원 산하 국제범죄정보센터(TCIC)와 협력해 북한으로 추정되는 연계 해커 ‘큐빗’ 해킹 사례를 공개했다. 큐빗은 탈중앙화 대출 시스템이다. 해커가 북한과 연계한게 맞다면 북한은 지난해 큐빗을 해킹해 1000억원 상당을 훔친 셈이다.
대신 그는 북한과 러시아의 밀월관계가 북한의 자금세탁 루트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당연히 자신의 우방인 중국 러시아와 사이가 좋지 않은 국가를 공격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쟁 이후 글로벌 제재를 받기 시작하면서 북한과의 밀월관계가 강화됐고, 북한으로서는 현금화를 할 수 있는 좋은 창구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로내거 대표는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생각도 풀어놨다. 그는 “가상자산시장에 매우 재미있는 시간이 다가왔다”면서 “아직까지는 가상자산에서 가상자산으로만 가치 이동이 일어났지만 이제 점점 실제자산(RWA)와 가상자산사이의 가치 이동이 늘어나고 결국엔 99% 이상이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블록체인 대중화의 형태는 보다 규제중심적일것이라고 봤다. 그는 “블록체인의 발전에 따라 지금 진행되고 있는 규제의 확장은 금융에서 새로운 규범의 합의가 이뤄지고 있는 과정”이라면서 “은행들, 금융기관끼리 합의만 되면 블록체인화는 금방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단계에서는 블록체인이 대중화되어도 별 변화가 없을 수 있다. 그 뒷단이 블록체인화 될 것이라는 얘기”라고 했다.
쉽게 말해 이미 소비자들은 디지털화된 금융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블록체인을 전면 도입해도 변할 건 없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은행과 은행간, 은행과 금융기관간의 결제의 블록체인화가 이뤄지는게 블록체인 대중화라는 얘기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자산 대부분을 핸드폰에 저장할 것이냐,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 저장할 것이냐를 고민해본다면 이는 당연한 얘기”라고 덧붙였다.
그로내거 대표는 최근 미국 정부의 규제가 혼란스러운 것도 이와 비슷한 관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기관의 프로토콜을 바꾸는 문제라는 건 상당히 광범위한 문제”라면서 “지금 블록체인은 단순히 자금을 옮기는 문제가 아니라 금융의 도구가 되기 시작했다. 미국 상품거래위원회(CFTC),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재무부가 각자의 분야를 하고자 하지만 결국 다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혼란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그는 블록체인이 갖는 익명성을 체이널리시스가 위협하지 않냐는 비판에 대해선 “가상자산이 처음 나왔을때만 해도 익명성 코인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했지만, 지금와서 보면 그렇지 않았다”면서 “규제당국도 익명성 코인이 크게 성장한다면 블록체인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런 면에서 볼때 오히려 투명한 블록체인 거래 환경을 만드는게 생태계의 성장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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