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접종 시즌...세포배양 vs 유정란 어떤 백신 맞을까
가을철 독감(인플루엔자)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제약사들의 백신 영업·마케팅 불꽃경쟁이 시작됐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독감백신 시장에서 GC녹십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양강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당시 중단했던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 생산·공급을 재개하며 3년 만에 다시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비교적 편안하게 1위를 지켰던 GC녹십자의 '지씨플루' 입지를 흔드는 게 제1 목표다.
두 기업은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민간 백신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1200억원 규모, 총 1121만회분(도즈) 분량의 국가예방접종(NIP) 입찰을 지난 6월 마쳤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4가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가 독감 백신으로는 유일하게 세포 배양 방식이 적용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영업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유정란을 활용하지 않아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안전하게 접종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운다. 세포배양 백신은 동물세포를 이용해 세포를 배양하는 방식이다. 현재 대부분의 백신 제조사는 달걀에서 바이러스를 키우는 '유정란 방식'을 쓴다. 회사는 유정란으로 바이러스를 배양 증식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이가 생길 가능성이 배제되고 생산기간도 짧아 대유행 시 신속한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도 부각시키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보존제나 항생제가 들어가지 않아 백신 과민반응 우려가 적다"면서 "짧은 생산기간과 대량 생산이 가능해 독감 대유행 때 공급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0년에 '스카이셀플루'를 약 910만 도즈 생산하며 독감 백신 시장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2021년과 2022년에는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을 생산하기 위해 스카이셀플루 생산을 중단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부재 속에 GC녹십자는 2021년 1년만에 38% 증가한 2297억원의 독감 백신 매출을 올리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GC녹십자는 올해도 독감 백신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인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는 지난달부터 유정란 배양 백신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제조된 지씨플루를 출하했다. 이와 함께 GC녹십자 원액을 사용해 생산하는 한국백신 코박스플루4가PF주 제품도 6월부터 공급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자사 독감백신이 GSK, 사노피 등 글로벌 제약사와 동일하게 세계적으로 검증된 유정란 배양 백신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생산된다고 설명한다.
GC녹십자는 관계자는 "백신 제조에 쓰이는 유정란이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제조과정과 식품의약품안전처 검증을 통해 걸러진다"고 설명했다. 알레르기 원인이 되는 알부민은 1㎍/㎖ 수준의 극미량에 불과해 계란 알레르기 환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80년 이상 데이터가 축적돼 있는 만큼 안전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 세계 글로벌 제약사 대부분이 유정란 방식을 택하고 있고, 실제로 독감백신의 85%가 유정란 방식을 통해 제조되고 있으며 효과도 동일하다는 주장이다.
GC녹십자 측은 "내수와 수출 물량을 사계절 내내 생산하고 있다"면서 "남반구용은 여름, 북반구용은 겨울에 수출한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올 여름부터 독감백신을 접종하는 병·의원 관계자와 의사들을 대상으로 간담회와 설명회를 진행하며 영업·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백신은 국내에서 올 겨울까지 공급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7월부터 병의원을 대상으로 백신 기업들이 설명회를 진행하며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며 "이를 바탕으로 민간 독감백신 시장에서 하반기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기업들은 올 겨울용 백신을 생산 공급한 후, 내년 2월쯤 WHO(세계 보건 기구)에서 균주 발표를 하면 그 시기에 맞춰 그 해 하반기 백신 공급을 준비한다"고 덧붙였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성묘하고 묘지서 내려오다 참변…80대 부부 승용차 추락해 숨져
- "살려내라" 유족 울분…6살 딸 엄마 살해한 스토킹범은 담담했다
- 중2 아들이 여교사에 욕설하자...아빠가 학교서 참교육했다
- 수감 중인 아들 미성년 여자친구 성폭행한 50대…징역 5년 선고
- 20만명분 필로폰 밀수한 주부 구속...해바라기씨 봉투에 밀반입
- [기획] `관세맨` 트럼프 휘두르는 칼에 수출증가율 8.1%→1.5% `뚝`
- 여 잠룡들 조기대선 눈치싸움… 한동훈 활동 재개 가능성
- 올해가 실질적 원년...IT서비스업계, 산업현장에 AI 심는다
- "집값 떨어지면 다시 사줄게"… 강남서 환매조건까지 등장
- 이젠 `3말4초`…뉴노멀된 은행 희망퇴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