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위성정당 입에 들어간 나랏돈만 200억원 훌쩍 [視리즈]

최아름 기자 2023. 9. 19.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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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視리즈] 21대 금배지 악습의 기록
22대 총선 D-200 특별기획 3편
21대 총선 위성정당 보조금
양당 위성정당에 혈세 수백억원
위성정당 합당 후 보조금 흡수해
21대 국회 위성정당 문제 방치

# 2020년에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선거의 최대 이슈는 '위성정당'이었다.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더불어민주당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밀면서 각각 미래한국당, 더불어시민당이란 위성정당을 창당했는데, 상당한 금액의 국고보조금까지 지원받았다.

# 이들은 창당 직후 해산해 모母정당에 흡수됐지만, 위성정당이란 악령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더스쿠프의 22대 총선 기획 '21대 금배지: 악습의 기록' 세번째 편이다.

2020년 경실련은 비례용 위성정당이 참여한 21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 무효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사진=뉴시스]

무려 5개월이나 밀린 일이 있다.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위한 '선거구 획정' 문제다. 법대로라면 선거구 획정은 22대 국회의원 선거(이하 총선ㆍ2024년 4월) 1년 전인 지난 4월 이뤄졌어야 했다. 하지만 여태 감감무소식이다.

참다못한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선거구획정위원회)는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11월까진 국외 부재자 신고가 시작되고 12월에는 예비후보자등록이 이뤄져야 하는데도 여태 선거구 획정이 안 됐다"라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10월 12일까지 선거구획정 기준을 통보해달라"고 요청했다.

국회가 선거구 획정 기준을 세우는 작업을 미루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22대 총선의 '선거 방식'을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살펴보기 위해선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 시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당시 총선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진행됐다. 이 제도의 골자는 지역구에서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충분한 득표율만 확보했다면 비례대표를 얻을 수 있다는 거다. 거대 양당이 권력을 거머쥔 정치판을 바꾸고 소수정당을 육성하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었지만,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거대 양당이 더 많은 비례대표를 확보하기 위해 '위성정당'을 만들었던 거다.

2020년 2월 미래한국당(미래통합당 위성정당), 3월 더불어시민당(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이 창당했고 비례대표 의석 47석 중 대부분(36석ㆍ76.5%)을 차지했다.[※참고: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탈당하거나 더불어민주당에서 받아들이지 않은 이들이 창당한 열린민주당도 있었다. 다만 열린민주당은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외적으로 선을 그었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았다.]

그럼 위성정당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 2020년 2월 5일 창당한 미래한국당은 5월 29일 113일 만에 미래통합당과 합당했다. 같은해 3월 8일 간판을 내건 더불어시민당은 72일 만에 더불어민주당으로 흡수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같은날 창당했던 열린민주당은 681일만인 2022년 1월 18일 더불어민주당과 합당했다.

이 때문에 위성정당을 만들 수 있는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지만, 거대 양당은 아직까지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요청한 날짜인 10월 말까지 선거구 획정의 기준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22대 총선에서도 '위성정당'이 난립할 게 불보듯 뻔하다.

여기서 주목할 건 위성정당에 정치적 문제점만 깔려 있는 게 아니란 점이다. 경제적 관점에서도 짚어볼 게 많다. 매년 정당에 지급되는 수십억원 규모의 국고보조금 때문이다. 정당에 국고보조금을 지급하는 이유는 정치자금법 제3조에 나와 있다. "국가가 정당에 지급하는 '보조금'은 금전이나 유가증권의 형태가 될 수 있고 지급 목적은 정당의 보호ㆍ육성이다."

이런 국고보조금은 크게 경상보조금과 선거보조금으로 나뉜다. 경상보조금은 선거 여부와 관계없이 해당 정당에 속한 국회의원 수에 비례해 매년 분기별로 지급하는 돈이다.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던 2020년 2분기 미래한국당, 더불어시민당이 받은 경상보조금은 각각 19억3527만원, 9억8024만원이었다.

또다른 보조금인 선거보조금은 선거가 있을 때만 교섭단체 여부, 득표율 등에 비례해 지급한다. 미래한국당은 61억2344만원, 더불어시민당은 24억4937만원을 받았다. 경상보조금과 선거보조금을 모두 합친 국고보조금 액수로 따져보면 미래한국당은 80억여원, 더불어시민당은 34억여원을 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선거보전금도 있다. 미래한국당은 48억4366만원을 청구하고, 그중 97.2%인 47억576만원을 보전받았다. 40억4716만원을 청구한 더불어시민당은 96.3%인 38억9616만원을 받았다.

이처럼 정당을 육성하기 위해 국가에서 마련해준 '보조금' 대부분은 거대 양당으로 들어갔다. 미래통합당, 더불어시민당이 총선 후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에 각각 흡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남은 보조금은 모두 거대 양당으로 유입됐다.

문제는 이런 현황을 들여다보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정치자금법(제42조)에 따르면, 선거관리위원회가 제출받은 정당의 재산상황, 정치자금의 수입, 지출 내역과 첨부 서류는 3개월간 누구든지 볼 수 있다. 특히 수입과 지출 서류는 인터넷 홈페이지로 공개할 수 있다.

[자료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언뜻 투명한 법 체계로 보이지만 약점이 있다. 열람 시점에서 3개월만 지나면 정당의 회계내역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열람을 원할 경우에는 정보공개청구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박상인 서울대(행정대학원) 교수는 "정당 회계보고서의 무기한 열람은 어렵더라도 국회의원 임기에 맞춰 4년간은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기업 정기 공시처럼 시민들이 쉽게 열어볼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위성정당은 숱한 문제와 한계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거대 양당이 선거제도를 개편하지 않는다면 '위성정당'이란 괴물은 사라지지 않는다. 게다가 그 괴물에겐 국민의 혈세로 이뤄진 '보조금'이 들어간다. 거대 양당은 괴물 위성정당을 없앨 수 있을까. <다음 편에 계속>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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