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런 브레이버스'가 밝힌 한국 TCG 미래
데브시스터즈 트레이딩 카드게임(TCG) '쿠키런: 브레이버스'가 국내 TCG 시장이 나아가야 할 이상향을 보여줬다. 룰링 미스와 대회 진행 지연 등 문제가 발생했지만, 이를 경험 삼아 더 나은 대회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오프라인 카드게임의 대회는 게임의 알파이자 오메가다. 덱을 연구하고 연마하며 그 노력의 과정을 증명하는 장이다. 많은 이들이 입상을 목표로 원동력을 얻는다. 지속 가능한 카드게임이 되기 위해 대회는 선택 아닌 필수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랭크 시스템과 비슷한 역할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천상계 유저의 아이템 빌드, 챔피언 운영법 등은 언제나 관심이 쏠린다. TCG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카드게임에서는 상위 입상자의 덱 리스트와 플레이 방법은 일종의 교과서다. 어떤 카드를 몇 장 썼는지, 어떻게 운영하는지 언제나 촉각을 곤두세운다.
지난 8월 개최된 '유희왕 WCS 2023' 승전 파울리 에론슨 선수의 '드래곤 링크' 덱 플레이나, 17일 개최된 '포켓몬 TCG 바르셀로나' 대회 우승자 프랜시스코 토렌조의 '연격' 덱 구성과 플레이에 시선이 집중된 것이 그 예다.
온라인 게임과 다르게 TCG는 오프라인 게임은 공간의 제약이 명확하다. 스트리밍이나 관전 시스템 등 정보에 닿을 수 있는 접근성이 높은 온라인 게임과 다르다. 누군가 방송을 하거나, 커뮤니티에 글을 쓰기 전까진 정보를 얻기 힘들다.
거리의 제약 탓에 대회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서울에서 열리는 대회에 부산, 대구 거주 유저가 방문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랭크 시스템, 혹은 온라인 대회가 있는 온라인 게임에서는 느끼기 힘든 고충이다.
그렇기에 온라인 생중계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순히 대회를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유저들에게 끊임없이 화두를 던져주면서도, 공간적 제약으로부터 오는 아쉬움을 다소 해결해줄 수 있는 장치다.
많은 TCG 대회가 부대 이벤트 등 뿐만 아니라 온라인 중계에도 많은 투자를 하는 이유다. 또한, 온라인 생중계가 아니더라도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회 영상을 업로드하는 것 역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는 추세다.
그동안 국내 TCG 대회는 참가자에 한정된 구조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 아쉬움이 많았다. 중계해도 대개 4강 이후, 혹은 결승전에 그쳤다. 대회 전체 흐름을 보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부득이하게 참가하지 못한 유저들은 대회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지 못했다.
대회 전체를 중계하는 오프라인 카드게임에 대한 목마름이 국내 TCG 유저들에게는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쿠키런 브레이버스 GS컵은 유저들의 가려운 부분을 많이 긁어줬다. 쿠키런 TCG를 즐기지 않는 타 카드게임 유저들도 이를 몹시 부러워했다.
참가자들의 모티베이션을 자극하는 알찬 상품 구성도 한몫한다. 단순히 상금이 걸린 대회라는 의미는 아니다. "대회가 열린다", "시드권을 준다"라는 의의에 한정된 형태가 아니라는 뜻이다.
만약, 300명 참가 대회에서 32강 진출자와 우승자의 차이가 단순 '명예'뿐이라면 대부분의 유저들의 모티베이션은 32강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주최측은 더 높은 자리에 올라야 한다는 동기부여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단계적인 보상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 형태가 꼭 상금일 필요는 없다. 트로피 등의 상패가 될 수 있고, '포켓몬 코리안 리그'처럼 프로모 카드나, 플레이 매트 등 서플라이가 될 수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골드 유저부터 '승리의 스킨', 챌린저 유저에게 메달과 자켓을 줬던 것처럼 말이다.
쿠키런: 브레이버스 컨설턴트이자 TCG 플레이어 카라미는 "제 1회 GS컵은 TCG 유저들의 모티베이션을 충분히 자극해 줄만한 상품과 대회 시스템을 잘 보여줬다"라며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한 명의 선수로써 즐거운 경험을 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처음 진행하는 대규모 대회이다 보니 미숙한 점이 꽤 많이 보였다"라며 "컨설턴트 이전에 플레이어로 참가한 나조차 대회 진행에 있어 불편한 점이 꽤 있었다. 이를 거울 삼아 차기 대회에 적용, 보완해야 롱런할 수 있다"라는 말을 전했다.
쿠키런: 브레이버스는 대회 전체 중계와 확실한 보상안 두 가지를 통해 국내 TCG 시장이 걸어가야할 길을 보여줬다. 국내 TCG 시장에 꽤 의미심장한 화두를 던졌다. 유저들은 보다 높은 서비스 질 속에서 명확한 목표와 함께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원하고 있다.
비록, 치명적인 룰링 미스와 대회 진행 지연 등으로 잡음이 많았던 것은 맞지만 실보다는 득이 많았던 첫 대회였음은 분명하다. 특히, 저징 관련해서는 굉장히 크리티컬한 사안이었음에도 유저들은 향후 더 발전하겠다는 이창헌 PD의 공지를 믿고 말을 아꼈다.
제 2회 GS컵 개최까지 아직 1달 이상이 남아있다. 데브시스터즈는 저징과 관련된 보다 명확한 데이터 베이스를 만들고, 전문적인 저지 선출을 위해 일종의 검정 시험을 만들 필요가 있다. 차기 대회가 쿠키런: 브레이버스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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