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서 잘나간다…원전주 다시 한번 관심 가져볼까?
미국 원전기업과의 소송에서 미국 법원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손을 들어주고, 정부가 원전 관련 예산을 늘리는 등 원전 관련 호재가 이어지자 원전주가 동반 강세를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차세대 원전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와 국내 원전 증설 수혜가 예상되는 한전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19일 증시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전 거래일 대비 880원(5.17%) 오른 1만7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전기술도 전 거래일 대비 3100원(4.95%) 오른 6만5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외에도 원전 감시제어시스템 사업을 영위하는 우리기술(15.93%)을 비롯해 원전 관련주로 묶인 수산인더스트리(7.49%), 일진파워(3.18%) 등도 동반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가 한수원의 원전 수출을 막기 위한 소송에 대해 '소송할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
웨스팅하우스는 지난해 10월 폴란드, 체코 등에 수출하려는 한국형 원전이 웨스팅하우스의 기술을 활용했다며 미국 정부 허가 없이 수출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형 원전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인지와 같은 핵심 쟁점에 대한 결론은 나지 않았으나, 이번 판결을 통해 한수원과 국내 원전 업체들이 한시름 덜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원전 사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원전주에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전력공사(한전)는 연내 완료될 것으로 보이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신규 원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태옥 한전 전력그리드부사장은 "국가 첨단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전과 재생에너지 등을 활용한 전력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건설 공기가 비교적 짧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설비로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신규 원전이 대체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기업투자가 마무리되는 2050년에 용인 클러스터는 10GW(기가와트) 이상의 전력 수요가 예상된다.
내년도 원전 분야 예산도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 2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과거 탈원전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원전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저리 융자지원 사업을 신설했다. 원전 수주를 지원하기 위한 예산도 9.3% 증액했고, 소형모듈원자로(SMR)기술개발사업 예산도 전년 대비 760% 늘어난 332억원으로 편성됐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내년부터 2038년까지 적용될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탈원전 정책 폐기와 원전 산업 생태계 강화 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는 NuScale와 X-Energy에 지분을 투자해 경수로형과 비경수로형 SMR의 모듈 제작을 담당할 예정"이라며 "중장기 시장 변화에 대응할 기회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신규수주도 점차 늘고 있다. 에너빌리티 부문의 상반기 신규 수주는 전년 대비 63.6% 늘어난 5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SMR, 가스터빈 등 추가 수주가 기대돼 연간 수주 목표 8조6000억원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형 원전 이외 분야에서 성장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전기술은 국내 대형 원전 수주를 통해 매출과 마진 개선을 꾀할 전망이다. 유 연구원은 "올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8.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에 중단됐던 신한울 3, 4호기 사업이 재개돼 수주잔고 개선이 이뤄졌고, 점진적인 매출 확대 흐름도 확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폴란드 등 해외 원전 수출도 기대해볼 요소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폴란드 퐁트누프 원전이 가동되는 시기는 2035년으로 추정되는데, 평균 원전 건설 기간이 10년임을 감안할 때 2025년부터 착공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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