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주주환원'에 달려"

이은정 2023. 9. 1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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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운용 ‘한국투자의 힘’ 투자 세미나 개최
주주환원율 최소 33% 넘어야…추가 차별화 가능
1세대 경영 여전한 중견기업, ‘3고’ 고려해 선별 필요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핵심인 지배구조(Governance)는 디지털 시대와 맞물려 향후 3~5년간 빠른 질적 변화가 예상됩니다. 대기업보다는 지배구조와 주주환원에 상대적으로 공백이 있는 중견·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핵심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입니다. 투자 측면에서는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시대 주주환원 개선 기반이 갖춰진 기업들로 선별 접근이 필요합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9월19일 주최한 ‘한국투자의 힘’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사진=한국투자신탁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이 1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즈에서 개최한 ‘한국투자의 힘’ 세미나에 참석한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를 비롯한 연사자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주요한 약점으로, 주된 원인은 상속세”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 증시 저평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낮은 주주환원을 손꼽았다. 지난 2021년까지 10년간 한국 상장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2배로, 선진국의 52%, 신흥국의 58%, 아시아태평양의 69%에 그치고 있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기업 지배구조 측면에서 한국은 전 세계 140개국 중 100위권 밖이며, 현금배당과 자사주매입·순이익을 포함한 주주환원 수준은 45개국 중 최하위권이다. 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3부 부장은 “국내 주식시장은 과거 대주주와 일반주주에 대해 의결권과 수익배분이 비례적으로 보장돼야 한다는 대전제가 깨져 있어 심각하게 저평가돼 있다”며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기업 경쟁력뿐만 아니라 1960년대부터 자사주 매입·소각과 함께 장기적으로 주가의 차별화된 성과를 보이기 시작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특히 그는 뉴미디어 시대를 맞아 주주환원이 더 압축적이고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큰 틀에서 △행동주의 펀드와 상장사의 주주환원 증대 △MSCI 선진국 편입 △배당절차 선진화 등 정부의 금융시장 선진화 노력 △기업의 세대교체 등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사회적 변화를 창출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 지배구조 개선 초기인 현재는 기업의 변화를 이루기 위해 행동주의 펀드와 주주연대가 나서고 있는 상황으로, 김 부장은 중장기적으로 수익·자산 가치가 저평가된 기업들의 가치 제고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과거 소버린 등 헤지펀드가 국내 대기업을 공격했다면, 이제는 기관과 개인이 행동주의 성과를 이끌어내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주주 과실을 돌려받고, 이에 따라 수익·자산 가치가 풍부한 기업들의 가치가 제고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부장은 “글로별 평균을 감안하면 주주환원율이 최소 33%까지 올라와야 한다. 유럽 국가들은 50% 이상으로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우리나라 자사주 매입·소각은 점차 정착화할 전망으로 올해 70건인 자사주 소각 건수가 내년에는 100건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정부가 주도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추진 △배당 절차 선진화 △물적분할 상장 시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 주식매수청구권 보장 등 주주보호 방안과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 예정, 자사주 매입 후 소각 장려 등 주주 권익 강화를 위한 제도적 변화도 주목했다.

김 부장은 “내년부터 이전과 달리 배당액이 확정된 이후 주주가 결정되고, 주가 측면에서 1~3월 배당 모멘텀 공백이 해소되면서 ‘깜깜이 배당’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며 “한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배당 서프라이즈’를 목격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기업의 세대 교체 흐름이 부각할 중견·중소기업의 개선 여력이 크다고 봤다. 대기업은 지주사 체제 전환이 완료됐고, 경영권도 4세대까지 교체되기도 했지만 중견·중소 기업은 1세대 경영이 여전해 변화 수혜가 클 것이란 판단이다. 김 부장은 “중견·중소기업 중에서도 ‘3고’ 시대엔 순현금으로 이자 수익이 발생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를 높일 수 있고, 수익가치가 높아 연구개발(R&D)와 시설투자에 용이한 기업이 긍정적”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주주환원과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연금 투자자들에게 이러한 기준을 추구하는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은정 (lej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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