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해결해야 할 문제, 볼 핸들러

손동환 2023. 9. 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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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는 ‘볼 핸들러’다.

한 농구 코트에 함께 할 수 있는 인원은 10명. 그 중 볼을 쥐고 있는 이는 단 1명이다. 볼을 쥔 이와 같은 팀에 속한 이들은 볼 없는 움직임으로 파생 옵션을 만들어야 하고, 수비하는 5명은 볼을 가진 선수와 볼 없는 선수를 모두 막아야 한다.

볼 없는 4명의 비중이 크다고 볼 수 있지만, 볼을 갖고 있는 1명이 판단을 정확히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볼을 많이 쥐고 있는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가 중요하다. 소위 말해, ‘볼 핸들러’의 역량이 더 중요하다.

확실한 포인트가드 혹은 확실한 볼 핸들러를 보유한 팀이 KBL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 김선형(서울 SK)과 변준형(현 국군체육부대), 이정현(고양 소노) 등이 가장 대표적이다. 이들 모두 공격력과 판단력을 겸비한 선수. 이들의 장점이 팀원들과 시너지 효과를 냈기에, 소속 팀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삼성이 2022년 5월 이정현(189cm, G)을 영입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이정현은 내구성과 승부처 결정력, 2대2 전개 능력과 센스를 겸비한 선수. 삼성의 공격 흐름을 책임질 수 있는 자원으로 평가받았다.

기존 포인트가드인 김시래(178cm, G)도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자원이었다. 스피드를 이용한 속공 전개와 2대2 전개, 패스 센스를 갖춘 인물. 이정현과 함께 할 때, 파괴력을 배가할 수 있는 선수이기도 했다.

그러나 김시래와 이정현은 생각만큼 하모니를 내지 못했다. 먼저 김시래는 2018~2019시즌부터 평균 출전 시간 30분을 넘긴 적 없다.(2018~2019 : 27분 36초, 2019~2020 : 28분 33초, 2020~2021 LG : 29분 24초, 2020~2021 : 29분 15초, 2021~2022 : 27분 50초) 특히, 2022~2023시즌에는 경기당 22분 36초 밖에 나서지 못했다. 커리어 로우.

김시래가 예전 같은 에너지 레벨이나 스피드를 낼 시간이 줄었다는 뜻이다. 또, 김시래는 2021~2022(정규리그 전 경기 출전)을 제외하면, 부상을 한 번씩 입었다. 2022~2023시즌 출전 경기 수도 46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정현이 많은 부담을 짊어져야 했다. 또, 이정현 역시 이전보다 많은 시간을 소화하지 못했다. 이정현의 2022~2023 평균 출전 시간은 25분 52초. 식스맨으로 나선 2011~2012시즌(경기당 24분 31초 출전)을 제외했을 때, 최저 출전 시간이었다. 김시래처럼 이전 같은 퍼포먼스를 낼 시간이 줄었다.

1989년생인 김시래와 1987년생인 이정현은 2023~2024시즌 중 한 살 더 먹는다. 체력 관리를 철저히 한다고 해도, 두 선수의 에너지 레벨이나 활동량은 예전 같지 않을 수 있다. 두 선수로 인한 파괴력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은희석 삼성 감독은 김시래와 이정현의 대안을 2022~2023시즌부터 찾았다. 그렇지만 이호현(182cm, G)은 전주 KCC로 떠났고, 이동엽(193cm, G)은 보조 볼 핸들러에 더 적합하다. 수비와 3점슛 등 한정된 역할을 소화할 때,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낸다.

그래서 삼성은 아시아쿼터제로 아반 나바(183cm, G)를 영입했다. 나바는 준수한 볼 운반과 좋은 슈팅 능력을 지닌 자원. 김시래와 이정현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자원이기도 하다. 울산 현대모비스와 연습 경기에서도 강점을 보여줬다.

하지만 나바의 가세가 삼성의 전력을 급격히 올릴 수 없다. 그리고 나바와 기존 선수들이 합을 더 맞춰야 한다. KBL 특유의 수비 시스템에도 적응해야 한다. 삼성이 나바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면, 나바가 혼란을 겪을 수 있다. 나바가 완전한 대안일 수 없는 이유.

그런 이유로, 삼성은 한정된 시간에 정해진 볼 핸들러를 내보낼 수밖에 없다. 특히, 마지막까지 5점 내외의 접전에서는 더 그렇다. 삼성을 상대하는 구단들이 삼성의 한정된 볼 핸들러 조합을 간파한다면, 삼성은 시즌 내내 고전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삼성의 프론트 코트 라인이 엄청 위력적인 것도 아니다. 이원석(206cm, C)과 차민석(200cm, F)은 성장을 필요로 하고, 삼성 두 외국 선수(코피 콕번-이스마엘 레인)도 검증을 받아야 한다. 최승욱(193cm, F)과 신동혁(193cm, F)도 마찬가지.

자칫 볼 핸들러와 포워드 라인, 빅맨진의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삼성은 또 한 번 도약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 그래서 볼 핸들러 관련 문제도 깊이 고민해야 한다. 은희석 감독이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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