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시대 탄소중립 공기업의 담대한 도전

송광섭 기자(opess122@mk.co.kr), 이진한 기자(mystic2j@mk.co.kr),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2023. 9. 1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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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화력 대신 무탄소 전원
친환경 전력기술 개발 앞장
원전중소기업 살리기도 힘써
해외 신재생에너지전시 지원
첨단고속도로 건설에 박차
게티이미지뱅크

주요 공기업들이 상생을 도모하는 경영 행보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수년 새 ESG 경영(환경·책임·투명경영)의 가치가 주목받기 시작한 영향이다. 특히 탄소 배출을 감축하고 에너지 소비를 효율화하는 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주요 공기업의 관련 분야 활동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국서부발전은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해 친환경 전력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계적으로 석탄화력 대신 '무탄소' 전원을 확대하고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경북 구미에 석탄화력을 대체하는 가스복합발전소를 국내 처음으로 착공한 것도 기술 개발 노력의 일환으로 꼽힌다. 경기 김포에 국내 첫 국산 가스터빈을 적용한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하기도 했다.

특히 국내 최초로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수소혼소발전 기술은 탄소중립으로 가는 첫걸음이자 청정 발전소를 구현할 미래형 발전소로 평가받고 있다. 수소혼소발전은 액화천연가스(LNG)에 수소를 혼합해 연소하는 기술로 수소의 혼합 비율이 높을수록 이산화탄소가 덜 배출된다.

이와 함께 한화임팩트와 함께 수소 비율을 50%까지 늘린 수소혼소발전 기술을 개발·실증하고 있다. 이 기술이 실제 발전 현장에 적용되면 기존 LNG발전에 비해 이산화탄소를 20%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150㎿(메가와트)급 가스터빈 1기를 수소혼소율 70% 설비로 바꾼다면 기존보다 연간 약 13t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중형 승용차 약 5만대의 1년간 배출량이다.

이러한 노력들은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우수한 성과로 이어졌다.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 23곳 중 유일하게 A등급을 받은 것이다. 특히 2021년부터는 사내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설정했다. 실제 지난 2년여간 발전소 내 안전 확보를 위해 쓴 비용만 3500억원에 이른다. 그 결과 2019년부터 현재까지 4년 넘게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일감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원전 중소기업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시작은 신한울 3·4호기다. 한수원은 지난 3월 두산에너빌리티와 2조9000억원에 달하는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원전 생태계 회복의 신호탄을 쐈다. 통상 30개월 이상 소요되는 주기기 공급 계약을 8개월 만에 전격 체결한 것이다. 주기기 계약을 시작으로 변압기·복수기·케이블·펌프 등 건설을 위한 계약이 줄을 이을 예정이다.

기업들의 해외 사업 참여 부담을 낮추고 대규모 수출 일감도 공급하는 등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해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2차측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6월에는 2600억원 규모의 루마니아 체르나보더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이에 따라 총 104개 품목, 8000억원 규모의 해외 사업 기자재를 발주할 계획이다.

협력업체들의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한수원은 지난해 9월 사내 모든 처실이 참여하는 '원전 생태계 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TF는 원전 건설, 운영, 수출, 사후관리 등 원전 생애주기별 각 분야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 큰돈을 들여 연구개발(R&D)에 투자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원전 관련 부품·장비 R&D에 소요되는 자금의 약 85%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이달 20일부터 울산 중구청 및 지역 소상공인과 함께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한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상생협력 동행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는 20여 개의 소상공인 업체가 참여해 친환경 먹거리, 생활용품, 공예품, 울산 지역 굿즈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물가 상승과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을 위해 제품 홍보 등 판로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또 임직원의 기부 물품을 활용한 '플리마켓'을 운영해 지역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기부금을 조성한다. 플리마켓 잔여 물품은 아름다운가게 등 비정부단체(NGO)에 기부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하루 1kwh(킬로와트시) 줄이기 △로컬푸드 △업사이클링 등을 체험할 수 있는 탄소중립 홍보 부스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상훈 에너지공단 이사장은 "이번 행사가 지역 소상공인이 활력을 찾는 데 도움이 되고, 소비자에게는 즐거움을 제공해 모두에게 의미 있는 행사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울산의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기회의 장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공단은 최근 신재생에너지 분야 국내 기업의 수출길을 개척하기 위해 해외 전시회 현장 지원도 나섰다. 지난 13~15일 일본 지바에서 열린 'PV EXPO'가 대표적이다. 이는 아시아 최대 규모 신재생에너지 종합전시회인 '스마트에너지 위크'의 대표적인 태양광 전시회다.

한국도로공사는 4차 산업 기술을 도입해 첨단 고속도로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실시간 도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자율비행 드론 순찰'을 도입하기로 했다. 자율비행 드론은 고속도로의 지정된 비행경로를 자동으로 순회하는 순찰 드론이다. 사고나 고장차 등 유고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기존 인력 순찰 대비 신속한 상황 파악이 가능하고 스피커를 활용한 긴급대피 안내도 가능해 고객 안전의 골든타임 확보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인공지능(AI) 분석 기술이 도입된 실시간 '포장파손 자동탐지장비'를 활용해 노면 유지·관리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해당 장비는 차량에 탑재된 영상 분석 시스템으로 주행 중 도로 파임 등 노면 상태를 탐지하고 실시간으로 전송해 안전한 도로 주행 환경을 조성한다. 현재 도로 파임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포장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장비를 고도화해 시범 운영 중이다. 내년 이후 전 지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특별취재팀 송광섭 기자 / 이진한 기자 / 류영욱 기자 / 이희조 기자 / 양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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