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란 억류 미국인 석방 도운 한국에 감사”
수감자 5명의 석방 맞교환하기로 합의
미, 석방 직후 이란에 대해 추가 제재 발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이란에 억류 중이던 미국인 5명이 풀려나도록 도와 준 한국 정부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미국은 이날 미국인이 석방된 직후 이란에 대해 추가 제재를 발표하는 등 대이란 압박 기조를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이란에 수감됐던 무고한 미국인 5명이 마침내 집으로 돌아온다”며 “이 결과 달성을 돕기 위해 지치지 않고 노력해 준 카타르, 오만, 스위스, 한국 정부를 포함한 국내외 파트너들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은 한국에 묶인 이란 자금을 미국이 이란에 돌려주는 대가로 수감자 5명의 석방을 맞교환하기로 합의했다.
이란에서 풀려난 미국인 수감자들은 이날 카타르 도하를 거쳐 미국으로 가게 된다. 미국에서 석방된 이란인 억류자 5명 가운데 이란에 돌아가지 않기로 한 3명을 제외한 2명도 도하에 도착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국과 이란 간 수감자 석방 협상은 양국이 미국 독자 제재로 한국에 묶여있던 이란 원유대금을 인도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이체하기로 하면서 성사됐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방영된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 60억달러(약 8조원)가 오늘 카타르로 송금됐다”며 “이에 따라 미국과 죄수 교환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도 미·이란 간 적대적 관계에는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의 역내 도발적 행위에 대해 계속해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이란 정권의 불법 구금과 관련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이란 대통령과 이란 정보부를 제재한다고 밝혔다. 또한 2007년 이란에서 실종된 로버트 레빈슨 전 연방수사국(FBI) 요원에 대해 이란 정부가 해명할 것을 촉구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미국인의 이란 여행 자제도 권고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란 핵합의(JCPOA) 복원 협상 재개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이번 미국인 수감자 석방에 대해 공화당 등에서는 억류자에게 거액의 자금을 대가로 제공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끔찍한 선례”를 만들었다며 “내 임기 중엔 단 한 번도 돈을 지불한 적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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