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의 가라앉지 않는 분노···보이콧 계속, 9월 A매치 파행 분위기
축구협회장이 물러났고 사령탑까지 교체됐음에도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은 협회가 더 큰 폭으로 쇄신할 것을 요구하며 대표팀 소집을 계속 거부하기로 했다.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은 18일(이하 현지시간) 여성인 몬세라트 토메 신임 감독이 소집 명단을 발표하자 곧바로 공동 성명을 내고 대표팀 보이콧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이미 불참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축구협회가 우리를 명단에 포함한 점을 법적으로 따져볼 것”이라며 “축구협회가 우리를 원하지 않는 상황에 부닥치게 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스페인은 지난 7~8월 열린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우승 세리머니 중 루이스 루비알레스 전 스페인축구협회 회장이 선수 헤니페르 에르모소에 강제 키스해 커다란 논란을 일으킨 끝에 사퇴했다. 이에 당시 대표선수들을 포함한 총 81명의 스페인 여자 프로 축구선수가 대표팀 소집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5일에는 23명의 우승 멤버 중 21명을 포함한 39명의 선수가 공동 성명을 내고 보이콧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5일 성명을 낸 월드컵 우승 멤버 21명 중 15명이 이날 토메 감독이 발표한 명단에 포함됐다.
협회는 지도 방식 등을 두고 선수들의 불만이 컸던 호르헤 빌다 감독을 경질하고 토메 감독을 사상 첫 여성 사령탑으로 앉혔고, 안 나가고 버티던 루비알레스 전 회장도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선수들은 대표팀 스태프 개편과 축구협회 내 특정 부서 개편 등을 요구하며 보이콧을 이어가고 있다. 페드로 로차 회장 직무대행의 사임도 선수들의 요구사항이다.
선수들이 소집에 거부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으며 스페인 여자 대표팀의 9월 A매치 평가전 또한 파행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스페인은 22일 스웨덴, 26일 스위스를 상대로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네이션스 리그 조별리그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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