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옥수수·강냉이 수확에 학생들 동원해놓고 “도둑 잡는다”며 여학생들까지 몸수색

정재우 2023. 9. 1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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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당국이 가을철을 맞이해 농작물을 수확한다는 이유로 초·고급 중학교(대한민국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동원한 가운데, 절도범을 색출하겠다며 여학생들의 몸수색까지 벌인 사실이 전해졌다.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의 옥수수 가을(수확)이 시작되면서 초·고급 중학교 학생들이 집중적으로 동원되고 있다"며 "당국이 옥수수를 훔쳐가는 행위를 단속한다며 동원을 마치고 귀가하는 학생의 몸을 샅샅이 수색해 반발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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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무위원장인 김정은(가운데). 조선중앙TV 캡처
 
북한 당국이 가을철을 맞이해 농작물을 수확한다는 이유로 초·고급 중학교(대한민국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동원한 가운데, 절도범을 색출하겠다며 여학생들의 몸수색까지 벌인 사실이 전해졌다.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의 옥수수 가을(수확)이 시작되면서 초·고급 중학교 학생들이 집중적으로 동원되고 있다”며 “당국이 옥수수를 훔쳐가는 행위를 단속한다며 동원을 마치고 귀가하는 학생의 몸을 샅샅이 수색해 반발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평안남도 주민 A씨는 17일 RFA에 “지난주 초부터 증산군에서 초·고급 중학교 학생들이 농장마다 파견돼 ‘강냉이 가을전투’에 동원됐다”며 “학생들은 오전 수업이 끝나고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작업에 투입된다”고 전했다.

A씨는 “남학생들은 주로 강냉이밭에서 수확한 강냉이 이삭을 탈곡장까지 등짐으로 나른다”며 “여학생들은 남학생들이 운반한 강냉이 이삭의 오사리(겉껍질)를 벗긴 뒤 오사리를 벗긴 강냉이를 다시 창고에 쌓는 일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냉이 운반과 오사리 벗기는 작업이 끝나면 학생들은 남녀를 막론하고 전부 강냉이 이삭을 훔쳐가지 않는지 농장 순찰대의 몸수색을 받고서야 집에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농장 순찰대는 대한민국의 경찰 파출소에 해당되는 ‘분주소’가 농장원들 중에서 선발해 조직한다. 순찰대의 평소 임무는 길거리에서 짐을 소지하고 다니는 성인에 대한 단속이나, 올해에는 가을걷이에 동원된 학생들까지 수색 대상으로 하고 있다.

순찰대의 이러한 방침은 북한 당국이 올해 ‘농업증산’을 주요 과제로 내세운데에 따른 것이다. 

당국이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지방 및 협동농장 간부들에게 당적 책임을 지우겠다고 압박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알곡량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일선 간부들이 작업에 동원된 학생들의 몸 수색까지 나섰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순찰대 수색은 학생들이 강냉이 알을 주머니에 넣지 않았는지, 허리춤에 강냉이 이삭을 숨기지 않았는지 몸을 뒤지는 방식”이라며 “일부 학생들이 ‘왜 나를 도둑으로 모냐’며 옷을 들추는 순찰대의 손을 뿌리치는 등 싸움이 이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평안북도 용천군 농민 B씨 역시 “용천군에서도 지난주 초부터 초·고급 중학교 학생들이 농장마다 파견돼 강냉이 가을에 동원됐다”며 “특히 학생들은 귀가하기 전 학급별로 줄을 서 농장 순찰대의 몸수색을 받는다. 이러한 몸수색이 매일 반복되자 순찰대와 학생들이 충돌하는 사례가 늘어나는데 여학생의 항의가 많다”고 전했다.

특히 B씨는 며칠 전 학생들과 함께 강냉이 수확에 참여했다가 수색 현장을 목격했다며 “고급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자기 몸을 뒤지려는 순찰대에게 자기가 직접 바지 주머니를 뒤집어 보이며 ‘강냉이 도둑이 아니니 내 몸에 손을 대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항의했고, 뒤에 섰던 여학생들도 목소리를 높여 몸수색이 중단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의 ‘봄철 모내기전투’는 약 40일 간 초·고급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임시 중단하고 도내 협동농장에 학생들을 파견해 숙식을 제공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그러나 가을에 있는 옥수수, 벼 수확에는 농장에서 숙식하는 방식 대신 15∼20일 가량 수업을 마치고 농장에 파견되는 ‘방과 후 노동’으로 동원 형태가 바뀌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대해 RFA는 봄철보다 가을철에 노력이 덜 필요하다는 점, 수확된 식량의 유실을 줄이려는 조치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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