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외교회담 성명 온도차…中발표문에 ‘북한’ ‘미국’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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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 외교 수장이 만나 미국의 반(反)중, 반러 행보에 대응하는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다.
18일(현지 시간) 러시아 스푸트니크·타스 통신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러시아를 방문한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회담 관련 성명을 내고 "반러, 반중 유형을 포함해 미국이 국제무대에서 보이는 행보와 관련해 중러의 입장이 매우 긴밀하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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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 외교 수장이 만나 미국의 반(反)중, 반러 행보에 대응하는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다. 하지만 회담 후 공개된 각각의 발표문에서는 미묘한 입장차가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즉각적인 ‘북중러’ 연대 강화보다는 당분간 상황을 관망하면서 미국과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러시아 스푸트니크·타스 통신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러시아를 방문한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회담 관련 성명을 내고 “반러, 반중 유형을 포함해 미국이 국제무대에서 보이는 행보와 관련해 중러의 입장이 매우 긴밀하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또 “라브로프 장관이 왕 위원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결과를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도 19일 회담 소식을 공개하며 “중러 관계는 전면적인 우호 협력을 바탕으로 상호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세계의 발전을 촉진하는 중요한 책임을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이 서로 긴밀한 협력을 강조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중국 측의 발표문에서는 ‘북한’과 ‘미국’이 빠져 있는 것이다.
러시아가 미국을 직접 거론하며 비난한 것과 달리 중국은 “중러의 협력은 제3자를 겨냥하지 않으며, 제3자의 간섭을 받지 않고, 제3자에 의해 좌우되지도 않는다”고 표현했다. ‘미국’ 대신 ‘제3자’라는 표현을 썼다.
앞서 3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이 중국에 대해 전방위적 봉쇄를 자행하면서 엄중한 도전을 가져왔다”고 미국을 직접 비판한 것과 비교하면 한 참 뒤로 물러난 셈이다. 또 이번 회담이 북러 정상회담(13일) 직후 이뤄지면서 이 내용이 주요 의제가 됐을 것이 분명한데도 중국 측은 발표문에서 아예 북한을 언급하지 않고 “국제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밝혔다.
일부에서는 북러 밀착을 달가워하지 않는 중국이 미국과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메시지를 조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18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한정(韩正) 국가부주석이 미국 뉴욕에서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만나 별도 회담까지 진행했다. 왕이 위원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몰타에서 만난지 하루 만에 다시 고위급 회담이 성사된 것이다.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 성사될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또 중국이 ‘글로벌 왕따’로 평가받는 북한, 러시아와 협력을 더 강화하는 것보다는 이들을 적절하게 제어하는 ‘균형추’ 역할을 하면서 존재감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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