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은 다르다...케인, '부진한' 맨유 향한 경계심 가득 "위험한 상대"
[포포투=한유철]
해리 케인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향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바이에른 뮌헨은 21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맨유와 맞대결을 치른다.
'별들의 전쟁' UCL이 해외축구 팬들을 찾아온다. 지난 시즌 우승팀은 프리미어리그(PL)의 맨체스터 시티였다. 엘링 홀란드를 필두로 오랜 숙원을 해결하고자 한 맨시티는 라이프치히, 레알 마드리드, 뮌헨, 인터밀란 등 만만치 않은 상대를 무너뜨리고 빅 이어를 들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또한 PL과 잉글랜드 FA컵을 제패하며 1998-99시즌 맨유 이후 잉글랜드 팀으로는 두 번째로 트레블을 달성했다.
이번 시즌에도 맨시티는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전력 이탈도 있었지만 요슈코 그바르디올, 제레미 도쿠, 마테오 코바시치, 마테우스 누네스를 영입하며 착실한 보강을 했다. 개막 후 리그 5경기에서 전승 행진을 거두며 1위에 올라 있고 조별리그에서도 라이프치히, 츠르베나 즈베즈다, 영 보이즈 등 비교적 수월한 상대와 한 조가 됐다.
이외에도 여러 팀들이 우승 후보로 평가받는다. 레알 마드리드, 파리 생제르맹(PSG), 바르셀로나 등. 뮌헨 역시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다.
뮌헨의 지난 UCL 도전은 아쉬웠다. C조에서 인터밀란, 바르셀로나, 플젠과 한 조가 돼 6전 전승을 거두며 수월하게 토너먼트에 진출, 16강에서 '강호' PSG를 물리치고 8강에 진출했지만 맨시티에 막히며 도전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유럽 정상 탈환을 목표로 하는 뮌헨. 새 시즌을 앞두고 적재적소 보강을 마쳤다. 여러 명의 선수들이 나가며 뎁스가 얇아지긴 했지만, 이탈리아 세리에 A 베스트 수비수인 김민재와 잉글랜드 최고의 골잡이인 케인을 품으며 전력을 보강했다.
케인의 영입 사가는 쉽지 않았다. '우승'에 대한 야망을 드러낸 케인은 이번 여름 본격적으로 이적을 추진했고 여러 구단과 접촉했다. 본래 맨유행이 가장 유력했지만, 다니엘 레비 회장의 완강한 태도로 인해 이적은 무산됐다.
이후 레알과 PSG,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이 그에게 접촉했다. 레알은 카림 벤제마의 대체자로 케인을 낙점했고 PSG와 뉴캐슬 역시 공격에 힘을 싣기 위해 그의 영입을 추진했다. 하지만 저마다의 이유로 협상은 무산됐다. 레알은 토트넘이 요구하는 금액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PSG와 뉴캐슬은 케인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렇게 잠잠해진 상황에서 뮌헨이 이적설에 불을 지폈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대체자를 찾지 못한 뮌헨은 케인 영입에 총력을 다했다. 다른 구단과 마찬가지로 레비 회장은 확고한 입장을 보였지만, 뮌헨은 여러 차례 금액을 높여 제안을 하며 토트넘을 압박했다. 결국 레비 회장은 뮌헨의 끈질긴 태도에 두손 두발 다 들었고 이적을 허락했다. 메디컬 테스트를 받기 직전까지 레비 회장은 케인의 잔류를 설득했지만, 이미 이적을 결정한 그의 마음을 돌릴 순 없었다.
케인을 품은 뮌헨은 현재까지 순조로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라이프치히와의 슈퍼컵 경기에선 0-3으로 완패하며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실패했지만 리그에선 4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4차전 레버쿠젠과의 맞대결에서 후반전 극적인 동점골을 내주며 아쉽게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리그 최상단에 위치해 있다.
'신입생' 케인의 활약이 눈부셨다. 슈퍼컵 경기에서 공식적인 데뷔전을 치른 케인은 베르더 브레멘과의 개막전에서 선발 데뷔전에 나섰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 케인은 토트넘 훗스퍼에 있을 때보다 더 공격에 집중한 모습으로 상대의 골문을 위협했다.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넣은 케인은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고 2라운드에서도 멀티골을 넣으며 절정의 득점 감각을 자랑했다. 3라운드에선 침묵에 그쳤지만, 레버쿠젠전에서 다시금 득점포를 가동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번엔 뮌헨 소속으로 첫 UCL 경기를 앞두고 있다. 첫 상대부터 만만치 않은 팀을 만났다. 주인공은 맨유. 에릭 텐 하흐 감독 체제에서 지난 시즌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었고 이번 시즌 UCL 무대에 복귀했다.
최근 행보는 좋지 않다. 울버햄튼 원더러스와의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지만 이후 4경기에서 1승 3패를 기록, 현재 리그 중위권에 머물러 있다. 지난 브라이튼전에서는 홈에서 경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경기력이 브라이튼에 완전히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제이든 산초와 안토니 등 내부 선수들이 구설수에 휘말린 탓에 분위기 자체도 긍정적이진 않다.
하지만 케인은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아무리 최근 부진한다고 하더라도 맨유의 명성은 변함없기 때문이다. 텐 하흐 감독은 충분한 지도력을 증명했고 크리스티안 에릭센, 마커스 래쉬포드, 카세미루,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등 수준급 선수들이 즐비해 있다. 케인은 이에 "맨유가 어려운 순간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때때로 그런 팀들이 위험할 때가 있다. 그들은 임팩트 있는 방식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케인이 경계심을 갖는 이유는 또 있다. 통산 전적에서 별로 좋지 않기 때문이다. 빅6를 상대로 했을 때 케인은 맨유전에서 가장 약한 모습을 보였다. 통산 19경기에서 5골 3어시스트. 세부 스탯은 맨체스터 시티와 똑같지만, 맨시티와는 3경기를 덜 치렀다. 경기 당 공격 포인트로 환산하면 맨유가 더 낮은 것이다. 첼시전에선 22경기 8골 2어시스트. 리버풀전 17경기 9골 2어시스트. 아스널전에선 19경기 14골 3어시스트를 올렸다.
팀 성적도 좋진 않다. 케인은 맨유와 만난 19경기에서 6승 3무 10패를 기록했다. 33%도 안되는 승률이다. 지난 시즌엔 두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득점에 실패했고 팀은 1무 1패를 올렸다. 최근 승리는 2020-21시즌 리그 4라운드에서의 맞대결이다. 이후 치러진 5경기에서 케인은 맨유를 상대로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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