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보험금 타내려···'발가락 8개' 절단한 대만 수의사, 대체 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넘어져 119 구급차 치료받는 양씨. 연합뉴스

[서울경제]

대만에서 빚더미에 시달리던 수의사가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발가락 8개를 고의로 훼손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18일(현지시간)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북부 타이베이시 경찰 형사대는 지난 6월 오토바이 사고로 위장해 본인 발가락 8개를 절단한 40대 수의사 양모씨를 사기 혐의로 체포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양씨는 지난 2021년 8월16일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길거리에서 넘어지는 사고를 당한 직후 사고장소에서 20m 떨어진 인근 창고를 임대해 펜타닐 마취진통 패치제를 이용, 스스로 양쪽 발에 분쇄성 골절을 유발했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응급수술을 통해 오른쪽 발가락 5개와 왼쪽 발가락 3개 등 총 8개의 발가락을 절단했다.

당시 양씨를 치료한 의사는 "수술 중 (양씨가) 발가락을 더 많이 절단해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말했다.

양씨는 사고에 앞서 여러 차례 상해 보험에 가입해 3723만 대만달러(약 15억4000만원) 규모의 보험을 계약했다. 이에 보험사는 양씨의 의심스러운 정황을 수집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타이베이시 형사 경찰국 마약 단속센터는 특별팀을 구성해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통증을 줄이기 위해 펜타닐 마취진통 패치제를 사용했다. 이는 양씨가 수술받은 병원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진통제로 밝혀지면서 범행이 들통났다.

경찰 수사 결과 양씨는 애완동물 의료 기기 사업과 투자 실패로 8000여 대만달러(약 33억원)의 채무를 지게 되자, 이를 해결하고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